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샤프(Philip Schaff)가 8권짜리 『기독교회사』(History of the Christian Church)를 집필할 당시, 로마 안팎에서는 첫 4세기 동안에 만들어진 기독교 카타콤들이 발견되어 연구되고 있었다. 기독교 미술계는 이때 발견된 초기 기독인들의 무덤에 묘사된 이미지들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샤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무덤들은 주로 십자가, 십자가 처형, 연옥과의 관계, 죽은 자를 위한 기도와 관련된 내용을 보여준다. 프로테스탄트 무덤의 묘비에는 빈번한 성경 구절들과 더불어 이미 죽은 경건한 자들이 그리스도의 면전으로의 즉각적인 변화를 소망하는 환희와 소망의 표현들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카타콤은 로마 가톨릭 교회와 프로테스탄트 무덤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론」중에서
그러고 나면 양들은 재빨리 “잔잔한 물가”로 나란히 다가와 갈한 목을 축인다. 시냇물을 따라 자연히 형성된 작은 못이 아닌 우물이나 저수지가 유일한 물 저장소라면, 목자가 우물이나 저수지로부터 길어 올린 물을 부을 수 있는 저장소 옆돌 급수 웅덩이(stone watering trough)가 만들어지거나, 저장소의 한쪽을 트거나, 땅을 파야 한다. 이사야 8:6은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양들이 마실 수 있는)과 흉용하고 창일하여 모든 골짜기에 차고 언덕에 넘치는 큰 “하수”(유프라테스)를 비교한다(사 8:7-8). 다윗은 양이 물을 마셔야 한다면, 잔잔한 물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제1장」중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것이 곧 우리라고 하는 인식이다. 개인과 사회는 기억하기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 선택은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한다. 어떤 가족이 음주 운전자로 인해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했고, 가족 중 일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한 여성이 아비규환(阿鼻叫喚) 같은 현장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어 위독한 가족들을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옮겨 목숨을 구했다.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씻을 수는 없겠지만, 무엇이 진정 그들의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을까? 참혹한 사고일까, 아니면 그들의 목숨을 건져준 “선한 사마리아인”의 특별한 은혜일까? 그들이 선택한 지배적인 기억이 그들의 남은 인생 동안 그들의 존재 내면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제2장」중에서
예수는 영이신 하나님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남성과 여성으로 지어졌다(창 1:27). 예수는 이 삼부작 비유에서 선한 목자, 선한 여인, 선한 아버지를 보여준다. 교회는 수세기 동안 목자와 아버지를 하나님에 관한 비유로 보아왔다. 하지만 누가복음 15장의 두 고전적인 상징들은 그 중간에 선한 여인의 비유를 포함하고 있다. 이 세 상징은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이 하나로 통합된 하나님의 본질을 증거하고 있다. ---「제5장」중에서
공적인 사역 첫 해에 수많은 인파와 군중이 예수를 흠모하며 뒤따랐다. 마가복음 1:45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는 예수가 공개적으로 마을 어귀를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드높았고, 따라서 예수는 시골 외각에 머물 수밖에 없었지만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 거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또한 마가복음 3:7을 통해 갈릴리, 유대, 예루살렘, 이두매, 요단강 건너편, 두로, 시돈으로부터 수많은 인파가 예수를 찾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예수는 “록스타”와 같은 인기를 얻은 것이다. 이런 국제적인 인기와 더불어, 많은 이들이 예수를 따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은 예수가 선택한 길이 좁고 그를 따르는 자들은 각자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른편”(바리새인들)과 “왼편”(헤롯 가문) 모두가 예수에 대해 적대적이 되었다(막 3:6). 어떤 추종자들은 그를 따르는 데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고, 그 길은 심히 협착하고 험난하다고 판단했다. 요한복음 6:66은 “그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더라”고 기록한다. 그러나 예수를 “따랐던” 사람들과 “떠나간” 사람들 사이에, 그를 좇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 십자가 길의 가혹함을 대비하지 못하고 결국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제7장」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