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산문집

리뷰 총점8.8 리뷰 61건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88g | 128*188*20mm
ISBN13 9788961880824
ISBN10 896188082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여행을 갔다 오면 늘 후유증이 있다. 긴 여행이든 짧은 여행이든, 소속이 있든 없든. 난생처음 휴가를 이용해 8박 9일의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는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가 없었다. 그 뻥 뚫린 가슴을 메울 길이 없었다.
‘저 끝없이 펼쳐진 길이 너를 부르는데,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니?’
그래서 길을 떠났다. 여행이 직업이 된 이후에도 여행 후유증은 늘 있었다.
TV에서 직접 가본 유럽의 도시와 풍경을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며 잠 못 이루고, 더운 여름 거리를 걷다가 매연 섞인 공기를 맡으면 방콕에서 활보하던 추억이 생각나 가슴이 저려온다. 인도 음식점에서 카레 냄새만 맡아도 가슴이 울컥하고, 지하철 안에서 길을 묻는 외국인만 봐도 지난 여행이 떠올라 괜히 우울해진다. 몸은 돌아왔으나 마음은 아직 그곳에 있는 상태. 아직도 꿈속을 헤매는 듯 그곳이 계속 생각난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자꾸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은 중독성이 강하다. 하물며 학생이나 직장을 다니는 싱글들은 오죽할까? 빡빡한 입시제도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온갖 인간관계와 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직장인은 정말 모든 걸 떨쳐버리고 떠나고 싶을 것이다. 새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고 싶을 것이다. 내가 그랬기에 나는 그들의 심정을 잘 안다. 그러나 그렇게만 살아갈 수 없기에 고민하는 것 아닌가.
-‘여행 후유증’ 중에서-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당장 떠나지 않으면 몸살이 나고 살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라면 떠나야 한다. 정신 건강상 떠나야 하고 남은 인생을 위해서도 떠나야 한다. 그러나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나 시간도 문제겠지만, 자신의 이기적인 열망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 전에 만난 30대 직장인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의 샐러리맨으로 내 눈에는 아무 문제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얘기를 나누던 중 그가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긴 한데, 내 삶에 나는 없고 일만 있어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 떠나고 싶은데, 아내와 딸아이를 보면 차마 그럴 수 없고…….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떠나고 싶지만 주어진 현실과 상황 때문에 그 마음을 접어야 하는 사람이 어디 그뿐이겠는가. 사람에 따라 나이 앞에서 용기를 내지 못할 수도 있고, 나이 든 부모를 보면서 떠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를 수도 있으며, 돌아온 후의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릴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당장 떠나지 못하는 삶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때를 늦추며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지금이 아니어도 괜찮아’ 중에서-

그날 밤 나는 영국인 퀵 서비스맨과 커피를 마시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다.
“이제 어디로 가요?”
“싱가포르, 그리고 배 타고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로 갈 예정이에요. 그런 다음 영국으로 돌아가려고요.”
“영국에서 일하다가 다시 여행을 떠나겠지요?”
“그럼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계속 이렇게 살 건가요?”
“글쎄요. 나이 들면 달라져야겠지요. 평생 이렇게 살 수 있겠어요?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하하. 아직 미래를 앞당겨서 걱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맞아요. 우린 미래를 걱정하기에는 너무 젊어요.”
그랬다. 그 시절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기에는 너무 피가 뜨거웠다.
“지금까지 당신과 두 번 만났는데 이제 앞으로 어디서 또 만나게 될까요?”
“글쎄요. 아마 싱가포르?”
그의 예상대로 나는 싱가포르의 어느 거리에서 그를 우연히 만났고, 영국인 미용사 둘도 다시 만났다. 그러나 우리는 주소를 교환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인연으로 남고 싶었다. 그럴수록 내 가슴속에는 그들과의 인연이 더 진하게 남아 있다. 아마 다시 만난다 하더라도 또 그럴 것 같다. 다만, 혹시라도 어디선가 그들을 다시 만난다면 이제 중년이 넘어가는 그들을 꼭 껴안고, 잘 살아왔다고 등을 토닥거려주고 싶다.
-‘언제, 어디서 또 만날까?’ 중에서-

살면서 나는 늘 타인과 비교되었고 또 비교했다. 경쟁을 해야 했고 이겨야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타인의 시선과 나의 자의식이 항상 나를 속박했다. 내가 그런 시선과 가치관에서 자유로워지기 시작한 것은 여행을 하고부터였다. 국경을 넘어 다른 세상으로 가면 나는 다만 한 인간으로 존재했다. 내가 가진 수많은 가치관들은 그 땅에서 잠시 형성된 신기루 같은 것들이었다. 그것을 버리자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이 가슴에 밀려오기 시작했다.
시베리아 평원에서 볼을 스치던 싸늘한 바람, 터키의 어느 골목길에서 코끝을 스치던 빵 굽는 냄새,
그리스의 어느 길가에서 햇빛을 쬐던 고양이, 프라하 구시가지의 카페에서 풍겨나오던 진한 커피 향기, 서역 지방의 카슈가르에서 본 위구르족의 낯선 옷차림……
그 작고 사소한 것들 속에 깃든 아름다움을 보는 순간 나는 행복했다. 아, 이런 것이 존재의 기쁨이로구나. 우리를 영원히 행복하게 하는 것들. 아무리 여행을 많이 하고, 많이 살고, 많이 알아도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면 다 헛것이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예민한 안테나만 있다면 하루가 행복하고 한 달이 행복하며 평생이 행복해진다.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 중에서-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6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