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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밭
최정례 | 창비 | 2001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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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19쪽 | 19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6422103
ISBN10 893642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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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정례
최정례는 1955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현대시학』에 시 <번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첫시집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을 냈고, 1998년 『햇빛 속에 호랑이』를 냈다. 1999년 김달진 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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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은 도라지 꽃밭 위에 없다
외갓집은 지금
부흥수퍼 전망부동산 위 3층에 있다
북두칠성 아래 감나무와 수국나무 사이
우물도 없다
그 자리엔 흑장미비디오가 있다
외삼촌은 빚더미 위에 있고
장턱거리 밭은 가압류 중이고
구불거렸던 길은 곧게 펴졌다
외갓집은 지금 서기 2000년이고
부엌엔 김치냉장고와 정수기가 있고
엿 밥풀강정 술찌게미 따위는 없다
얼어 죽었다는 애꾸 김석출
때문에 무서워 외면하고 건너뛰던
도랑은 사라졌다
아라비아식 지붕을 모자처럼 올려놓은
모텔이 서 있다
방앗간은 연성공업사가 되었고
간판엔 이렇게 써 있다
각종 플라스틱 통
저수조 물탱크 함지박 빨간 다라이 개집

- 최정례의 '빨간 다라이' 전문
--- p.


한 나무에게 가는 길은
다른 나무에게도 이르게 하니?
마침내
모든 아름다운 나무에 닿게도 하니?

한 나무의 아름다움은
다른 나무의 아름다움과 너무 비슷해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푸른 흔들림
너는 잠시
누구의 그림자니?
--- p.8
(전략)

밥 먹기 싫어서 빵을 사고
애들한테도
간단하게 빵 먹어라 한다

우리 동네엔 교회가 여섯이다
형님은 고3 딸 때문에 새벽교회를 다니고
윤희 엄마는 병들어 복음교회를 가고
은영이는 성가대 지휘자라서 주말엔 없다
넌 뭘 믿고 교회에 안 가냐고
겸손하라고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라며
내 귀에 테이프를 꽂아놓는다

우리 동네엔 빵집이 다섯
교회가 여섯 미장원이 일곱이다
사람들은 뛰듯이 걷고
누구나 다 파마를 염색을 하고
상가 입구에선 영생의 전도지를 돌린다
줄줄이 고깃집이 있고
김밥집이 있고
두 집 걸러 빵냄새가 나서
안 살 수가 없다
그렇다
살 수밖에 없다
--- pp. 63~64
(전략)

밥 먹기 싫어서 빵을 사고
애들한테도
간단하게 빵 먹어라 한다

우리 동네엔 교회가 여섯이다
형님은 고3 딸 때문에 새벽교회를 다니고
윤희 엄마는 병들어 복음교회를 가고
은영이는 성가대 지휘자라서 주말엔 없다
넌 뭘 믿고 교회에 안 가냐고
겸손하라고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라며
내 귀에 테이프를 꽂아놓는다

우리 동네엔 빵집이 다섯
교회가 여섯 미장원이 일곱이다
사람들은 뛰듯이 걷고
누구나 다 파마를 염색을 하고
상가 입구에선 영생의 전도지를 돌린다
줄줄이 고깃집이 있고
김밥집이 있고
두 집 걸러 빵냄새가 나서
안 살 수가 없다
그렇다
살 수밖에 없다
--- pp. 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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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례 시인은 최근 가장 밀도 높은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언어는 마치 수은처럼 차고, 반짝이고, 밀도가 높다. 그리고 수은처럼 위험하다.

일상의 균열을 너무 정직하게 투시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온갖 거짓과 위선과 악취를 감추고 흐르는 일상의 복개천을 흥분도 하지 않고 천연히 들여다본다.

복개천처럼 발 밑에 흐르고 있는 아픈 기억들과 외면당한 욕망들도 환히 들여다본다. 세상과 거리는 번듯한 듯이 보이나, 그 밑으로 막무가내로 흘러가는 세월, 고집불통의 욕망, 편히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혼령 같은 기억, 지리멸렬한 일상, 바보 멍텅구리의 삶이 복개천처럼 흐르고 있다. 최정례의 시는, 칙칙하고 구질구질하고 뻔뻔한 빨간 다라이 같은 것이 우리들의 삶임을 냉정하게 증언하고 있다.
--- 이남호(문학평론가)
두번째 시집 『햇빛 속에 호랑이』에 이어 이번 시집에서도 시간과 기억으로부터 관심을 돌릴 수 없었다. 기억 속에 시간은 조각조각 흩어져 있다. 안개와 함께 떠돈다. 그 시간의 파편 속에서 내가 모르던 나의 실재를 끌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속에서 나를 이해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 이 세계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파헤쳐진 흙, 죽은 고래, 동물원의 사슴, 무령왕릉 속 불빛, 전철 맞은편에 앉았던 늙은 여자, 빨간 다라이 들은 확장된 내 몸이다. 나의 팔 다리이며 허파이고 내 꼬인 창자 들이다. 그것들은 또한 나의 결핍이며 얼룩이다. 그 결핍의 얼룩을 통해 다른 이의 얼룩을 안고 덧없는 순간으로부터 벗어나 세계와 닿고 싶었다. 언젠가 신문에서 「짜장면 배달부」란 그림을 보았다. 첫 개인전을 여는 서양화가 주재환의 전시회 기사에 딸린 그림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달프게 휘달리는 서민들 삶이 배어든 유화”라는 설명과 상관없이 깊은 감동을 받았고, 내 시집 제목을 「짜장면 배달부」로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짜장면 배달부」란 시는 결국 쓰지 못했다. 「삼분 동안」, 「파헤쳐진 흙」, 「달과 수박밭」, 「빨간 다라이」 등을 시집 제목으로 생각해보았다. 처음엔 「빨간 다라이」를 제목으로 하려고 했었다. 우리는 야비하게 망가져 ‘빨간 다라이’ 속에 담겨 있으니까. ‘개집’처럼 뒹굴고 있으니까. 그러나 내 의도를 너머 강한 메시지만이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결국 한 착란의 시간 속에서 만났던 「붉은 밭」을 제목으로 결정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돌멩이 하나가 허공에 떠 있는 순간의 그 짧은 작열감을 타고 시의 어떤 순간이 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러나 착란의 순간은 짧고 거의 모든 시간 동안 돌멩이는 땅바닥에 팽개쳐져 나뒹군다. 말이 욕구를 항상 따라와 주지는 않는다. 고작해야 순간일 뿐인 현재를 혼자 소리로 채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든다. 누가 내 시간 속으로 들어와 고개를 끄덕여줄까?

미진했던 이전의 시에 격려와 애정을 보내주신 분들께 이 시집을 바친다.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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