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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나무가 자라는 나라로의 여행

소원나무가 자라는 나라로의 여행

박선희, 정재선, 조안, 박승숙 공저 | 들녘 | 2001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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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07쪽 | 702g | 148*240*30mm
ISBN13 9788975272660
ISBN10 89752726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밝은 미술치료 작업실을 둘러싸고 한 남자와 세여자가 써내려간 미술치료 일지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박승숙, 정재선, 박선희, 조안
박선희는 1973년 속초에서 태어나 임상심리사로 일하고 있다.
정재선은 1959년 광주에서 태어나 현재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조 안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박승숙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밝은 미술치료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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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는 원래의 모습을 붙인 게 아니라 가위로 자르거나 오려진상태, 혹은 CD 위에 물감으로 색깔을 입혀서 불완전한 모습으로 나타내었다. 나머지 배경 부분에는 투명한 연둣빛 테이프로 각각의 CD를 이었는데 이것은 우연이든 필연적이든 간에 맺어지는 만남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

공동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만 개인 작업을 하듯 그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경직성과 어색함이 싫어서 의도적으로 손가락에 검은색 물감을 묻혀 다른 사람들이 만들고 있는 혹은 완성된 작품에 선, 점, 별, 하트 등의 모양들을 채워넣거나 찍었다. 그룹원 중에서는 내가 처음올 시도한 그룹간의 교류 행동이었다. 사람들은 다행히도 매우 즐거워하였다. 사실 나를 비난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룹원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기 대문이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그런 접근이 치료그룹에서는 수용될 수 있는 부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결국 공동작업은 끝났고 각자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작품에 대한 선생님의 피드백도 주어졌다. 내 작품에 대해 박 선생님이 지적한 것은, 표현한 것들이 다소 산만하고 인간상들이 피상적인 것 같다는 점이었다. 피상적이라는 것은 내가 CD를 직접적으로 붙이지 않고 물감을 묻혀 찍어내거나 혹은 원래의 온전한 CD 모양으로가 아니라 오려지거나 잘려져 있는 부분들로 표현한 점, 즉 다른 사람들에게는 인간상들이 CD 그 자체로 존재하는데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뜻하는 바였다.
--- pp 28~29
치료의 과정이란 서울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도로공사와 같다.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차들이 잘 다니던 길을 뚫어 헤집어본다. 하수도가 막히고 썩은 물이 고여 있고, 어디선가 새어 모여진 가스가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그러나 치료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원인 분석을 해야 하고, 또다시 파내지 않아도 되게 미래지향적으로 보수하고, 무감각한 흙이나 콘크리트가 아니기 때문에 그 안에 남아 있는 상처받은 감정들을 매만져 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 예전처럼 차가 다닐 수 있도록 포장을 잘 해서 길을 덮어주는 것이다. 치료란 단순히 '왜?'가 아니다. 치료란 '그래서 어떻게'이다.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근거를 마련해주는 것, 그것이 치료의 궁극의 목표이고 가장 어려운 일이다. 가끔은 파헤쳐진 진실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진실을 보고 놀란 가슴을 매만져서 덮고 포장하고, 필요하면 희망이란 이름으로 미화시켜 가로등을 길을 따라 놓아주는 것이 치료여야 한다.
--- pp 398
자기 자신으로의 여행이 미술의 세계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접하는 모든 세상이 더욱 강렬하게 색칠되고, 풍부한 감정으로 전달되며, 두고두고 깊어지는 해석을 기다리는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전단(傳單)들로 뿌려진다는 것이다. 우연히 받아 든 전단을 손에 들고 갑자기 가보고 싶은 곳 혹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각날 수도 있다. 흑백처럼 느껴지던 풍경이 총천연색으로 채색되면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분명하게 볼 수도 있다. 단순히 해가 진다는 사실을 알아서가 아니라 핏빛으로 물드는 노을의 색깔을 보고 나서야 여행자는 자신이 이 여행에서 감상적이 될 권리와 자유가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미술은 그 사람의 여행길을 분명하고 강렬하게 바꿔준다. 이젤과 붓과 도화지를 들고 여행하는 방랑객을 상상해보자. 그림은 그 사람이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의 자취를 분명한 색깔로 남겨준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머뭇거렸고, 어디에서 무엇을 깨닫고 느꼈으며, 누구를 만나 흥분했고, 어떤 장면을 목격하며 가슴 아파했는지 순간 포착의 사진처럼 그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준다.
--- p. 12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작업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거의 침범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강력한 도전들이 튀어나왔다. 깨진 CD 하나가 영역을 무시하고 붙여지더니 이어 '마키아벨리'라는 선명한 글자를 입은 핏빛 CD가 비워놓은 내 공터로 날아와 앉았다. 그것은 내가 부여한 아홉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무화시켜버리는 폭거였다. 나는 애써 부글부글거리는 기분을 눌러 참았다.(...) 분연히 붓을 든 나는 검붉은 물감으로 내 CD들과 성곽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이 이상 들어오지 마시오. 항의 표시였다. 그러고는 날아온 CD의 파편에는 원래 크기만큼의 동그란 원을 그려 내 세계로 편입시켜버렸다. (...)

이해할 수 없는 희씨의 원정은 계속되었다.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적지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나라면 죽었다 깬다 해도 하지 못할 행동이었다. 나의 세계에 대한 침범을 용납할 수 없듯이 내가 타인의 세계를 아무런 동의도 없이 참견한다거나 뛰어드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어쨌든 희씨의 용감하고도 무모한 행동 덕분에 네 사람의 동떨어진 세계에 소통과 교류의 길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희씨의 그림 속에 내 무언의 메시지를 감히 표현해 볼 수 있었다. 온전한 모양을 잃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신음하는 그녀의 CD들과 붉게 회오리치는 그녀의 바람들 속에 나는 동그랗게 반짝이는 원반들을 여기저기 붙여주었다. 작업을 마치고 함께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나는 내가 쌓아온 아성과 자기 중심적인 인간 관계, 그리고 관계 속에서의 방어적인 스타일을 역력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를 고스란히 드러내준 작업 과정과 그것을 증거하고 있는 결과물.

안전하고 안온하게 나의 세계를 보존하기 위해 쌓아온 성벽이 나를 사람들로부터 차단해온 감옥이라는 사실. 그것을 알고는 있어도 바람 부는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은 걸 어떻게 할 것인가! 아홉의 무한한 인간들과의 영원한 관계를 꿈꾸며 했던 작업이 사실은 자기 기만이었노라고, 결과적으로 10과 3분의 1이 된 CD들이 비웃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내 취향에 어울리지 않게 울긋불긋 치장당한 나무들도 함께 조롱하듯 나를 보고 웃고 있다.

--- pp 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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