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10월 20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36쪽 | 490g | 160*220*20mm |
ISBN13 | 9788932917245 |
ISBN10 | 8932917248 |
발행일 | 2015년 10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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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36쪽 | 490g | 160*220*20mm |
ISBN13 | 9788932917245 |
ISBN10 | 8932917248 |
I CAN READ The Little Prince 딥러닝 어린 왕자 단어장
4,500원 (10%)
어린 왕자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책 내용이나 제목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추억을 읽는다는 것. 책의 내용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읽어보면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도 생경한 일이었다. 우리는 읽은 책을 잊어가고 또 읽어도 잊어간다. 우리가 읽은 그 많은 책들을 다 기억한다면 우리 머리는 아마 터지고 말것이다. 이에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몇부분의 문장들만 생각나고 다른 것들은 잊게 된다.
『어린왕자』의 모든 문장들을 기억한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읽어본 문장들은 생경했다. 생경한 문장들을 따라 책 속의 화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그가 처음 모자 속의 보아뱀을 그렸던 어린시절로. 그림을 그려 보여주면 어른들은 모자라고만 했었다. 모자 속에 든 보아뱀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때의 기억들에서 비행기를 타고 사막에 불시착해 고장난 비행기를 고치고 있을때 만난 어린왕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
양 한마리를 그려달라는 어린왕자와 오래전 그렸던 모자를 그려주자 모자속에 든 보아뱀 그림은 싫다고 했었던 우리의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무릎도 차지 않는 활화산이 두개, 사화산이 하나인 조그만 소행성 B612이라는 별에 살았던 어린왕자의 여행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른들은 보이는 것만 보고,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은 것까지 본다. 어른이 될 수록 상상력은 떨어지고 고정화된 생각에 갇혀있는 듯도 하다. 그래서 작가 생텍쥐페리는 한때 어린아이였던 어른들에게 바치는 이 동화를 썼다. 사실 청소년인 아들에게 이 책을 읽혔으나 그다지 좋은줄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초등학교때는 재미있게 받아들였어도 말이지. 아이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면 우리가 밑줄 그으며 읽었던 것처럼 어른이 된 아이도 밑줄을 그으며 다시 감동할지도 모른다. 우리처럼.
이번에 다시 읽을때도 나는 밑줄 대신 색색의 포스트 잇을 붙이며 오래전에 감동했던 문장들과 새롭게 다가오는 문장들에 표시를 했다. 좋은 문장은 다시 읽어도 늘 좋다. 이상하지.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어린왕자의 스토리가 하나씩 기억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어린왕자가 사막에서 여우를 만났을때 여우가 했던 길들이는 것에 대해 말이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 (84~85페이지)
영원히 살아 숨쉬는 문장들이다. 또다른 문장들을 볼까.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거야...... (87페이지)
번역자 황현산 작가가 말했듯 『어린왕자』에서는 여우의 말 때문에 이 책이 더 빛난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발을 들였을때 처음 만난 것도 뱀이고, 마지막에 만난 것도 뱀이었는데도 말이다.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문장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고 노력했었고 실패도 맛보았으니 말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97페이지)
같은 문장인데도 왜 매번 감동을 받을까. 다시 읽으면 다시 읽을수록 그 감동은 배가 되어 돌아 온다. 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인지 알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시한번 어린왕자를 읽으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나를 발견했다. 어릴적의 나와 만나는 일이기도 하고,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이십 대 시절과의 만남이기도 했다. 다시 오지 않을 우리의 소중한 한때였던 그 시기와의 조우였던 것.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속표지.
