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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 이야기

내 남자친구 이야기

: 2006년 부산시 교육청 추천도서

사계절 1318문고-1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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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0쪽 | 27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1968833
ISBN10 8971968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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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틈나는 대로 아버지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을 들었다. 내가 부탁한 대로 피에르는 녹음 테이프들을 카세트 테이프에 옮겨 녹음해 주었다. 테이프는 대개 아주 오래 전에 열렸던 연주회들을 녹음한 것이었다. 해설자는 약간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옛날식의 허풍 섞인 어투로 말했다.

"프랑스 제4방송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들으실 프로그램은 스테레오 중계 방송됩니다. 라디오 다이얼을 조정하십죠. 자, 음악 나갑니다……."

나는 "녹음에는 오스카 레플렉스!"라는 해설자의 말이 나올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곤 했다.

그 당시에는 음악을 연주한 사람들을 밝힐 때 녹음 기사의 이름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연극에 '연출가'가 있듯이 음악에도 '음악 프로듀서'가 있었다. 테이프에 녹음된 연주회들은 실황 중계였고(30년 또는 40년 된 실황 중계 방송이라니!) 연주곡들은 대부분 현대 음악이었다. 피에르 블레즈, 피에르 셰페르, 앙리 뒤티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올리비에 메시앙, 죄르지 리게티…….

이해해 보려고 애썼지만 그 곡들은 나해했다.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는 그런 연주회보다는 마지막 남은 세 개의 녹음 테이프가 더 마음에 들었다. 그것들은 피아노 음악으로서 실황 녹음된 오스카 레플렉스의 작품이었다. 작곡가 자신이 연주하고 녹음도 맡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곡들이었다. 연주 중간에 가끔 꾾기는 악절들, 이것저것 뒤죽박죽 연주되는 주제들……. 초안 상태의 곡들이었다.
---pp.92~93
그건 나였다. 아니, 피에르가 본 내모습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내 거울이라고나 할까. 나는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피에르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고 있었다. 바로 오늘 그리고 여기에서 끝날 것이다. 바로 내 이야기이므로 나는 그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피에르의 이야기도 하므로 한결 더 흥미로웠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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