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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생활하기 최광호

사진으로 생활하기 최광호

최광호 | 소동 | 2008년 05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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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53*224*20mm
ISBN13 9788995277850
ISBN10 899527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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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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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을 찍을 때 나와 만물은 빛난다

좋다. 정말 좋다. 너무 좋기에 얼마나 좋은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너무나 기쁜 그 표정을 나는 슬그머니 사진 찍는다. 좋다고 느끼는 그 순간엔 이유가 필요없다. 논리적인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논리로도 말로도 다가갈 수 없는 그것에 나는 사진으로 다가간다.

좋으면 웃는다. 웃는 그 순간에 나도 모르게 웃듯이 사진을 찍는다. 슬프면 운다. 너무나 가슴 아픈 그 슬픔이 나의 마음을 저밀 때 나는 운다. 우는 줄도 모르면서 눈물을 흘리고, 눈물 흘리면서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누른다.

그것이 사진 찍음이다. 사진 찍음이란, 이유 없는 단순함이다. 그것은 사진가만이 느끼는 순간의 표정을 사진기로 읽어, 외마디 소리로 찰칵하고 질러대는 것이다. 나는 제사지내듯 매일 사진기로 상징적인 의식을 치른다. 그때 내 심장의 박동같이 두근, 두근, 두근, 울리는 셔터 소리. 함부로 멈출 수 없고,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는 이 생명의 소리.

내가 사진을 찍을 때,€그 찍는다는 행위 안에서 나와 타자는, 나와 만물은 스스로의 존재로서 빛난다.

나는 사진가이다. 30년이 넘게 한눈팔지 않고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사진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사진 찍듯이 세상을 말하고, 사진 찍듯이 밥 먹고, 사진 찍듯이 살며, 현상하듯이 나를 보고, 인화하듯이 나를 확인한다. 이것이 사진가로서 세상을 사는 방법이다. 그렇게 나온 한 장의 사진이 내가 사진 찍는 이유이며, 내가 사는 즐거움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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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사진으로 생활하기>는 사진을 시작한 초창기,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이웃 이야기와 같은 그의 사진적 삶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제2부 <사진하며 만난 세상, 사람>은 (부모와) 사진의 스승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뜨겁게 분출되던 시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유학시절 많은 행운들이 따랐던 것 같다. 저자의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저자를 아낀다. 잘난 척으로 보일 수 있는 글은, 그러나 ‘열심히 하는’ 재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예술을 쉽게, ‘재능’으로만 이야기하는 데 일침이라고 놓기나 하듯이. 또한, 제2부는 방황한 젊은 시절에 관한 이야기이다. 표지의 소개에서 나오듯이 예술은 “학교 다니며 공부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가 윌리엄 클라인, 로버트 프랭크, 피아니스트 호르비츠까지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대가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제3부는 저자의 작업을 굵직하게 분류하여 구성했다. 제3부의 제목은 ‘쌀 6,944알을 헤아리는 마음’이다. 정말, 저자는 두 시간을 걸려 쌀 한 홉을 헤아리는, 바보의 심정으로 많은 사진작업을 해온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미련하게 한 작업들이 모여 결국에는 작품이 된 것이다,

제3부의 첫 꼭지 <포토그램, 하늘만큼 땅만큼>은 사진기 없이 인화지와 대상이 직접 만나는 방식의 사진이다. 처음 포토그램을 시도한 것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 ‘시체로서의 몸’을 더 절실히 느끼기 위해서였다(21, 25쪽). 그리고 다시 포토그램을 시도한 것은 IMF 때 필름 값이 비싸서 필름을 못 사게 되자, 필름 없이 직접 인화지 위에 ‘물건’들을 올려놓고 사진을 만든 것이다. 시장에서 1,000원어치씩 채소나 과일을 사가지고 와서 포토그램하여 1,000원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작업에서부터 어머니 포토그램(147쪽)까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작업하는 과정과 마음이 잘 나와있다.

