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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팝니다

아빠를 팝니다

: 독일의 마케팅 전문가 한스 게에제의 테마 소설

한스 게에제 저 / 우상수 역 | 해누리 | 2001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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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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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039181
ISBN10 8989039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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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한스 위르겐 게에제
1952년 독일 그로나우 출생. 미국 텍사스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현재 마케팅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아빠를 팝니다』,『상어타고 달리기』등이 있다.
역자 : 우상수
단국대학교 독어 독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 및 박사 졸업. 독일 마인츠 대학 수학. 단국대학교 및 호서대학교 강사 역임. 현재 단국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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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소설?!
--- 김정아 (showoman@yes24.com)
아무리 퓨전이 유행이라지만, 뜬금없이 청소년(혹은 조금 성숙한 어린이) 소설과 마케팅을 섞어서 요리하다니...하지만 맛은 기대 이상이고, 그 맛을 음미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열 네살 소년 샘이 아빠를 팔겠다고 세일즈에 나섰다. 아빠를 판다니...이런 불효막심한 녀석이 있나...라고 발끈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차피 세상은 이미 서로의 능력을 사고 파는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어차피 아빠를 팔아야 한 집안의 생계가 보장된다면, 비싼 값에 파는 게 팔리는 아빠도 기분 좋고, 파는 아들도 기분 좋은 거 아니겠는가? 어린 아들 녀석이 아빠를 비싼 값에 팔아보겠다고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결코 우습기만 하지는 않다.

세상 어느 곳이나 현실은 비슷한가보다.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탓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과 쉰 살도 채 되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떨려나야 하는 아버지들은 어디 곳에나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세상이 이 모양이란 사실을 이제는 아이들도 알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재미있게 꾸며서 어른들이 알아듣고 긴장하도록 하려는 것인지... 이유야 어찌되었든 드디어 이런 장르를 구분 할 수 없는 소설책도 우리가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열 네 살에 최고 경영자를 위한 책을 읽는, 아빠처럼 살고 싶지 않은 소년 샘. 원칙에 따라서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결국 회사에서 짤리는 아빠. 그리고 그런 아빠를 트레이닝하여 몸값을 높여보겠다는 어린 아들. 웃기는 설정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웃기만 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오죽했으면 아들이 아빠를 트레이닝하겠다고 나서고, 오죽했으면 아빠는 그런 아들의 말을 듣고 따라할까...하지만 아빠와 샘의 모든 노력은 8개월 동안 이력서 퇴짜라는 비참한 결과만을 낳고, 샘은 결국 최후의 방법으로 아빠를 판다는 영특하고 인정머리 없는 일을 저지른다. 과연 아빠는 비싼 값에 팔릴까? (유치한 궁금증 유발 방법이지만...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세요)

소설의 흐름과 함께하는 마케팅의 핵심 전략들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저자의 뛰어난 요리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으며, 어른들도 쓴웃음을 지으면서 읽을 수 있게 유도한다. 아이들이 읽으면 그냥 웃으며 읽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도, 냉혹한 현실을 경험한 어른들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마케팅전략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독특한 매력인 것 같다.

아빠를 능력있는 최고의 직장인 혹은 CEO로 재탄생시키고픈 청소년들이나 힘든 사회 생활을 하는 아빠의 애환을 이해하고 달래주고 싶은 맘좋은 아이들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사람은 영악한 요즘 아이들의 존경을 받고 싶은 아버지들이다. 이 책이 단순히 청소년 소설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이유, 그리고 독일에서 전문경영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를 이 책을 읽어 본 아버지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여곡절 끝에 샘의 광고기사는 토요일에 발간되는 신문의 자율 광고란에 실렸다. 그의 기사는 신문 74면에 100달러짜리 지폐만한 크기로 실렸다.

< 아빠를 팝니다. 직장에서 무능하다는 이유로 쫓겨난 퇴직자라서 값은 아주 쌉니다. 성격은 온순하고 성실하며, 밥은 그리 많이 먹지 않습니다.신발 사이즈는 270, 대머리이지만 이빨 하나는 끝내주는 왼손잡이 중년 남자입니다. 판매인 : 샘 보카, 연락처 : 앨버니 스탠포드가 43번지 >
--- pp.213~214
'어떻게 하면 이처럼 성공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고... 또 매일 같이 15시간 이상은 일을 해야 돼. 그리고 목표를 세우는 거야... 한 가지 더. 절대로 포기해선 안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 p.157
아들은 부끄러웠다. 비록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벌인 일이었지만, 아빠의 무능함을 탓하며 아빠를 무자비하게 몰아붙였던 것을... 겨우 열네 살짜리 아들이, 아빠가 가족을 돌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빠를 팔아버린 것이다.
--- p.242
" 제가 왜 저런 책을 읽는지 알고 싶으세요?"
" 그야 물론이지."
아들의 목소리는 약간 불분명하게 들렸지만 디노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멋쩍을 때 하는 습관대로 머리를 긁적이며 샘의 말을 기다렸다. 디노는 평소에 진실이 아닌 그 어떤 말도 귀담아 듣지 않는 멋진 모습을 심어 주려고 애쓴 보람을 내심 느끼고 있었다. 샘은 한참 망설이다가 말문을 열었다.
"정말로 알고 싶으세요?"
디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샘은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고는 말했다.
" 좋아요. 아빠가 정말 진실을 알고 싶다면 말할게요. 제가 이런 책들을 읽는 이유는 ... , 그 이유는 솔직히 아빠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예요."
순간 디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양쪽 볼은 실룩거렸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 pp.24~25
" 제가 왜 저런 책을 읽는지 알고 싶으세요?"
" 그야 물론이지."
아들의 목소리는 약간 불분명하게 들렸지만 디노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멋쩍을 때 하는 습관대로 머리를 긁적이며 샘의 말을 기다렸다. 디노는 평소에 진실이 아닌 그 어떤 말도 귀담아 듣지 않는 멋진 모습을 심어 주려고 애쓴 보람을 내심 느끼고 있었다. 샘은 한참 망설이다가 말문을 열었다.
"정말로 알고 싶으세요?"
디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샘은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고는 말했다.
" 좋아요. 아빠가 정말 진실을 알고 싶다면 말할게요. 제가 이런 책들을 읽는 이유는 ... , 그 이유는 솔직히 아빠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예요."
순간 디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양쪽 볼은 실룩거렸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 pp.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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