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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 탁선생의 손에 잡히는 논리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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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7.7 리뷰 25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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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88*254*20mm
ISBN13 9788970132938
ISBN10 897013293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늘도 나는 아침에 눈을 뜬다.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물 한 잔 마시기. 건강에 좋다고 한다. 거의 하루도 빠뜨리지 않는 일이다. 물을 마신 후에는 습관적으로 신문을 펼친다. 매일 신문에 뭐 볼 거 있느냐는 식으로 말은 하지만, 습관이란 무서운지라 오늘도 신문을 펼치게 된다. 내게는 신문 뒷부분에 실린 사회면부터 보는 습관이 있는데 세상을 거꾸로 읽는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앞으로 읽다보면 신문의 칼럼과 사설을 읽게 되는데 별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른바 여론 지도층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이 또한 습관적으로 읽게 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사설이나 칼럼은 아침의 물 한 잔만큼도 내 건강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논리적으로 미비한 점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는 있으나 내용을 떠나 칼럼이나 사설이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읽는 사설이나 칼럼이 제대로 씌어진 것인지, 만일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이나 줄 수 있는지,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은 씌어졌다.

이 책은 논리학의 셈본이다. 즉 논리학이란 무엇인지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논리학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보이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따라서 결코 어려운 책이 아니다. 어려운 논리학 책을 쓸 실력도 없거니와 이미 논리학 책은 아주 많이 나와 있으므로 한 권 더 추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논리학과 논리학의 셈본의 관계는 수학과 셈본의 관계와 비슷하다. 수학은 어렵고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인다. 미적분과 복소수, 벡타를 몰라도 살아가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나도 그런 것들을 배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여태껏 써본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셈을 할 줄 모른다면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동네 가게에서 라면 한 봉지를 사도 셈을 못한다면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

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기술이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셈본을 배우고 셈을 할 줄 모르면 바보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논리학의 셈본은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는 물건을 교환하는 것 못지않게 생각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데, 왜 물건 교환에 필요한 셈본은 가르치면서 생각을 교환하는 데 필요한 셈본은 가르치지 않는지 생각할수록 이상하다. 남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면 생각을 주고받을 수가 없다. 또 내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스스로 점검할 수 없다면 남의 말을 듣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가게에서 780원어치 물건을 고르고 1,000원을 냈다. 만약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두 사람 모두 셈을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셈을 못한다면 아주 난처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런 곤경이 사회를 불편하게 만들고 모두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셈본을 배운다.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떤가? 어떤 사람이 절도 용의자로 잡혀왔다. 형사가 다짜고짜 다그친다. "왜 훔쳤어?" 용의자는 "안 훔쳤어요."라고 대답한다. 몇 차례 같은 문답이 오가고 난 뒤에 형사는 "아니, 말귀를 못 알아듣네." 하며 한 대 쥐어박는다. 점차 강도가 높아지면 고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두 사람이 모두 논리학의 셈본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형사가 "왜 훔쳤어?"라고 물으면 용의자는 "그것은 복합질문의 오류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면 형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그렇군. 그럼 다시 시작하자. 네가 훔쳤어?"라고 물을 것이다. 용의자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형사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논리학의 셈본이다. 거스름돈을 잘못 받으면 제대로 셈을 해서 따지고 수긍하는 절차를 밟는다. 생각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수학에 셈본이 필요하듯 논리학에도 셈본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논리학의 원리와 개념들을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논리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안내서처럼 제시하려 한다. 원리를 알지 못하더라도 안내서에 제시된 방법대로 따라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령 에어컨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는 모르더라도 안내서대로 하면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다. 이 책은 안내서이다. 그러니까 논리학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여주는 설명서인 셈이다. 논리학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안내서대로 하면 생각을 점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논리학 책이라고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휴대 전화기 작동 설명서를 대하듯 읽으면 될 것이다.

