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오리엔탱고'는 누구인가?
그 동안 우리나라에 소개된 탱고 아티스트는 그리 많지 않다. 탱고라는 음악 자체가 지니는 이국적인 정서로 인해 일부 트로트 멜로디에 차용되어 곡의 색다른 분위기의 완성을 위한 소품의 역할은 했을지언정, 본격적인 탱고의 소개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정통 탱고에 대한 이해도 없는 상태에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실험성 짙은 음악을 접한 이들이 장르 자체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개되는 한국인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탱고 듀오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두오 오리엔탱고Duo Orientango라는 이 독특한 이름을 통해 우리는 이 팀이 2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양적인 감성을 담은 탱고를 연주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은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탱고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지닌다. 그것은 기존의 탱고 음악이 지니는 특유의 향기에 덧입혀진 '한국적인 정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들의 탁월한 재능과 역량은 이 아름다운 앨범 [Orientango]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2000년 7월 21일 저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만자나 데 라스 루체스Manzana De Las Luces 국립음악홀에서는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이곳의 무대에 선 두 연주자들의 멋진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공연의 주인공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선과 남성 피아니스트 정진희로 이루어진 듀오인 오리엔탱고. 이날 이들은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여러 작품들을 포함한 기존의 탱고 곡들과 우리의 유명한 민요들을 멋지게 연주하여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특히 피아졸라의 미망인 라우라 에스칼라다Laura Escalada는 남편 음악에 대한 이들의 독특한 해석력에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보르헤스 문화관Centro Cultural Borges이나 팔라시오Palacio 극장 등에서의 성공적인 공연과 여러 FM 라디오에서의 멋진 연주를 통해 이들은 아르헨티나의 탱고 음악계에서 크게 인정받으며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성경선은 1976년 부산 태생으로, 1991년 아르헨티나로 이민 후 UAP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활동을 한다. 이후 후베닐 데라 카마라 오케스트라를 거쳤고 1998년 베토벤 음악원을 졸업한 후 2000년 피아니스트 정진희와 오리엔탱고를 결성하여 활동을 하고 있다. 1976년 서울 태생인 정진희는 1993년에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났다. 1997년 '프로모시오네스 무지칼레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두는 등 여러 연주 경력을 쌓은 그는 1998년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오리엔탱고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