<이책은>
리뷰어 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생 텍쥐페리 ---발췌하다 『어린 왕자』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발표한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1943)는 작가 자신이 아름다운 삽화를 넣어서 독특한 시적 세계를 이루고 있으며 그를 오늘날까지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만들었다. 그 밖에도 대표작『인간의 대지』, 『야간 비행』, 『전투 조종사』등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삶을 개개 인간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정신적 유대에서 찾으려 한 그의 관념을 개성적으로 담아내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시절의 모습은 『어린왕자』의 주인공과 너무나 흡사하다. 굽슬굽슬한 갈색 머리털을 가진 이 소년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소한 일들을 경이와 찬탄으로 바라보았고, 유난히 법석을 떨고 잔꾀가 많은 반면, 항상 생기가 넘치고 영리했다. 감성이 풍부하고 미지에 대한 열정이 넘치던 생텍쥐베리는 1917년 6월,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 합격한 후 파리로 가서 보쉬에 대학에 들어가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하였으나 구술 시험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파리 예술 대학에 들어가 15개월간 건축학을 공부했다. 『어린왕자』에 생텍쥐베리가 직접 삽화를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이때의 공부때문이기도 했다. |
<책읽은 소감>
그런 책들이 많아진다. 제목과 저자가 낯익어 내용도 알기에 읽은 책이지 싶어. 허나, 책을 대하면 생소한게 뻘쭘해지는 경지. 이 책이 딱 그랬다. 아주 오래전부터 심심찮게 인용되어지는 귀절들을 기억할 정도로 유명한 책. 울집에 있는 어린 왕자는 대교베텔스만 2007년판이고 인디고(글담)의 어린 왕자는 세트 도서 중 한 권으로 선물 도서다. 이번에 열린책들의 어린 왕자가 또 인연이 되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분명 읽었음직한데 읽으며 새삼 첫 느낌이라는 생각에 당황스러웠다. 어쨌거나 이번에 읽었으며 이 기억을 간직하겠지.
어른이 읽는 동화라고 해야겠다. 페이지는 136이건만 한 장이 두꺼운 종이로 구성된다. 양장본에 북끈이 있어 고급지다. 완전 말랑한 감성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생략되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어른이 유추해야는 동화. 겉표지를 벗긴 양장본 속표지가 더 정감있다. 노오란 개나리 색깔이 따듯함이요 밝은 희망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간직한 우주로 보여진다. 저 많은 별들 중 하나에서 왔을 어린 왕자. 그 어린 왕자의 눈을 통해 보게 되는 것들과 생각들이 나열된다. 그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어른이라는 대열에 낀 사람이기 때문인가.
이름조차 생소한 별에서 왔다는 어린 왕자. 혼자서 살던 그에게 꽃이라는 식물은 살아있는 유일한 물체. 식물과도 대화가 되는 능력을 가진 어린 왕자였다는 사실. 꽃 입장서도 살아 있는 유일한 물체인 어린 왕자와 대화하는 것에서 살아 있음을 감지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어린 왕자가 여행길에 나섰다. 사람들과의 관계란 것을 맺어보지 못한 입장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신기했으려나. 아이의 감성이기에 순수함이 바탕에 있고 어른의 세계를 알기에 앞서 이상한 동물처럼 보였겠지. 어른이 된다는 건 사회화되는 것이요 동심의 순수성을 잊거나 잃거나 둘 중의 하나이지 싶다.
여우와 만나도 대화가 되는 어린 왕자. 여우는 호시탐탐 닭을 노리고, 본능이자 밥벌이의 지겨움이 될 터인데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길들임에 대해 얘기를 한다는 발상이 이율배반적이지만 뭐 그렇다치고...길들인다는 의미를 이렇게 처음 줏어 듣던 그 어느때부터 길들인다는 의미를 이해했었다는. 길들임은 한쪽의 노력만으론 어려움을 깨닫는게 어른이 아닐까...좀더 헌신하는 쪽이 좀더 상처를 많이 받게 됨을 아는게 어른이 아닐까...길들여진다는 건 그만큼 희생하고 헌신하고 배려하고 양보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에 관계 맺기에 소심해지는 게 아닐까...
있을 때 잘해 라는 노래가 있다.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맘을 대부분 가지고 살게다. 성격이나 처한 상황이라든지 환경 따라서 마음은 속깊이 숨어버리고 표출되는 것들에서 거친 면만 보여지는 경우가 왕왕 있음을 본다. 표현 방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되는 어른으로의 과정이지 싶다. 어른이 된다는 건 감정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손해요 가능한 순수성은 깊이 감춰야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많은 부분을 안에 담고 있어야 한다. 귀하고 소중한 것들이 담겨 있어서 좋은 느낌으로 풍겨야 한다. 어른이 되는건 나이를 먹어감따라 아무나 되지만,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건 본받을 점을 간직해얀다는 것이다.