수학의 셈본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처럼 논리학의 셈본도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즉 이 책은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안내서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자주 읽는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을 분석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거의 매일 대하는 칼럼을 어떻게 읽어내느냐 하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문제다. 독자들이 칼럼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면 좋은 칼럼은 살아남고 시원찮은 칼럼은 사라지게 된다. 즉 우리 언론의 수준이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의 신문은 칼럼을 쓰는 사람은 문장력으로, 읽는 사람은 감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양쪽 모두 논리적 사고력을 갖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칼럼의 질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결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일조할 것이다. 독자는 신문의 칼럼을 분석하면서 우리가 읽는 칼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류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pp. 8 ~ 11
셈본은 실제로 셈을 하지 않는다면 쓸모가 없다. 속셈학원에서 배운 셈을 동네 가게에서 실제로 과자 사는 데 쓰지 않는다면 셈본을 배울 이유가 있겠는가? 연습을 통해서 자기 것이 되면 더 이상 셈본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도 셈본의 일종이므로 독자 여러분이 완전히 익히게 되면 자연히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성룡이 영화 <취권>에서 보여준 권법은 겉보기에 권법 같지 않다. 주정뱅이가 흐느적거리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영화를 자세히 보면 자연스러운 권법을 익히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렇게 해서 권법이 몸에 완전히 익으면 권법을 잊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도 이 셈봄을 몸에 익혀 셈본을 완전히 잊기 바란다. 매뉴얼을 매뉴얼대로 하고 있다면 더 이상 매뉴얼은 필요 없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중앙일보> 2001년 7월 27일자 칼럼제시

약간은 어려워 보이는 이 칼럼은 논쟁적이다.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논박한 뒤에 경제의 어려움을 헤치고 나오기 위해 중국에서 배울 것은 세계화 강요의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이고, 그것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짜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칼럼은 사실상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진념 부총리 발언에 대한 반박이고, 다른 부분은 경제 난국의 해법이다. 논증으로 구성해보자.

〈가〉
전제 1. 진념 부총리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고 말했다.
2. 첫째 이유는 기업 내부의 급여가 10배 이상 차이 난다는 것이다.
3. 둘째 이유는 중국에는 외국 자본 진출을 국부 유출로 몰아붙이는 '매판자본' 논란이 없다는 것이다.
4. 첫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에도 그 정도의 격차는 흔하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임금 격차에 있지 않다.
5. 둘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세계화 시대에 자본의 활동은 제약받지 않으므로 매판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외자가 들어와 기업을 세운다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세우는 대신 집어삼키므로 걱정거리가 된다.
6. 따라서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
7. 개발 독재에서 문민 정부를 거쳐 오늘의 국민의 정부까지 온갖 요직을 두루 거친 진념 부총리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면 5∼10년 뒤 우리 경제의 위상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소름이 끼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8. 재계는 정부에게 발목만 잡지 말라고 요구한다.
결론 9. 중국에서 배울 것은 세계화 강요의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이고, 그것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짜내야 한다.

최대한 호의적으로 논증을 재구성하고 숨은 전제도 찾아내 보완해서 이 칼럼을 분석해보자.

관련성
이 논증은 두 개의 소논증으로 되어 있다. 전제 1에서 전제 6까지가 첫째이고, 둘째 소논증은 전제 6에서 결론 9까지이다. 첫째 소논증의 결론인 전제 6은 다음 소논증의 전제의 하나로 쓰인다. 두 개의 소논증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성해볼 수 있다.

〈나〉
전제 1. 진념 부총리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고 말했다.
2. 첫째 이유는 기업 내부의 급여가 10배 이상 차이 난다는 것이다.
3. 둘째 이유는 중국에는 외국 자본 진출을 국부 유출로 몰아붙이는 '매판자본' 논란이 없다는 것이다.
4. 첫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에도 그 정도의 격차는 흔하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임금 격차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5. 둘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세계화 시대에 자본의 활동은 제약받지 않으므로 매판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외자가 들어와 기업을 세운다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세우는 대신 집어삼키므로 걱정거리가 된다.
결론 6.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

〈다〉
전제 1.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
2. 개발 독재에서 문민 정부를 거쳐 오늘의 국민의 정부까지 온갖 요직을 두루 거친 진념 부총리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면 5∼10년 뒤 우리 경제의 위상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소름이 끼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3. 재계는 정부에게 발목만 잡지 말라고 요구한다.
결론 4. 중국에서 배울 것은 세계화 강요의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이고, 그것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짜내야 한다.

우선 논증 〈다〉를 보자. 중국에서 배울 것이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라면 논증 <나>의 전제 1은 이 논증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즉 한국이 중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것과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를 찾는 것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고 앞선 체제라면 중국이 우리의 궁리를 찾는 데 모범 사례가 될 수도 있겠으나 필자가 보기에 중국은 한국보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의 생존 전략을 짜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전제 2는 진념 부총리가 한국 경제를 비관하지 말고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인데 경제 부총리가 경제 전반에 걸친 위기감을 각성시키고 경쟁력의 획기적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생존 전략과 왜 무관한지 알기 어렵다. 필자는 부총리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고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대책을 강구하자는 것은 필자의 주장이기도 한데 왜 부총리가 같은 말을 해서는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필자는 진념 부총리가 "개발 독재에서 문민 정부를 거쳐 오늘날 국민의 정부까지 온갖 요직을 두루 거친" 사람으로서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인신 공격의 오류다. 즉 누가 말했는지가 아니라 발언의 내용을 문제 삼아야 하는데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 없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인식 공격의 오류, 더 정확히는 정황에 호소하는 오류가 된다.

