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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정신 없이 바쁠 때는 작은 도움이라도 요긴하다는 의미일 텐데,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에서는 일상에 지친 엄마의 한숨 끝에 진짜 고양이가 천연덕스럽게 자기 손이라도 보태겠다고 나섭니다. 그야말로 푸훗, 웃음이 나오면서 ‘고양이가 정말 집안일을 도와준다면 어떤 식일까?’ 상상을 하게 되지요. 까끌까끌한 혀로 접시를 닦고 북실북실한 꼬리로 먼지를 털고 아빠 드릴 주먹밥도 털 손으로 야무지게 만드는 앙증맞은 고양이 노랭이. 이쯤 되니 이야기만 들어도 작은 고양이가 엄마 대신 종종거리며 집 안을 오가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엄마의 지친 어깨와 아빠의 무관심한 뒷모습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는데, 그 이면에 이 기특한 고양이의 등장은 발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게다가 고양이 덕에 휴식을 얻게 된 엄마에게 일어난 일을 맞닥뜨리고선 더더욱! 예기치 못한 사건의 발발로 이 상상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습니다.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현실의 안타까움에 기반한 기발한 상상으로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하고, 한편으로는 그 이야기 속에 깊이 몰입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무엇을 잊고 사시나요?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에서 작가는 엄마를 ‘바쁜 엄마’로 소개합니다. 양손에 가득 든 장바구니와 바람 따라 흐르는 땀방울, 가득 쌓인 빨랫감, 그릇들이 엄마에게 놓인 일상의 무게를 짐작하게 하지요. ‘고양이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엄마의 한숨 섞인 푸념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노랭이의 마음에까지 와 닿은 걸까요? ‘제 손이라도 빌려 드릴까요?’라는 노랭이의 말은 엄마뿐만 아니라 일상에 지친 모든 이에게 내미는 위로의 손길처럼 느껴집니다.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에서는 아빠도 ‘바쁜 아빠’입니다. 늘 뒷모습을 보이며 회사에 가기 바쁜 아빠이지요. 엄마에게 변화가 일어났지만 아빠는 ‘너무 바빠서’ 인지하지 못합니다. 마치 잊혀진 기억처럼, 엄마의 존재가 사라진 그 순간이 되어서야, 아빠는 그간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지요.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소중하지만 잃어버렸던 시간, 존재에 대한 관심과 자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엄마에게 주어진 휴식, 아빠가 되찾은 추억, 이런 엄마 아빠를 바라보며 넘치는 행복감을 맛보고 있을 노랭이를 떠올려 봅니다. 깊은 위로와 바람이 숨어 있는 다정한 그림책 ‘엄마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어요.’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작가가 지친 엄마를 위해 쓴 그림책입니다. 정말 고양이 손이라도 엄마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을 수도 있고, 이 그림책 속 노랭이의 도움이 엄마를 향한 작가 자신의 움직임일 수도 있겠습니다. 가식을 쭉 걷어낸, 김채완 작가의 무심한 듯 담담한 어투에 조원희 작가의 재치 있으면서도 절제된 표현 기법은 독자로 하여금 한층 더 편안하게 이야기 속에서 자유롭게 숨 쉬고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를 향해 때로는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통쾌해하고, 한편으로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하는 작가의 마음이 진하게 전해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그림책을 만나는 독자들도 담백한 어투 속에 담긴 따스하고도 다정한 위로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