<팔월의 그리운 사람, 그리고 하늘땅>은 십년 동안 8월 15일 하루를 꼬박 걸으면서 사진을 찍은 퍼포먼스에 대한 기록이다. 시작은 동생의 죽음이었지만, 많은 사람과 사진이 함께한 ‘쌀 6,944알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한 십년임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꿈을 크게 키워주려고 떠난 <해안선 여행>도 역시 장기간의 꾸준한 사진 퍼포먼스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사진에 구멍을 내어서 사진을 다시 만드는 작업을 역시 ‘꾸준히’ 해왔는데, <사진에 구멍내기, 삶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는 그 구멍작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사진에 구멍을 뚫기 시작한 것은 미국 유학시절, 자신의 방이 갑갑하고 사진마저 답답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구멍작업은, 살면서 너무 당연하다고 믿었던 틀이 깨지는 순간의 성장의 기록일 수도 있다. 구멍을 내어서 사진가 최광호는 사진과 소통하고, 사진으로 이야기하고, 다시 사진과 만나는 ‘행위’를 해온 것은 아닐까.

제3부의 나머지 한 꼭지는 디지털 사진기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예술사진을 위한 카메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늘 주장한다. 필름값이 들지 않으니 공짜와 마찬가지고 얼마든지 실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저자에게 바다 밑에서 끊임없이 소금을 만들어내는 멧돌과 같은 존재다.

제4부는 사진과 예술로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다. 사진기 고르는 법에서부터 사진기를 내 것으로 만들 때까지, 사진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사진으로 생활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파트라고 할 수 있다. 예술로 삶의 한자락을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예술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사진가로서 저자의 미학관, 윤리관이 뚜렷이 보이는 파트이기도 하다. 제4부의 사진들은 《생활의 발견》 전에서 전시했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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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너와 나는 라이벌이다. - 육명심(사진가)

최광호는 삶에 구멍을 뚫는다. 최광호는 언제나 정열적이고 삶으로부터 무엇이든 좀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는 허튼 게 없다. 그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진실성이 나는 더없이 고맙다. - 제럴드 프라이어(아티스트, 뉴욕대학 교수)

최광호의 사진은 순수하고 명확하며 강하고 부드럽다. 그는 언제나 사진 속의 피사체를 온몸으로 마주보고 있다. 사진이 어떻게 “시와 진실”이 되는지 보여준다. - 모리야마 다이토(사진가)

이 땅에 사진가는 많다. 그러나 사진이 삶이 되는 사진가는 귀하다. 최광호의 삶은 그 자체가 사진이다. 사진으로 생각하고, 사진으로 말하고, 사진으로 생활한다. 사진은 그에게 밥이고, 똥이고, 섹스이다. 그는 그것을 미학적 허세 없이 사진으로 뽑아낸다. - 최건수(사진 평론가)

내가 아는 최광호는 한마디로 대단한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진가다. 그러한 그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글쓰기란다. 이 기회에 최광호의 글과 사진을 동시에 접하며 그의 생각과 시각을 한꺼번에 만난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 박성서(대중음악 평론가, 저널리스트)

최광호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마르지 않는 맑은 예술혼으로 오염된 세상에 세례를 준다. 그러자니 거친 광야는 늘 그의 몫일 수밖에 없다. - 윤세영(《사진예술》 편집장)

쉽고 단순하기 때문에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 아는 것은 사진과 잠자는 일이다. - 심옥련(대장 아내)

최광호 선생님의 관심사는 자신의 삶에 오롯이 몰입하는 일뿐인 것 같다. 그래서 선생님의 경험은 그토록 강렬하고 표현은 그토록 선명한 것이 아닐까. 선생님의 사진에서 나는 사진을 보면서는 처음으로, 바람소리, 구름냄새, 햇살의 따가움을 경험했다. - 옥지인

그저 사진이 재밌고 멋져서 시작했던 나는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해내기 위해 고민하면서 서른 해 동안 알지 못했던 나와 나의 일상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가 매순간 새로운 숨을 쉬고 있음을, 1초 전의 세상이 지금과 같지 않음을 나는 최광호 선생님 덕분에 알았다. - 정재은

나에게는 최악의 선생님과 최고의 선생님이 계신다. 최악의 선생님은 내 사진 선생님인데, 감히 사진으로 자신을 넘보지 못하게 함으로써 최악이고, 최고의 선생님은 내 예술과 인생의 선생님인데, 자신을 쉽게 넘나들게 하여 다 내주어 최고이다. 그 두 선생님의 이름은 최광호다.
박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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