전제 3은 재계가 정부에게 발목을 잡지 말아달라고 호소한다는 것인데 필자는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즉 정부가 재계를 압박하거나 간섭하지 말고 풀어주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제 3이 결론과 관계가 있는가는 이와는 다른 문제인데,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살아남을 궁리를 하려면 정부와 재계가 대등한 입장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즉 세 가지 전제 가운데 전제 1과 전제 2는 관련이 없어 보이고 전제 3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점수는 1점이다.
-- pp. 148 ~ 152
<중앙일보> 2001년 7월 27일자 칼럼제시

약간은 어려워 보이는 이 칼럼은 논쟁적이다.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논박한 뒤에 경제의 어려움을 헤치고 나오기 위해 중국에서 배울 것은 세계화 강요의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이고, 그것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짜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칼럼은 사실상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진념 부총리 발언에 대한 반박이고, 다른 부분은 경제 난국의 해법이다. 논증으로 구성해보자.

〈가〉
전제 1. 진념 부총리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고 말했다.
2. 첫째 이유는 기업 내부의 급여가 10배 이상 차이 난다는 것이다.
3. 둘째 이유는 중국에는 외국 자본 진출을 국부 유출로 몰아붙이는 '매판자본' 논란이 없다는 것이다.
4. 첫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에도 그 정도의 격차는 흔하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임금 격차에 있지 않다.
5. 둘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세계화 시대에 자본의 활동은 제약받지 않으므로 매판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외자가 들어와 기업을 세운다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세우는 대신 집어삼키므로 걱정거리가 된다.
6. 따라서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
7. 개발 독재에서 문민 정부를 거쳐 오늘의 국민의 정부까지 온갖 요직을 두루 거친 진념 부총리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면 5∼10년 뒤 우리 경제의 위상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소름이 끼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8. 재계는 정부에게 발목만 잡지 말라고 요구한다.
결론 9. 중국에서 배울 것은 세계화 강요의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이고, 그것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짜내야 한다.

최대한 호의적으로 논증을 재구성하고 숨은 전제도 찾아내 보완해서 이 칼럼을 분석해보자.

관련성
이 논증은 두 개의 소논증으로 되어 있다. 전제 1에서 전제 6까지가 첫째이고, 둘째 소논증은 전제 6에서 결론 9까지이다. 첫째 소논증의 결론인 전제 6은 다음 소논증의 전제의 하나로 쓰인다. 두 개의 소논증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성해볼 수 있다.

〈나〉
전제 1. 진념 부총리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고 말했다.
2. 첫째 이유는 기업 내부의 급여가 10배 이상 차이 난다는 것이다.
3. 둘째 이유는 중국에는 외국 자본 진출을 국부 유출로 몰아붙이는 '매판자본' 논란이 없다는 것이다.
4. 첫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에도 그 정도의 격차는 흔하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임금 격차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5. 둘째 이유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세계화 시대에 자본의 활동은 제약받지 않으므로 매판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외자가 들어와 기업을 세운다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세우는 대신 집어삼키므로 걱정거리가 된다.
결론 6.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

〈다〉
전제 1.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진념 부총리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
2. 개발 독재에서 문민 정부를 거쳐 오늘의 국민의 정부까지 온갖 요직을 두루 거친 진념 부총리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면 5∼10년 뒤 우리 경제의 위상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소름이 끼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3. 재계는 정부에게 발목만 잡지 말라고 요구한다.
결론 4. 중국에서 배울 것은 세계화 강요의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이고, 그것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짜내야 한다.

