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습니다. 1995년 『기차는 바다를 보러 간다』로 MBC 창작 동화 대상을 수상하며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장편 동화 『기차는 바다를 보러 간다』『잘못 뽑은 반장』『또 잘못 뽑은 반장』『어린이를 위한 정치란 무엇인가』『모양순 할매 쫓아내기』『싸목싸목 보금아』 등과 그림 동화 『말도 안 돼!』『난 오줌싸개 아니야!』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심윤정
매번 조금 더 재미있고 유쾌한 그림을 그리려고 고민합니다. 2009년 한국안데르센상 은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어느 날 목욕탕에서』『우리 반에 알뜰 시장이 열려요』『알았어, 나중에 할게!』『공부가 재밌어?』『아홉 살 게임왕』『고물상 할아버지와 쓰레기 특공대』 등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 언니는 고생을 좀 해 봐야 돼. 이건 언니가 그동안 식구들을 힘들게 해서 주는 벌이야, 벌!” 예담이는 불안한 마음을 꼭꼭 누르고 한달음에 집으로 뛰어갔다. 집은 아직까지 텅 비어 있었다. 예담이는 언니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집 안팎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장독대 옆에 가지런히 세워 놓은 할아버지 신발을 안으로 들여놓고, 기다란 빗자루로 마당도 쓱쓱 쓸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좀처럼 떨쳐지지 않았다. ---pp.59-60
“여보, 우리가 살 집이 어디쯤이에요?” 동네 입구에 들어서자 ‘오리 꽥꽥’이 물었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동모는 잠깐 들떴던 기분이 금세 푹 가라앉았다. “저 산 쪽으로 쭉 들어가면 곧 나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빠가 안내원 같은 말투로 장난스럽게 대답하자, ‘오리 꽥꽥’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오리 꽥꽥’ 품에 안긴 채 잠든 영주가 몸을 뒤척였다. 동모는 아빠를 힐끗 돌아보다가 얼른 창밖으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아빠가 너무 미웠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이제 겨우 삼 년밖에 안 됐는데 재혼이라니, 그건 분명 배신이었다. ---pp.103-105
“진아야, 안 그래도 장사가 잘 안 돼서 속상해 죽겠는데 너까지 왜 그래!” 엄마가 진아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진아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엄마의 지친 얼굴을 보니 자기가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날카로운 말이 튀어나왔다.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나도 힘들어. 엄만 내가 요즘 어떤 기분인지 알기나 해?”
「언니가 없으면 좋겠어」-예담이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언니 때문에 늘 찬밥 신세다. 예담이는 언니가 아무리 애를 써도 풀리지 않는 지독한 숙제로 느껴진다. 어느 날, 고집을 부리는 언니에게 화가 난 예담이는 언니를 장터에 버려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늘 언니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예담이지만 이상하게 눈앞이 캄캄해진다. 예담이는 힘겹게 언니를 찾아내고 언니를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시작한다.
「백조가 된 오래 꽥꽥」-동모 아빠는 동모 엄마가 세상을 뜬 지 삼 년 만에 재혼을 한다. 동모는 이상한 목소리의 새엄마를 ‘오리 꽥꽥’이라고 부르며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리 꽥꽥’이 동모 또래의 아들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다시 행복한 가족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비로소 ‘오리 꽥꽥’을 엄마로 받아들인다.
「행복해져랏, 얍!」-진아의 엄마와 아빠는 피자 가게를 연다. 희망에 차 시작한 일이지만 장사는 잘 되지 않고 진아는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들이 버겁다. 엄마 아빠는 외로워하는 진아에게 행복 연습을 해 보자고 제안하고, 진아네 가족은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외부 상황은 달라지지 않지만 진아는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