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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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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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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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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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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2.7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7.8만자, 약 2.6만 단어, A4 약 49쪽?
ISBN13 9788958289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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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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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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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아들. 미안해. 미안해. 나는 아빠나 할머니한테, 아니 다른 누구한테도 제대로 된 사과란 걸 받아 본 적이 없다. 미안해 아들, 이란 말은 오글거리면서도 슬펐고 따뜻하면서도 아팠다. -「셔틀보이」32쪽

누군가 (엄마라 할지라도) 쓰레기 같은 내 삶에 대해 이토록 세세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쑥스러우면서도 신기했다. 덕분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상이 조금은 소중하게 여겨졌다. -「셔틀보이」33쪽

나는 셔틀이니까. 셔틀을 꼭 돈이나 휴대폰 같은 것만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마음이나 생각, 뭐 그런 것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셔틀보이」39쪽

우연히 맞부딪히게 되는 검은 거울은 도처에 있었다. 공간의 깊이와 넓이가 모호한 검은 거울은 내 의지로 보는 그냥 거울과는 느낌이 달랐다. 사람이나 사물이 그대로 비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의 내면과 이면도 함께 보이는 것 같았다. -「검은 거울」 67쪽

우석 씨는 십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낙서나 흡연, 기물 파손, 도둑질, 패싸움 같은 건 귀여울 정도였다. 전에 근무하던 역에서는 여중생이 화장실에다 아이를 낳은 뒤 버리고 간 사건도 있었다. 경찰서에서 본 여자애는 어찌나 멀쩡한 얼굴이던지, 그때 일을 생각하면 우석 씨는 저절로 고개가 저어졌다.-「1705호」, 80쪽

진규 또한 그날의 일을 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실제로 잊었다. 그런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그때의 기억이 진규를 구덩이 속으로 떠밀었다. 푸른 하늘과 맑은 햇살 때문에 더 깊고 어둡게 느껴지는 구덩이였다. -「1705호」, 91쪽


나는 옥상에서 우리 집과 비슷한 형태의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동네 풍경을 바라보았다. 같은 모양새의 집들이 앞에도 뒤에도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이제 나만 그 안에 사는 아이들처럼 바뀌면 된다. 옥상 난간에 앉은 비둘기 부부가 나누는 대화가 들려왔지만 나는 못 알아듣는 척했다. 그 뒤로 비둘기들은 내가 나타나면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멀리 날아가 버렸다. 나는 보통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진 자신에게 만족했다. -「나이에 관한 고찰」, 113쪽

비상구 문이 닫힌 뒤 나는 무너지듯이 계단에 주저앉았다. 형준이가 들어간 곳에는 스카이반이 아니라, 그 애 자신을 제물로 바칠 제단이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내 얼굴을 비춰 보았다. 동굴처럼 보이는 검은 화면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얼굴 하나가 떠올랐다. 나뭇가지가 장난을 걸어오거나, 별똥별이 내 다락방에 와 잠을 자고 가는 것쯤은 당연하게 여기던 그 모습도 아니고, 부모님보다 성숙한 마음나이의 얼굴도 아니었다. 무엇으로 잰 나이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나이에 관한 고찰」, 125쪽

쉽게 정리되지 않는 혼란 속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게 있었다. 열네 살, 온전한 나 자신의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과,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일어나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는 것!-「나이에 관한 고찰」, 126쪽

준이 맨바닥에 쓰러진 채 까무룩 잠 속으로 빠져든 건 동이 틀 무렵이었다. 엄마 아빠의 실망과 질책, 학교 아이들의 조롱과 비웃음이 악몽으로 찾아왔다. 잠이 든 상태에서도 준은 떨었고, 흐느꼈고, 괴로워했다.-「천국의 아이들」, 132쪽

근거 있는 자신감을 회복한 준은 파랑머리의 질문을 무시했다. 교실에서도 준은 공부 못하거나, 공부 잘해도 가난하거나, 노는 아이들과는 말을 섞어 본 적이 없었다. 늘 학교 임원인 엄마가 학년 초면 준이 어울릴 아이들을 일러 주곤 했다. 파랑머리 같은 아이는 영원히 그 명단에 낄 수 없다는 걸 준은 엄마 없이도 알 수 있었다.-「천국의 아이들」, 135쪽

준은 집이 그리웠다. 맛있는 음식, 편안한 잠자리, 깨끗한 욕실, 엄마의 잔소리, 아빠의 훈계까지도 그리웠다. 학교, 학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의 일들이 한바탕 꿈이었던 듯 깨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간절했다.-「천국의 아이들」, 147쪽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준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온 마음과 몸을 휘감았다. 울음이 터져 나왔다. 준은 무릎 사이에 얼굴을 처박은 채 울고 또 울었다. 얼마 뒤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준은 남의 방처럼 낯설어진 방안을 둘러보았다. -「천국의 아이들」, 155쪽

얼마나 많은 시간 준은 거울 앞에서 멋진 청년이 된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을 추스렸던가. 그러기 위해 얼마큼 많은 것들을 참으며 뒤로 미루었던가.
준은 한 것보다 하지 못한 것들이 훨씬 많은 열여섯 살 아이가 거울 속에서 점점 희미해지다 끝내 사라지는 것을 속수무책 바라보았다.-「천국의 아이들」, 155쪽

차라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다행일 지경이었다. 말을 할 수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있다 한들, 어떻게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단 말인가. 아니, 어쩌면 아예 깨어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사고를 당하던 순간의 공포가 다시 덮쳐 왔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슬픔과 내가 입양아란 사실에 대한 충격 중 어느 게 더 견디기 힘든지 알 수 없었다.-「즐거운 유니하우스」, 164~165쪽

아줌마의 말이 끝나는 순간, 슬픔과 기쁨, 안도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유니는 점점 희미해졌다. 동우는 누가 못 박아 둔 듯 꼼짝하지 못한 채 사라져 가는 유니를 바라보았다.
‘날 알아봐 줘서 고마워.’-「즐거운 유니하우스」, 178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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