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 나남 | 2002년 03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1 리뷰 61건
정가
9,800
판매가
8,82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7쪽 | 5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0005296
ISBN10 893000529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한실댁은 자손 귀한 집에 와서 아들 못 낳는 것을 철천지한(徹天之恨)으로 삼고 있었다. 남편 보기 부끄럽고 남 보기가 부끄러웠다. 그는 작은 댁이라도 얻어서 자손을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은근히 영감에게 비춰 봤으나 김약국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그러나 한실댁은 그 많은 딸들을 하늘만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딸을 기를 때 큰딸 용숙은 샘이 많고 만사가 칠칠하여 대갓집 맏며느리가 될 거라고 했다. 둘째 딸 용빈은 영민(英敏)하고 훤칠하여 뉘 집 아들자식과 바꿀까 보냐 싶었다.

셋째 딸 용란은 옷고름 한짝 달아 입지 못하는 말괄량이이지만 달나라 항아같이 어여쁘니 으레 남들이 다 시중들 것이요, 남편 사랑을 독차지하리라 생각하였다. 넷째 딸 용옥은 딸 중에서 제일 인물이 떨어지지만 손끝이 야물고, 말이 적고 심정이 고와서 없는 살림이라도 알뜰히 꾸며 나갈 것이니 걱정없다고 했다. 막내둥이 용혜는 어리광꾼이요, 엄마 옆이 아니면 잠을 못 잔다. 그러나 연한 배같이 상냥하고 귀염성스러워 어느 집 막내며느리가 되어 호강을 할 거라는 것이다. 용숙이 과부됨으로써 한실댁의 첫꿈은 부서졌다.
--- p.73
친정처럼 찾아와서 진심으로 일을 거들어주는 여문이를 상대로 용숙이 지껄이고 있었다. 벌써 용숙이네 계집아이가 와서 몇 번이나 살림을 여다 날랐건만 용숙은 집 안팎을 뒤지며 눈이 가는 것을 골라낸다. 용빈은 용숙이 살림을 들어내거나 말거나 전혀 무관심이다. 싫다고 펄펄뛰는 것을 이 년이라는 기한부로 용란을 떠맡겼으니, 용숙이 남은 살림을 좌우하는 것은 당연하였던 것이다.
--- p.386
'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그리고 어디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큰딸은 과부, 그리고 영아살해 혐의로 경찰서까지 다녀왔어요. 저는 노처녀구요. 다음 동생이 발광했어요. 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 그것은 허용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부터가 반대했으니까요. 그는 처녀가 아니라는 험 때문에 아편장이 부자 아들에게 시집을 갔어요. 결국 그 아편장이 남편은 어머니와 그 머슴을 도끼로 찍었습니다. 그 가엾은 동생은 미치광이가 됐죠. 다음 동생이 이번에 죽은 거에요. 오늘 아침에 그 편지를 받았습니다.' (p. 381)
--- p.
'이년아! 그 간부놈을 어디서 알았느냐!'

방문을 걷어찬 봉룡은 노한 짐승처럼 머리를 곤두세우고 포효한다. 숙정이 얼굴을 번쩍 쳐들었다. 다듬은 옥같이 반반한 이마 위에 쏟아지는 봉룡의 붉은 시선, 어쩌면 그건 쾌감을 맛보는 그런 것이기도 하다.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숙정은 냉랭하게 책망한다.
--- p.22
용빈이 서울로 간 뒤 집안은 잠잠해졌다. 용빈이 없어짐으로써 용란은 그 전투력을 잃은 듯 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가 죽은 것은 아니었다. 옛날로 돌아갔을 뿐이다. 속치맛바람으로 뜰안을 왔다갔다하면서 이수일과 심순애의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다. 마음이 내키면 부엌일도 거들었으나 그릇을 깨기가 일쑤였다.

'요눔우 개야! 와 여기다가 똥을 쌌노!'

발을 탕탕 구리며 개를 꾸짖는 용란의 해맑은 목소리가 가을의 오후를 흔들었다. 아마 모르고 개똥을 밟은 모양이다.

'저년은 제주도에나 가서 보제기나 됐으믄 꼭 맞겠다.'

