전체 2부 16꼭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풍성한 컬러 도판들이 감각적인 이해와 실감을 돕는다. 열여섯 가지 주제를 360쪽에 담았기에 한 주제가 차지하는 지면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글쓴이의 사유가 드러나는 가운데 자연스레 예술의 여러 면모가 드러나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1부 예술, 철학과 마주보다’는 예술 자체에 관련된 핵심적인 내용과 예술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요 영역들이 예술과 맺고 있는 관계를 다룬다. 예술의 정의, 예술과 아름다움의 관계, 예술의 기원 등을 먼저 살피고, 나아가 세계 혹은 자연, 인간성, 역사, 대중사회, 과학, 매체 등이 어떻게 예술과 직간접적으로 관계하는가를 알아본다.
‘2부 철학, 예술 사이로 걷다’는 개별 예술 장르들의 실제와 원리를 다룬다. 각 장르들이 지닌 나름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예술을 구체적으로 이해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술, 음악, 무용, 문학, 연극, 건축, 사진, 영화 여덟 가지 예술 장르가 지닌 특수한 원리들과 실제를 살핀다.
…… 1부 예술, 철학과 마주보다……
예술 개념, 움직이는 미로(조광제)
예술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들을 분석하고, 그 통념들이 현대예술 상황에서 어떻게 해체되는지를 살핀다. 이어서 예술, 예술가, 표현(과학기술) 등을 설명하면서, 원천에서부터 현대예술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개념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예술의 기원을 찾아서: 동굴벽화에서 코레이아까지(김융희)
예술의 기원을 원시제의에서 찾는다. 모방, 곧 미메시스가 예술의 기원이라는 정설인데, 미메시스 개념에서 디오니소스 제의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논리를 개진한다. 디오니소스 제의가 예술로 변모한 과정, 예술가와 감상자가 분리된 시점 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현대예술과 아름다움(이지훈)
현대예술과 아름다움의 관계를 말한다. 전통예술의 대표적인 원리인 인공미, 균제미가 현대예술에서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오늘날 예술과 미의 관계를 복잡한 미감이 공존하는 열린 관계로 정의한다.
예술과 세계: 세계의 모든 얼굴(이정우)
‘세계’라는 개념을 통해 예술, 예술 가운데서도 회화에 접근한다. 대부분의 행위가 세계 자체를 전제하고 이루어지지만, 철학과 예술은 세계 자체를 사유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착상을 얻었다.
예술사, 인간성 표출의 역사(류종렬)
예술이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분화, 발달하면서 시대마다 인간성을 드러낸다는 입장에서 예술사를 고찰한다.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를 다루는데, 특히 사회상황과 밀접하게 관련 지어 예술사를 서술하고 있다.
대중문화, 일상과 예술의 구분 지우기(박영욱)
오늘날 대중사회에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일임을 음악, 팝아트 등을 예로 제시하면서 설득력 있게 밝힌다.
예술과 매체, 뫼비우스의 띠(심혜련)
매체가 예술과 매체가 어떤 관계를 맺어왔으며, 현재 어떤 상태인지, 매체가 예술의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논의한다. 매체가 예술의 내용과 형식, 예술을 수용하는 자의 태도도 바꾼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술과 과학은 영원한 평행선인가(강태희)
미술과 과학이 세계를 표상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나왔으며,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말한다. 다 빈치의 작업을 예로 들고, 쿤의 주장에 반박하고, 굿맨의 주장들을 설명하면서 미술과 과학을 상극 또는 이분법적 관계로 보는 통념들을 차근차근 비판한다.
…… 2부 철학, 예술 사이로 걷다 ……
미술, 사물에서 길어 올리는 감각의 힘(조광제)
미술을 철학적인 차원에서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회화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회화를 어떻게 체험하는지를 다룬다.
음악은 아름다운 조화의 울림인가, 감정의 표현인가(이미경)
‘음악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음악에 감동하는가’, ‘음악은 어떻게 예술적 내용을 전달하는가’ 하는 질문들을 살피며 음악의 본질을 사유한다.
무용, 몸짓의 언어(이혜자)
몸을 중심으로 무용을 고찰한다. 몸의 무게감을 부정하려 한 고전발레와 몸의 무게감을 최대한 이용하는 현대무용을 분석하며, 나아가 몸이 공간과 맺는 관계를 사유한다.
문학과 음악적인 것(박준상)
문학이 우리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것은 문학작품에 담긴 음악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음악적인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를 그리스 비극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연극, 몸과 숨의 현존(안치운)
몸, 말〔語〕, 공간, 미디어를 단서로 연극을 사유한다. 몸은 배우, 관객, 신체/정신, 살, 감각, 표현과, 말은 의미, 허구, 문학성/연극성, 읽기/듣기와 연관된다. 공간은 시간, 현실, 환영, 재현, 조형성과, 미디어는 사물, 기호, 감각, 지각, 기술, 메시지와 연관된다.
건축은 무엇을 짓는가(정만영)
건축의 속성과 건축이 고투해야 할 대상 등 건축의 여러 측면에 대해 고찰하면서 결국 건축의 의의를 일상에 깊숙이 참여하는 것에서 찾는다.
사진, 자동생성과 재현의 논리(이경률)
사진의 메시지는 ‘저것은 무슨 의미일까?’ 하고 묻는 그림과 달리 ‘왜 찍었을까?’ 하는 최초의 생성에 있으며, 어떠한 해석과 번역도 개입할 여지가 없는, 장면 그 자체로서의 자동생성에 있다고 말한다.
영화, 대중성을 넘어선 사유의 충격(박성수)
영화를 대중의 소일거리로 취급하는 부정적 시선과 영화의 효과를 철학적인 깊이를 가진 것으로 보는 긍정적 시선 모두를 철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보며, 영화에 대한 이 두 가지 시선을 논의의 틀로 삼아 영화에 대한 철학적 견해를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