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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짐승

죽어가는 짐승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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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1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94g | 128*188*20mm
ISBN13 9788954637947
ISBN10 8954637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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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위대한 장난은 다른 사람에 관해 뭔가 알기 전에 친밀해지기부터 한다는 거야. 첫 순간에 모든 걸 이해하는 거지. 처음에는 서로의 거죽에 이끌리지만 동시에 직관적으로 전체를 다 파악해. 서로 끌리는 건 등가일 필요가 없어. 이 아이는 이것에 끌리고 상대는 다른 것에 끌려도 돼. 거죽이고, 호기심이지만, 그러다가, 쾅, 전체가 되는 거야. --- p.27

꼭 필요한 매혹은 섹스뿐이야. 섹스를 제하고도 남자가 여자를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까? 섹스라는 용건이 없다면 어떤 사람이 어떤 다른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 용건 없이 누구에게 그렇게 매혹될까? 불가능하지. --- p.28

현혹되어 있을 때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고 그냥 마음 편히 그 현혹을 즐기는 게 도움이 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즐거움이 없었어. 나는 오로지 생각만 했어?생각하고, 걱정하고, 그래, 괴로워했어. 네 쾌락에 집중해라, 나는 그렇게 자신을 타일렀어. 쾌락이 아니라면 왜 내가 지금처럼 사는 쪽, 나의 독립을 가능한 한 속박하지 않는 쪽을 택하겠어? --- p.36

아무리 많이 알고, 아무리 많이 생각하고, 아무리 음모를 꾸미고 공모하고 계획을 세운다 해도 그게 섹스를 능가할 수는 없어. 섹스는 아주 위험한 게임이야. 씹을 하려고 나대지만 않는다면 남자는 지금 가진 문제의 삼분의 이는 덜어버릴 수 있을 거야. --- p.47

노년이란 걸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말이야. 곧 마주치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걸 피할 도리가 없어. 영원히 자신을 둘러싸게 될 정적을. 그것만 빼면 모두 똑같아. 그것만 빼면 살아 있는 한 불멸이야. --- p.51

충족과 소유의 느낌은 어디로 갔을까? 아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가지지 못하는 걸까?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어. 그 안에는 평화가 없고 있을 수도 없어. 우리 나이와 피할 수 없는 가슴 저미는 느낌 때문에. 우리 나이 때문에, 나는 쾌락을 누리지만 갈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 p.54

모든 사람이 원하는 유일한 강박, 그게 ‘사랑’이에요.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완전해진다고 생각하지요? 영혼의 플라톤적 결합? 내 생각은 달라요. 나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부숴버린다고. --- p.123

남자들은 자아도취적이고, 유머가 없고, 제정신이 아니고, 강박적이고, 거만하고, 상스러워. 아니면 멋지게 생기고, 정력적이고, 무자비하게 바람을 피워. 그도 아니면 나약하거나, 아니면 성적으로 허약해. 아니면 그냥 너무 멍청해. --- p.131

짝을 지어 사는 생활과 가족생활은 관련된 모두에게서 모든 유치한 것들을 끄집어내. 왜 그들은 매일 밤 똑같은 침대에서 자야 할까? 왜 하루에 다섯 번씩 서로 전화를 해야 할까? 왜 언제나 둘이 함께 있을까? 강요된 존중은 분명히 유치한 거야. 그건 부자연스러운 존중이야. --- p.134

시간의 흐름. 우리는 헤엄을 치고 있어, 시간 속으로 가라앉고 있어, 그러다 마침내 익사해 사라져.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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