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재미없고 딱딱한 분위기의 교실을 싫어한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잠을 자는 것이다. 나는 다양한 노래를 찾아내 수업 자료로 활용해왔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과 결합시켜 노랫말을 또박또박 읽어주고, 그 속에서 새로운 언어의 세계를 찾아낸다. 아이들은 노래에서 공부의 동기와 재미를 찾는다. 나는 이런 방식이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지난해 우리 반 학생들은 모두 제1지망 고등학교에 합격했을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12점 만점의 작문 시험 평균점이 11점에 가까웠다. 더 놀라운 사실은 성적이 낮은 학생이라 해도 인기 가요를 바탕으로 작문을 연습하면 쉽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이다.--- p.38~39
문제의 해답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반드시 학생들이 직접 책을 읽고,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논문을 쓰는 것처럼, 직접 해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좋은 자기 학습이다. 학생들은 책을 통해 자유롭게 옛 성현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그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인류가 쌓은 수천 년의 지혜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영향을 주고, 생각의 폭을 넓히고, 인생관의 균형을 바로잡아준다.--- p.49
아침 자습 시간, 새벽 독서 10분, 조회 시간, 시험 답안을 다 쓴 후, 급식 시간, 자기 전 20분 등 자투리 시간은 모두 책읽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조금씩 쌓으면, 본래는 황무지였던 곳에서 기적을 일궈낼 수 있다. 예를 들면 학급에서 절반의 학생이 제1지망 학교에 합격하는 기적 같은 것 말이다.--- p.51
선생님들이 먼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책읽기가 매우 중요하고, 이미 교육의 대세라는 점을 믿어야 한다. 교과서는 더 이상 입시의 유일한 ‘바이블’이 아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어떤 능력을 갖추기를 원하는가. 죽어라 외우기만 한 지식, 아니면 살아 숨 쉬는 지혜? 자발적인 학습, 아니면 주입식 교육?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평생 지닐 수 있는 능력을 배우기를 바란다. 단순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교과서를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요한 책을 찾아내고, 다방면의 지식을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는 작은 걸음이지만, 1년이 되면 큰 변화가 생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 몇 년의 학습 기간에 충분히 노력하여 공부하면 아이들은 반드시 멋진 성적표를 받아온다. 또한 인격과 지혜를 쌓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며 모든 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인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 선생님들이 단호하게 결심을 지켜낸다면 말이다.
지금처럼 책읽기가 교육적으로 각광받으리라고는 나 역시 예상치 못했다. 다만 신념을 굳게 지키며 세심하게 노력했더니, 내 학생들은 입시에서나 사람됨에서나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문화적 자극이 부족한 시골에서 자랐지만, 도시 학생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p.52~23
시골 학생들에게 서점에 가는 것은 사치이고, 근처 대도시에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 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기에는 부모님이 바쁘시고, 음악회에 가서 연주를 듣기에는 배경지식이나 공연 정보가 적다. 이렇듯 시골 학교에서는 문화적 자극이 적고 부모님의 경험과 개별 가정의 교육적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언제나 조그만 하늘의 일부분만 보게 될 것이다.--- p.67
우리 세대는 부모의 기대가 높아 항상 지적을 받으며 자라왔다. 100점이 아니고서는 ‘정말 잘했다’는 칭찬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성적이 아닌 다른 장점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학부모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아주 작은 실력 향상을 위해 다창이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는지를. 그리고 뛰어난 아이는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p.98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독서는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중산층이 몰락한 ‘M자형 사회’에서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가장 중요하고도 쉬운 방법이 바로 독서다. 독서는 학습의 기초이자 지식의 대문을 여는 열쇠이며, 우리가 거인의 어깨에 앉아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으면 가족 관계를 개선할 수 있고, 애정을 바탕으로 독서 습관이 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다.--- p.101~102
학부모들은 대부분 나에게 아이들을 혼내달라고 말하며 “집에선 책을 전혀 들여다보지도 않아요, 때려야 겨우 말을 들어요”라고 하소연한다.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방법이 없으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고, 아이들은 점점 말을 듣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항상 선생님이 나서야만 공부를 한다면 이게 올바른 일일까?’ 이런 아이들이 3년 동안 나의 닦달과 성화로 인해 어찌어찌 고등학교 입학이라는 좁은 문을 들어간다고 해도,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교육을 선생님 한 명에게 모조리 맡겨두는 것은 위험하고 슬픈 일 아닐까?--- p.104
외진 시골 마을로 강연을 하러 갈 때마다 스스로 다짐한다. 사랑을 찾아내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정함을 꺼내자. 나는5 년 전, 10년 전의 내가 아니다. 환골탈태한 새로운 사람이다. 나 스스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왔다. 나는 아이들에게 좀 더 다가가서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다.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을 좋은 고등학교에 많이 보내도 기쁘지 않았다. 해마다 쳇바퀴를 돌리듯 끝없는 압박이 계속될 뿐이었다. 부드러운 표정과 다정한 마음씨의 선생님이 언제부터 무서운 표정과 차가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내 자신에게 말했다. 즈위안 같은 학생을 가르쳤던 것은 축복이라고. 그 아이는 나를 바꿔놓았다. 사랑의 중요성을 알려주었고, 성적이나 점수는 아무것도 아님을 가르쳐주었다.--- p.180~181
착한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면, 나는 격려할 것이다. 그 아이가 발전하려고 한다면, 나는 도울 것이다. 그 아이가 노력하려고 한다면, 나는 칭찬할 것이다.한걸음씩 천천히 아이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기회를 주면서 기다려줘야 한다. ‘학생의 장점을 긍정하라.’ 이것은 내가 장빙팡 교장 선생님께 배운 것이다.
---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