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람들은 고양이를 예전처럼 쥐를 잡기 위한 동물이 아니라 생활의 반려자 혹은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기 위한 지식도 점점 전문화되고 있다. 그러나 애묘인들이 접하는 고양이 양육과 질병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인터넷이나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 혹은 외국 서적을 번역한 것들뿐이다.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고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내용이 온전히 담긴 책 한 권이 없는 형편이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고양이의 출생에서부터 노년기의 돌봄, 질병의 관리 등이 포함된 내용의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더 많은 애묘인들이 고양이를 치료할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누리고, 응급 상황에서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p.5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들은 종종 투덜댄다. “얼마나 함부로 무는지 몰라. 갑자기 달려들어서 내 발도 문다니까!” (…)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사람을 물면 안 된다고 훈련시켜야 한다. 뭣 모르고 자주 손으로 고양이와 놀아주면 고양이는 ‘손은 물어도 되는 것이구나!’라고 기억하게 된다. 아직 어린 고양이라고 해도 세게 물면 사람이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러니 고양이와 놀 때는 쓴맛이 나는 것을 손에 발라 고양이가 그 맛을 보고 자연스럽게 손을 물지 않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손 대신 장난감으로 훈련시킬 수 있다. 고양이 낚싯대 등으로 고양이의 주의를 끌면 그것이 자신의 사냥감이라고 인식하게 되며, 고양이의 운동과 놀이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무는 일도 줄어들어 사람과 고양이 사이는 한결 좋아진다. 물총도 어린 고양이를 교육하는 좋은 도구이다. 고양이가 사람의 손이나 발을 물 때 등에 물총을 쏘면 고양이가 놀라서 무는 동작을 멈추게 된다. 이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 사람의 손발을 무는 행동과 물총에 맞은 나쁜 기억이 함께 연상돼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 p.69
대부분 새로 태어난 새끼 고양이의 위 용량은 4㎖/100g로 체중이 100g인 고양이는 한 번에 4㎖ 정도만 먹이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토할 수 있다. 대개 고양이용 분유의 포장에 보면 권장량이 표기돼 있으므로 설명에 따라 먹이면 된다. 주사기로 분유를 주는 고양이라면 보통 7일 이전에는 2시간마다 3~6cc, 7~14일인 경우 낮에는 2시간마다 6~10cc, 밤에는 4시간마다 한 번씩 준다. 또한 14~21일의 경우 낮에는 2시간마다 8~10cc를, 밤에는 밤 11시에서 아침 8시 사이에 한 번 주면 된다. 주의할 점은 새끼 고양이는 몹시 배가 고플 때 분유를 급하게 빨아 흡인성 폐렴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분유를 먹일 때는 고양이가 배고프지 않게 시간 간격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분유를 먹일 때마다 고양이가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칫 고양이가 설사나 구토, 흡인성 폐렴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 p.155
고양이도 자다가 막 일어나면 사람처럼 까맣고 마른 눈곱이 눈가에 붙어 있다. 이런 분비물은 가볍게 닦아내면 되는 것이기에 그리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눈가가 붉어지고 과다하게 눈물이 분비된다면 분명 눈에 염증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심각하면 눈 안(안각)이나 눈가 주위에 황록색의 고름 같은 분비물이 생긴다. 이런 분비물이 눈꺼풀 주위에 묻으면 위아래 눈꺼풀이 달라붙어 눈이 안 떠지는 경우도 있다. 어떤 고양이들은 눈이 아프고 밝은 빛을 똑바로 보지 못해 눈동자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기도 한다. 혹은 앞발로 계속 눈 주위를 닦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들이 고양이의 눈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고양이의 눈에 분비물이 있거나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때는 먼저 젖은 솜으로 눈 주위를 깨끗이 닦아준다. 새끼 고양이는 어른 고양이보다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안구 질환에 걸려 상태가 심각해질 경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력을 잃거나 안구를 적출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질병이 만성으로 변하기 전에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 검사받는 것이 좋다.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