동화란 모름지기 꿈과 환상이 있고 권선징악이 있어야한다는 내 생각이 있다. 고루하거나 편협하다고 해도 할 수 없다. 어릴 때는 그렇게 알고만 있어도 바람직한 사람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이먹어감 따라 사회성이 길러지면서 화이트 거짓말도 필요함을 알게 될 테지만 근본인 바탕에 권선징악이 자리하는 유년을 보냈다면 유연한 대처를 하리라 본다. 아이때의 접했던 음식을 메모리해뒀다 나중에라도 그 맛을 추억하며 찾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동화를 가끔은 읽어줘야함은 자신 안에 자신도 모르게 감춰졌거나 잊은 줄 알았던 감성을 잠시라도 일깨우거나 들춰보는 일이기 때문이어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한 다섯 번째 읽는 건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10대 20대 30대 한 번 이상씩 읽은 유일한 책이다.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황현산 선생님의 번역본으로 출간한다는 소식 듣고 냉큼 서평단 신청을 했다. 운좋게 책을 받을 수 있었다. 표지는 사화산 굴뚝(분화구)을 청소 중인 어린왕자였다. 나의 머릿 속에 깊이 박힌 어린왕자 독사진(?)이 아니다. 십대 때 산 어린왕자 책의 표지는 처음 읽었을 때의 강렬함만큼 머릿 속에 박혀버린 '어린왕자'의 모습이다. 딱, 저 그림이 이십여년도 더 된 내가 소장한 책의 표지그림이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써야할 때가 오면 주저 없이 썼던 책이 [어린왕자]다.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는 이 나이에도 [어린왕자]의 감동은 여전할까. 행여 괜히 이번에 읽었다가 지금껏 읽은 그 느낌이 사라질까 조금은 두려웠긴 했다.
기우였다.
[어린왕자]를 읽는 동안 더 세심하고 풍요로운 감동의 맛을 보았다. 짧은 글력으로 순간 느꼈던 감정들을 일일이 설명할 순 없다. 이번에 읽을 땐 '여우와의 만남' 외의 것에 더 집중해서 읽어야지 다짐하였지면 역시나 '여우와 어린왕자의 대화'는 일품이었다. [어린왕자]가 풍자하는 어른들에 대한 묘사는 어느새 그 모습들을 닮아가고 있는 나에게 가하는 일침같기도 했다. 한때 나도 비꼬곤 했던 어른들의 모습이었으니까 얼굴이 화닥거렸다.
내 기억에 없어진 부분들이 복원되는 기분이었다.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채워갔던 순수한 감정들이 어디에서 왔었는지, 그 감정을 꼭대기에 두고 갈래갈래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조종사가 왜 이 글을 쓰는지에 대한 설명이 새롭게 들렸다. 조종사는 기억을 더 잃기 전에, 그렇지만 슬픔은 가라앉았을 때가 되어서야 어린왕자를 만난지 6년만에 이 글을 썼다. 여섯 살 때 접어버린 화가의 꿈과 함께 그림도 접었던 것을 어린왕자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림물감과 연필 몇 자루까지 샀다. 그가 애써 그려갔을 그림들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실제 어린왕자를 만나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훌륭했다. 우리 안의 어린왕자가 이젠 이렇게 각인되었다. 보아뱀 뱃 속의 코끼리는 보지 못해도, 상자 속의 양은 보지 못했도, 어린왕자의 모습은 영원히 금발의 소년일 것이다.
어린왕자는 뭐가 그리 슬펐길래 하루에 마흔 네 번의 해넘이를 보았을까? 슬플 때는 누구나 해가 저무는 게 보고 싶다고 장담하는 어린왕자의 확신은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조종사는 어린왕자를 진심으로 위로했다. 적극적인 자세로 어린왕자의 이야기에 경청했다. 조종사 자신도 사막 한가운데 조난당한 상태임에도...
어린왕자에 초점을 맞춰 책을 읽게 되지만 이번엔 조종사에 맞추어 이 글을 읽는다. 원래 [어린왕자]의 화자는 조종사이지만 이제까진 조종사의 화자가 아닌 어린왕자의 관점으로 읽고 해석했던 것 같다. 어린왕자만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이번엔 조종사를 바라봤다. 일부러가 아닌데도 자꾸만 조종사의 관점에서 읽게 됐다. 내가 조종사처럼 기성세대로 진입했기 때문일까. 조종사=생떽쥐베리로 이입해서 읽었다.이것 역시 자동 셋팅이다. 생떽쥐베리의 이력을 대충이라도 안다면 아마도 다들 그렇게 읽어갈 것 같다.