우선 논증 〈다〉를 보자. 중국에서 배울 것이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라면 논증 <나>의 전제 1은 이 논증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즉 한국이 중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것과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궁리를 찾는 것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고 앞선 체제라면 중국이 우리의 궁리를 찾는 데 모범 사례가 될 수도 있겠으나 필자가 보기에 중국은 한국보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의 생존 전략을 짜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전제 2는 진념 부총리가 한국 경제를 비관하지 말고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인데 경제 부총리가 경제 전반에 걸친 위기감을 각성시키고 경쟁력의 획기적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생존 전략과 왜 무관한지 알기 어렵다. 필자는 부총리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고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대책을 강구하자는 것은 필자의 주장이기도 한데 왜 부총리가 같은 말을 해서는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필자는 진념 부총리가 "개발 독재에서 문민 정부를 거쳐 오늘날 국민의 정부까지 온갖 요직을 두루 거친" 사람으로서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인신 공격의 오류다. 즉 누가 말했는지가 아니라 발언의 내용을 문제 삼아야 하는데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 없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인식 공격의 오류, 더 정확히는 정황에 호소하는 오류가 된다.

전제 3은 재계가 정부에게 발목을 잡지 말아달라고 호소한다는 것인데 필자는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즉 정부가 재계를 압박하거나 간섭하지 말고 풀어주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제 3이 결론과 관계가 있는가는 이와는 다른 문제인데,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살아남을 궁리를 하려면 정부와 재계가 대등한 입장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즉 세 가지 전제 가운데 전제 1과 전제 2는 관련이 없어 보이고 전제 3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점수는 1점이다.
-- pp. 148 ~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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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권의 저서로 필력이 널리 알려진 저자가 10여년 동안의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학 책을 썼다는 사실은 대학에서 논리학을 강의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사실 저자는 대학에서 오랫동안 논리학을 가르치면서 교양으로서의 논리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결실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교양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할 '논리학의 셈본'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거기에 걸맞게 일상생활에서 대하는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을 재로로 사용하여 논리학의 실제적 효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 송하석 (아주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이 책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우선 1장 '논증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주장과 논증을 구별한 후에 논증이 다른 주장에 의해 지지되는 주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논증은 전제와 결론으로 구별되는 구조를 갖는 구조물이라는 점을 심은하와 정우성의 연애 사건, 외계인에 대한 고길동과 고민녀의 논쟁 등 재미있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2장 '연역과 귀납'에서는 논증에는 전통적으로 연역과 귀납이라는 두 가지가 있어왔음을 말하고 각각의 특징이 타당성과 개연성이라는 점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3장 '좋은 논증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좋은 논증의 조건을 다룬다. 좋은 논증의 조건으로 크게 관련성, 전제의 참, 충분한 근거, 반박 잠재우기의 네 가지가 제시된다. 즉 전제는 결론과 관련이 있어야 하며 각각의 전제는 참이어야 하고 또한 전제는 결론의 참을 입증할 만큼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예상되는 반박을 미리 제기하고 논증 안에서 해소해야 좋은 논증이 될 수 있음을 밝힌다. 저자는 가장 효과적인 논증으로 지하철 행상의 예를 들고 있다. 지하철 행상은 아주 짧은 시간에 위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논증을 통해 탁월한 논증 실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4장은 '논증으로 재구성하기'인데, 남의 글 즉 칼럼이나 사설을 분석하고 오류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주어진 글을 논증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함을 보인다. 논증으로 구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첫째, 결론을 찾고, 둘째, 왜?라고 묻는 것이다. 그리고 찾은 근거를 전제로 삼고, 숨은 전제가 없는지 살피고 마지막으로 호의적 태도로 논증을 재구성했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습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쓸모 있게 활용하도록 도와준다.

5장 '오류, 제대로 이해하기'는 오류론에 대한 설명이다. 오류란 좋은 논증을 방해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것임을 밝힌다. 이 책에서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가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6장 '오류 분석'은 5장에서 익힌 내용을 신문의 사설과 칼럼에 실제로 적용하여 어떻게 본격적으로 분석해내는지를 알아본다. 몇 편의 사설과 칼럼을 논증으로 재구성하고 재구성된 논증을 자료로 하여 평점을 매겨본다.
이 책은 논리학의 여러 원리와 개념들을 상세히 소개하는 본격적인 논리학 교과서가 아닌, 일상생활에 논리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를 자처한다. 논리학의 원리들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 책을 안내서로 삼아 제시된 방법대로 따라 하다 보면 논리적으로 글을 쓰고 생각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고 논리적인 잘못을 짚어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과 능력을 기르는 것은 판단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그에 따라 더욱 생산적이고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우리의 지적인 역량을 한 단계 성숙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탁석산 선생의 이 책이 우리 사회를 사리와 상식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로 만들어가는 데에 일조하리라 기대한다.
--- 백도형(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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