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리스도인의 비전 Transforming Vision』(IVP 역간)을 전면적으로 개정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우리는 이 책에서 ‘포스트모더니티라는 문화 변동의 관점에서 모더니티가 왜 쇠락했는지에 대해 더 정밀하게 분석하려고 했다. 또한 인간의 고통에 반응하시고 특히 출애굽 이야기를 통해 우리와 소통하시는 하나님의 내러티브적 특성과 그 내러티브에 뿌리박은 성서적 세계관을 재규명하고자 했다. 이전에 낸 『그리스도인의 비전』은 포스트모더니티라는 사안은 물론 내러티브까지 간과했다. 따라서 이 책은 심각한 어려움을 야기했고, 결국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비전』을 개정해야 했다.
마침 출판 관계자는 이 책을 개정할 게 아니라 아예 완전히 새로 쓰자고 했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비전』에서 간과했던 포스트모던적 전환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바로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 Truth Is Stranger Than It Used to Be』이다.”
-저자 서문 중에서
“진보신화는 웅장한 환상이었다. 그리고 이 환상은 지구상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끔찍한 악몽이 되었다. ‘주여, 우리 눈에 침을 발라 어떻게 이 비극에서 깨어날 수 있을지 보게 하여 주소서’라고 다른 곡에서 콕번은 노래한다. 콕번이 부른 이 노래 가사는 문화적으로 한겨울을 보내고 있는 모든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되어야 한다. 포스트모던의 비극을 속히 깨닫지 않으면 우리는 머지않아 바벨탑을 세우던 사람들처럼 뼈아픈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하늘까지 닿는 드높은 바벨탑을 건설하여 목적을 이뤘다는 기쁨에 들떠 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심판하사 온 지면에 흩어 버리셨다. 왜곡된 이상은 쓰디쓴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기독교인들이 깨달아야 할 때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인들이 문화를 대적하고 우리가 그 문화 위에 서있다고 생각하고 문화를 정죄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인들을 기독교인답게 만드는 독특성이 무엇이든지간에, 우리 모두는 모더니티의 위기에 연루되어 있다. 따라서 기독교인도 치유가 필요하다. 치유를 위해서는 먼저 이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민감하고도 공감하는 마음으로 이 시대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그 절규가 들려오고 있다. 이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포스트모던 세계관의 윤곽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53-54쪽 중에서
“이 책,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에서 도드라지는 의의, 그러면서도 전작인 『그리스도인의 비전』(IVP 역간)과의 차이는 크게 두 가지이다.
……
첫째, 포스트모던(postmodern)을 세계관의 사고 대상과 주제로 삼았다. 저자들은 포스트모던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호의적이다. 그들은 근대에서 포스트모던으로의 문화 변동의 와중에 처해 있는 북미에서 자신들이 예전에 개진했던 세계관 논의를 적용하고, 재해석하고 있다. 이전에 근대의 자리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전개하고, 근대를 향하여 기독교 세계관의 가치를 설파했다면, 이제는 포스트모던의 자리에서, 포스트모던을 향하여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지, 어떤 모습인가를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둘째, 이야기(narrative)를 세계관의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이야기에 입각해서 세계관을 설명한다. 기독교 세계관이 기독교의 세계관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서에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구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표적으로 구약에서는 출애굽 이야기를, 신약에서는 예수의 십자가 이야기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성경 이야기가 곧 세계관의 뿌리이자 형식이다. 해서, 두 저자는 포스트모던이라는 사안은 그렇더라도 성서의 내러티브를 간과한 지난날의 책을 심히 애석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두 번째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포스트모던하면서도 성서적이며, 개신교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야기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의 적절하고도 유효한 형식이자 내용이다. 이 책이 강력하게 예증하는 바, 성서를 이야기로 읽고, 세계관의 성격과 기초를 이야기에서 찾는 것은 그 효능이 뛰어나면서도 성경에 철저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어쨌든, 이 책은 변화된 시대에서도 여전히 기독교 세계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치밀하고도 대담하게 논술한다. 그렇다, 잔치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성서의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살아내는 것은 영속적인 과제이다. 이 책은 그 과업을 달성하는데 중요한 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역자 후기 중에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