왕자가 해준 여러 행성들 여행이야기나 어린왕자의 장미에 관한 이야기를 실제로 듣는 척 해본다. 지구에서 만난 꽃이 해준 얘기 "바람이 사람들을 몰고 다니지. 그들은 뿌리가 없어서 아주 곤란을 겪는 거야." (76p) 어린왕자도 사람이니까, 어쩌면 어린왕자가 살던 장미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뿌리가 없으니 흔들리고 떠돈다고. 어린왕자를 기다리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왕자와 조종사는 사막 속의 우물을 찾아 나선다. 우물이 있기 때문에 사막이 아름답다는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지만 우물을 보는 순간 사막이 아름다워보인 것은 사실이다. 우물에서 길은 물에 대한 묘사가 마른 논에 물들어가듯이 나의 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그는 눈을 감고 마셨다. 명절이나 되는 것처럼 즐거웠다. 그 물은 보통 음료수와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그 물은, 별빛을 받고 걸어온 발걸음과 도르래의 노래와 내 팔의 노력에서 태어났다. 그것은 선물처럼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에도 이처럼 크리스마스트리의 불빛, 자정 미사의 음악, 다정한 미소들이 바로 내가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빛나게 했다." (100p) 어린왕자가 목을 축인 후 한 말은 또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풍요로운 지구에서 사람들이 자기가 구하는 것을 찾지 못한다고 말한다.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장미꽃 한 송이에서도 물 한 모금에서도 찾을 수 있을텐데......."(100p)
(마지막 장면)
이제부터 쓰는 글은 내가 기억하기 위해 써놓는 것이다. 조종사와 어린왕자의 이별 장면이다. 서로에게 길들여진 관계이기에 이별의 순간은 슬프고 그 슬픔은 오래 간다. 조종사에겐 무려 6여년 간 어린왕자를 만난 얘기를 그 어느 곳에도 못했을 정도로 아련한 슬픔으로 간직하고 있었으니까. 어린왕자는 떠나려 한다. 이별의 아픔을 짐작한 왕자는 어른인 조종사에게 어른 같은 말을 한다. 왕자가 말했던 이별 순간의 이야기들을 여기에 다 옮겨 놓을 것이다. 별에 비유한 이별과 추억에 대한 왕자의 말은 이미 나에게도 치료제 같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슬픔 비슷한 감정들이 내 온몸을 휘감는 날이면 왕자의 말들을 다시 읽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책을 찾아보기엔 불편하니 터치 하나로 어린왕자의 말을 찾아 볼 수 있게 여기에 적어 놓는다.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것으로 보일 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지!"
"그리고 아저씨는 슬픔이 가라앉으면(슬픔은 언제고 가라앉아) 나를 알았다는 게 기쁠 거야. 아저씨는 언제까지나 내 친구일 거고, 나와 함께 웃고 싶을 거야. 그래서 가끔 이렇게 재미로 창문을 열 거야. 그럼 아저씨 친구들은 아저씨가 하늘을 쳐다보며 웃는 걸 보고 깜짝 놀랄 거야. 그럼 아저씬 이렇게 말할 거야. <그래, 나는 별을 보면 늘 웃음이 나와!> 그럼 아저씨가 미친 줄 알 거야. 내가 아저씨한테 너무 심한 장난을 한 것 같은데......."
"참 포근할 거야. 아저씨도 알잖아. 나도 별들을 바라볼 거야. 별들이 모두 녹슨 도르래를 달고 있는 우물이 될 거야. 별들이 모두 내게 마실 물을 부어 줄 거야......"
번역자가 달라졌다고 해서 [어린왕자]의 내용과 색깔과 감동이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역자에겐 단어 하나 철자 하나에도 고심했을테지만 [어린왕자] 자체가 현학적인 문체가 아니라서 번역서마다의 차이가 크진 않을 것이라 감히 예상해본다. 그러나 황현산 선생님 당신도 이름에 황현산이란 이름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와 무게를 알고 있을 것이기에 더욱 정성들이고 신경 써서 번역을 하셨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더 다듬고 닦아서 광을 내려 하진 않았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잘 보여주기 위해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을 고쳐 나가셨을 것 같다. 그냥, 그런 믿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