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하지 않는 연습
흔히 인생에서 고민은 떼려야 뗄 수 없다고들 말하지요. 그러나 정작 그 고민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막연한 결핍감을 느끼면서 ‘이대로 괜찮을까’ 하고 생각해도 막상 고민의 정체를 모르니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습니다. 직장이나 집에서 아쉬움, 분노, 실망, 침울,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정작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법을 모릅니다. 그로 인해 원인 모를 결핍감은 언제까지고 내 안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1장 반응하기 전에 우선, 이해한다」중에서
사람이 고민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판단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판단이란 이 일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인생은 살 만한 값어치가 있는지 없는지, 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뛰어나고 뒤처지는지 등 단정을 짓거나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어차피 나 같은 건’과 같은 자학도 판단이고, ‘실패했다’, ‘최악이다’, ‘일진이 사납다’와 같은 실망이나 낙담도 판단이며 ‘잘 안 되면 어쩌지?’와 같은 불안이나 망설임, ‘저 사람은 싫고 상대하기 어렵다’는 인물평 역시 판단입니다. 이런 판단은 불만, 우울, 걱정 등 많은 고민을 만들어냅니다.
---「2장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는 연습」중에서
애초에 사람은 각각 다른 ‘뇌’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고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리라 내심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기대나 선입견은 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가 옳다’는 마음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심인 ‘만’도 항상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의견과 부딪치게 되면 자기 자신이 부정당한 기분이 들어 분노로 반응하게 됩니다. (중략) ‘상대방과 나의 반응을 구별해서 생각한다’, ‘상대방의 반응은 상대방에게 맡긴다.’ 이것이 바로 인간관계로 고민하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마음가짐입니다.
---「3장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버리는 연습」중에서
사람은 어째서 남과 비교하고 싶어 할까요? 잡지에서 내 또래의 평균 연봉에 관한 기사를 접하면 안심이 되기도 하고 침울해지기도 합니다.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의 기사를 보면 부담감이나 초조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마음은 항상 바깥 세계를 향하고 직업, 지위, 수입, 외관, 학력, 평가 등 여러 가지 정보를 모으며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려 듭니다. 이 심리는 무엇에 기인하는 것일까요? 비교하는 목적은 한 가지입니다. 역시 인정욕구를 채워 안심하고 싶은 것이지요.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고, 나 정도면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입니다.
---「4장 타인의 시선에서 홀가분해지는 연습」중에서
애초에 경쟁이란 무엇일까요? (중략) 모든 생명은 욕심이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욕심을 채워주는 뭔가를 손에 넣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뇌에 입력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존에 필요한 음식, 주거, 의복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인간의 욕심을 채워주지는 않습니다. 그 사람의 인정욕구를 채워주는 상징적 기호, 즉 지위, 학력, 용모, 경력, 브랜드 등도 인간의 욕심을 채워주는 것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런 기호는 수량이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같은 것을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서 쟁탈전이 시작됩니다. 쟁취는 곧 승리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경쟁의 시작입니다.
---「5장 경쟁이라는 가짜 현실에서 벗어나는 연습」중에서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한 해답은 세상 안에 있고, 따라서 노력해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손에 넣으면 분명 만족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바라는 마음’이 가져다준 것은 늘 ‘나에게 뭔가가 부족하다’는 마음의 갈증이었습니다. 사람에게는 본래 욕심과 분노와 망상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세상은 이런 인간의 번뇌를 교묘하게 자극하고 이용함으로써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세상에서 해답을 구한들 결국은 욕심과 분노와 망상으로 반응할 뿐입니다. 따라서 사람은 바랐다가 실망하는 삶의 반복, 즉 마음의 윤회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그런 세상의 진짜 모습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6장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다」중에서
반응하지 않는 연습 실천편
자신만의 ‘집착’, 자신만의 ‘사고방식’은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그렇게 되면 마음은 계속 술렁이고, ‘그러고 보니 그때도 그랬지’라며 연관 없는 과거를 끌어내거나, ‘내게 그런 말 하는 너는 얼마나 잘하고 있는데?’라며 다른 사람을 탓하며 반발하는 마음을 갖는 등 ‘쓸데없는 반응’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이런 반응이 계속되면 머릿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상태에 돌입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겪는 이런 감정은 그저 ‘반응하고 있는 상태’일 뿐입니다. 사람은 모두, 매일매일 끊임없이 반응합니다.
---「생각하는 순서만 바꿔도 쓸데없는 반응이 사라진다」중에서
무심결에 자꾸 반응해버리는 마음에 지쳤을 때는 ‘감각을 의식하는 것’이 최대의 비법입니다. 대체로 반응은 ‘감정’이나 ‘생각’입니다. ‘불만을 없애기 위한 즐거움’이라는 것은 ‘감정’으로 계속 반응하는 상태이고, ‘인터넷으로 놀거나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행동은 ‘생각(더 엄밀히 말하자면 망상)’으로 계속 반응하는 상태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둘 다 ‘기분 전환’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응 그 자체를 멈췄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곤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반응을 우선 멈추기 위해서는 ‘감정에도 사고에도, 마음을 사용하지 않아야(반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감정으로 의식을 향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반응은 또 다른 반응을 불러올 뿐이다」중에서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전해두려고 합니다. 그것은 ‘반응에 사용하는 의식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의식(마음)에는 ‘용량’이 있어서 사람은 ‘수중에 있는 의식’을 사고나 감정 등 반응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평소의 정신 상태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음이 답답한’ 것은 분노의 감정을 의식에 사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불안해지는 것’은 망상으로 의식이 향한 상태입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불안할 때를 떠올려보면 모두 다른 일을 생각할 수도, 즐길 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의식의 용량이 의외로 작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탁 터놓고 기뻐해본다」중에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사고법’ 안에서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에는 본능적인 욕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만, 비대해진 뇌가 만들어내는 망상이 있기 때문에 만족이나 행복, 마음이 깨끗한 상태에서 오는 쾌가 존재할 여지나 공간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마음이 어딘가 메말라 있고, 채워지지 않는다’는 생각은, 사람의 마음의 성질이 만들어내는 정직한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마음가짐을 연습해보자’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지요. 하지만 마음은 계속 반응하는 쪽이 좀 더 편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 자신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좀처럼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는 생각을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잘못된 사고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옳다’는 착각에서 벗어난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