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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괜찮아

힘들어도 괜찮아

웅진책마을이동
리뷰 총점9.5 리뷰 4건 | 판매지수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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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9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45쪽 | 321g | 271*213*20mm
ISBN13 9788901070469
ISBN10 89010704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그림 : 다치바나 나오노스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해 오다 책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림책 <흐느적흐느적 이상한 프란켄>, 에세이 <남자는 갑자기 멈추지 않는다>를 비롯해 많은 책을 냈으며, 넘치는 재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런 게 아니야!’라고 소리치고 싶은 걸 나는 늘 꾹 참았다. 내가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니다. 일부러 느려 터지게 구는 게 아니다. 그런 게 아니야. 그런 게…… 아니잖아.
-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낫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손도 발도 모두 점점 약해질 뿐이다. 팔도 다리도 점점 가늘어지고 있는데, 왜 그런지 전보다 몸은 훨씬 무겁게 느껴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 난 해마다 돌아오는 운동회가 슬펐다. 내 몸이 쓸모없게 변해 가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 운동회란 몸이 얼마나 자랐는지 보여 줄 기회인데 내 몸은 자란다기보다 뭐랄까, 쓸모없어진다는 걸 알리는 발표회나 다름없었다. 나는 햄버거를 꽉 쥐고 입에 가져갔다. ‘입에’ 햄버거를 가져간 것이 아니라 햄버거에 ‘입을’ 가져간 것이다. 다시 말해 ‘개처럼 먹는’다. 손이 올라가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예의에 어긋나는 걸 따질 겨를이 없다. 그런 걸 따지다 보면 굶어 죽고 말 것이다.
- 쓸모없어진다는 것

“오줌, 부탁해.” …… 가즈요는 요강을 들고 와서 “꺼내.” 하고 말했다. 꺼낼 수 있으면 부탁하지도 않지,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그저 허리를 비비 꼬며 “빨리.”라고 재촉할 뿐이다. “에잇! 더러워 죽겠어, 진짜!” 가즈요는 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움츠러든 고추를 잡아 뺐다. “아파.” “해 달라며, 말이 많아.”뭐, 하느님이라고? 하느님 같은 게 어디에 있는 거야? …… 하느님이 있다면 있다는 걸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 힘이 있다면 날 어떻게 좀 해 줬으면 좋겠다. 적어도 공평하게 해 주기를 바라는 거다. 나에게 이런 몸을 줬다면 적어도 뭐 하나 다른 좋은 걸 줘야 하지 않은가. 안 그러면 너무 불공평하다.
- 하느님은 불공평하다

어젯밤에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높은 낭떠러지로 보이는 곳에서 엄마와 동생이 나에게 등을 진 채 서서 즐거운 듯 이야기하고 있었다. …… 마음속에서 불끈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두 사람에게 다가가 있는 힘껏 등을 떠밀었다. 소스라치게 놀라 돌아보는 두 사람의 얼굴이 또렷하다. …… 꿈이라 다행이다.
- 꿈

사람은 변한다. 슬픈 일, 마음에 들지 않는 일, 실망스러운 일, 괴로운 일, 짜증나는 일, 그런 일들이 너무 많으면 견딜 수 없게 되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 병이 걱정되어도 자살조차 할 수 없다. 내 몸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완전히 식물 같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그래도 사람이다. 사람이긴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식물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진정한 식물인간인 것이다.
- 사람은 변한다

텔레비전에서 “다가오는 해에는 밝은 희망을 품도록 해요. 올해도 잘 가요.”라는 아나운서의 말에 엄마가 한숨을 내쉬었다. “다가오는 해에 밝은 희망을 가지란 말이지…….” 나도 엄마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에게 ‘희망’이라는 말이 흐릿하듯, 엄마에게도 ‘희망’이라는 말은 별로 힘이 솟는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 상태는 하루하루 나빠지고 있다. 제자리걸음 하는 날은 있어도 결코 좋아지는 날은 없다. 몸의 느낌으로 알 수 있다.
- 새가 되고 싶어

난 애물단지다. 애물단지인 데다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나. 살아 있어 봐야 소용없다. 나 때문에 아빠와 엄마는 헤어져 버렸다. 나 때문에 동생은 제멋대로 굴게 되었고, 엄마는 술을 마시게 되었다. 내가 없어지면 된다. 그러면 모두들 지금보다 행복해진다. 틀림없이…….

그 애가 죽고 나서 난 비로소 알았어.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움을 가지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라는 걸. 모두 괴로움이 있다는 걸. 모두 괴로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말이야.
- 단 한 번뿐인 인생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진행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특수학교 6학년 소년 시게루. 하지만 처음부터 몸이 이렇게 불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엄마 아빠에게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뛰어 놀던 시게루였지만 2학년 때 발병한 뒤로 조금씩 굳어진 몸은 이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밥을 먹을 수도, 몸을 뒤척일 수도, 심지어 볼일을 볼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시게루가 아프다는 걸 알게 된 뒤로 곧장 집을 나간 아빠와?바쁜 일상 때문인지 시게루에게 살갑지 못한 엄마와 몸이 불편한 오빠를 얕잡아 보고 하찮게 대하는 여동생. 이런 가족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시게루는 한없이 절망합니다. 더구나 친하게 지내던 선배 아오키의 죽음을 맞아 더욱 자신의 모습과 놓인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뀌어 갑니다. 하지만 심한 독감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시게루는 우연히 엄마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엄마가 자기 때문에 힘들어 하고는 있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자신을 미워하거나 자신에게서 벗어나고자?애쓰지 않는다는 걸 깨닫습니다. 다시 마음의 평정을 찾은 시게루. 몸은 나날이 더 고통스러워지지만 그래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은 시게루는 엄마와 여동생에게 먼저 웃음으로 다가가고, 이런 시게루의 건강한 변화에 가족들도 사랑으로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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