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의도적으로 화를 내야만 아이가 말을 듣는다면, 그 엄마는 항상 광분한 상태로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손상될 수밖에 없으며,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화를 내야 하는 부모는 매일 밤 지독한 두통과 가슴 떨림 증세로 고통을 받는다. 헨리의 엄마는 아들이 그 즉시 순종하는 장면을 평생 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헨리에게 위협을 줄 수 있을 만큼의 분노점에 도달하는 데 보통 2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행동을 유발하기 위해 부모도 같이 '행동'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사실 부모들이 기대하는 그대로 아이들을 행동하게 할 수 있는 수단들은 많다. 그 수단 가운데 몇 가지는 자녀들에게 고통을 주고, 다른 몇 가지는 보상을 준다. 아주 작은 고통일지라도 적절하게 시행하면, 자녀에게 커다란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당신도 알겠지만, 부모는 단지 명령하고 자녀는 바로 순종하는 그러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부모는 자녀가 부모의 뜻에 협조하도록 하는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수단이 없는 부모들을 위해 한가지 제안하겠다. 목 아래 부분 어깨 근처에 보면 조그만 근육이 양쪽에 잡힌다. 이 근육을 지그시 눌러주면 대뇌에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너무 아프다! 다음부터는 이러한 고통이 전달되지 않게 해!"
이러한 고통은 일시적이고 몸에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엄마의 말을 무시하는 꼬마들에게는 엄마에게 믿음직한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자, 다시 헨리와 엄마의 잠 재우기 현장으로 돌아가보자. 엄마는 차라리 헨리에게 "앞으로 15분만 더 놀아라"고 말하거나 자명종을 맞춰놓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행동이 갑자기 방해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리 시간을 정해놓는 것이다. 만일 시간이 되어도 헨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양손으로 어깨 근육을 지그시 눌러준다. 이러한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면 헨리는 근육 누르기 기술을 사용하기 전에 바로바로 움직일 것이다.
--- pp 132~133
사례 6) 제 딸은 여섯 살인데,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릅니다. 껍이나 사탕을 집어들고 사달라고 생떼를 쓰거든요. 안된다고 하면 울고불고 바닥에 엎드려 난리를 피웁니다. 사람들 앞에서 때리기도 뭐해서 그냥 사주곤 합니다. 딸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답) 만일 평소의 규칙과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거룩한 성소'가 있다면 아이들은 그 안전지대에 들어갈 때마다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것입니다. 댁의 딸에게는 슈퍼마켓이 성소인 셈입니다. 다음에는 슈퍼마켓에 가기 전에 먼저 딸과 담판을 지으십시오. 당신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농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십시오. 그런데도 딸이 전에 하던 대로 떼를 쓰면, 주차장이나 건물 뒤로 데리고 나와 집에서 하던 대로 쓴맛을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엄마의 말을 잘 들을 것입니다.
--- pp 92~93
몰론입니다. 일년 전쯤, 나는 무척이나 힘겹고 부담스러운 일을 떠맡아 몹시 지쳐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너무 지치고 피곤한 탓에 별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열 살 난 딸에게 짜증을 부리고 말았습니다. 내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지 너무 피곤하다는 이유로 행동을 고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녁, 나는 딸의 잘못도 아닌 일을 가지고 딸을 심하게 나무랐고, 몇번이나 그 애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잠자리에 들 무렵, 내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단잠을 자고 일어나 맛있는 아침까지 먹고 나니 한층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딸이 등교하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먼저 딸을 찾아갔습니다.
"아가야! 아빠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지? 아빠도 가끔은 다른 사람처럼 피곤하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한단다. 그런 다음 후회하는 적도 많지. 어젯밤에는 아빠가 네게 너무 심하게 대한 것 같다. 아빠가 잘못했다. 네가 나를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자 딸은 와락 내 목을 끌어안더니 충격적인 말을 던졌습니다.
"아빠가 사과하러 오실 줄 알았어요. 이제 괜찮아요. 아빠! 모두 용서해 드릴게요."
--- pp 35~36
많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부모의 권위를 테스트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첫돌 이전에 나타나는 부모와 자녀의 의지충돌은 그 정도 면에서는 극히 미약하고 횟수도 드물지만, 갈등과 대결은 본격화됩니다. 내 딸의 경우에는 생후 9개월 되었을 때, 처음으로 제 엄마에게 대들었습니다. 아내가 부엌 바닥에 왁스칠을 하고 있었는데, 딸이 엉금엉금 기어서 부엌으로 왔습니다.
"안된다. 아가야!"
아내는 딸에게 부엌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손짓하며 말했습니다. 우리 딸은 다른 애들보다 말을 일찍 깨우친 편이어서 "안된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딸은 엄마의 명령을 무시하고 왁스가 끈적거리는 부엌바닥으로 기어들어 왔습니다. 아내는 딸을 번쩍 안아 부엌 밖으로 데려가 다시 엄하게 명령했습니다.
"부엌으로 절대 들어오지 말거라!'
하지만 딸은 아까보다 더 의기양양하게 반짝반짝 광이 나는 부엌 바닥으로 기어들어 왔습니다. 아내는 또다시 딸을 안아 밖으로 데려가 경고했고, 이런 과정이 일곱 차례나 반복되었습니다. 마침내 딸은 울음을 터뜨리며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그것이 아내와 딸이 벌인 최초의 의지충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후로 아내와 딸의 의지 충돌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첫돌 무렵의 아기들은 어떻게 징계해야 할까요? 대답은 매우 신중하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주의력이 분산되어 있어 매우 산만합니다. 아기가 값비싼 찻잔을 손에 쥐고 있으면 잡아채듯 홱 빼앗지 말고 밝은 색의 플라스틱 컵으로 바꿔주십시오. 아기가 떨어뜨릴 것을 미리 대비해서 말입니다.
혹시라도 아이와 부모의 의지가 충돌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면, 부모가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이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체벌'이 아니라 '인내'로 해야 합니다. 마치 내 아내가 부엌에 침입한 딸을 번쩍 안아 밖으로 데려가는 행동을 일곱 차례나 반복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엄마들은 아기의 눈물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엄마가 아기의 눈물을 두려워하면 아기는 그 무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엄마의 의지를 굴복시킬 것입니다. 아기에게 짜증내지 말고, 퉁명스럽게 대하지 말고, 거칠게 대하지 마십시오. 용기를 가지고 아기를 이끌어 나가십시오. 그래도 앞으로 전개될 나날에 비하면, 첫돌 무렵은 아이의 생애에서 아주 고요하고 평온한 편입니다.
--- pp.5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