한실댁은 바느질을 하며 중얼거린다. 용란의 광중이 멎으니 남부끄런 생각이 되살아오는 한실댁이다. 남들은, 그것도 자식이라고 집에 붙여놓느니, 어미가 너무 자식을 귀히 여겨 제멋대로 길러서 그러느니, 클딸은 과부가 되고, 세째 딸은 가시나가 서방질을 했으니, 그 집구석의 딸을 누가 데려가겠느냐는 등 말 좋은 이웃들간의 뒷공론이다.
--- p.119
어느덧 용환이 여섯 살이 되었다.초저녁에 한참 자다가 일어나서,

'할머니,앵앵하러 가자아.' 손자가 말하면,

'운냐,운냐,가자.울 애기야.' 하고 일어선다.그리고 손자 얼굴에 명주 수건을 씌워주고 얼레와 연을 들고 나서는 송씨였다.비가 오는 날이면 미꾸자리 잡으로 가자고 아이는 졸랐다.그러면 송씨는 운냐,운냐,울애기야 하며 우죽우죽 나선다.

그렇던 손자는 돌림병 마마에 죽었다.송씨는 문지방에 머리를 마구 받으며 스스로 죽으려고 했다.아이를 갖다 버린 후 송씨는 넋빠진 사람처럼 앞뒤뜰을 왔다갔다하면서 시부렁거렸다.
--- pp.64-65
서울 s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용빈은 이듬해 봄에 마침 소학교를 졸업한 용혜를 데리고 가서 그가 봉직한 학교에 입학을 시켰다. 집에는 용옥이 혼자 남게 되었다. 남해환이 실종된 후, 작년 가을부터 종이섬과 한산섬의 어장을 재정비한 김약국은 기두를 다시 책임자로 앉혔다. 그러나 겨울, 봄에 이르기까지 어장 형텬은 참담한 것이었다. 조류가 바뀌었는지 일찍이 없었던 흉어였다. 젓꾼들은 고사를 지내라고 떠들었다. 물귀신이 붙었다는 것이다.

작년 가을에 김약국 집에서는 남해환의 조난자를 위하여 용화사에서 크게 위령제를 올렸다. 시체를 찾지 못하였으나 남해환이 침몰된 것만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올해 같은 해는 없었소. 내가 이십 년 동안이나 이 짓을 해먹었지만 온 바닷물이 말라도 이 지경은 아닐거요.' 염서방이 답답하다는 듯 말하였다. 그들 역시 고기가 잡려야 신이 나고 어장막이 풍성해지는 때문이다.

젖꾼들이 떠들지 않더라고 기두 자신이 무슨 대책이 없이는 안되겠다고 생각하였다. 고사를 지낸다고 잡히지 않는 고기가 잡히리라 생각지는 않았으나, 궁한 나머지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두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 어장에서 손을 떼고 싶은 것이다. 예감에 지나지 않는 일이나 그는 김약국이 망하리라는 불길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어는 날 기두는 섬에서 통영으로 올라갔다. 김약국 집에 들어섰을 때 명주에 물감을 들이고 있언 용옥이 놀라며 일어섰다. 두 사람의 눈이 부딪쳤다. 용옥의 얼굴은 긴장되었다. 기두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우물거렸으나 그냥 돌아서서 사랑으로 가버린다.
--- p.225-226
'생이는 그라믄 용란이 생이가 시집도 못 가고 그냥 늙어 죽었음 속이 씨원하겄소.'
재봉질을 돌리면서 용옥이 말한다.
'누가 그랬음 좋겠다카나. 하도 이상해서 그러제.'
'이상하기는 뭐가 이상합니꺼? 신랑이 좋다카는데.'
'그놈 담배불에 지진 자식인갑다. 시라국에 데친 자식인갑다.'
'내가 남자라도 용란이 생이처럼 이쁘몬 장가갈라카겠소.'
용옥은 여전히 일손을 멈추지 않고 조용하게 말한다.
'흥, 그라믄 청루의 기생들은 와 시집을 못 가는구?'
'용란이 생이가 청루의 기생입니꺼?'
용옥은 처음으로 얼굴을 들고 용숙을 빤히 쳐다본다.
'마찬가지 앙이가. 다른 사내한테 한번 허신하믄 그건 헌 계집이제. 더군다나 가씨나가 서방질을 했으니 잡탕 앙이가. 여자라는 것은 인물보다 정조를 지켜야만 비싸게 값이 나가는 기란다.'
일장의 훈시다.
'생이는 어째서 그리 말을 간둥간둥 합니꺼, 남의 일같이.'
'이 가씨나아 봐라? 간둥간둥이라니? 뉘한테 하는 말버릇고.'
용숙은 잔뜩 열이 난다.
'생이는 동생을 청루의 기생하고 같다캄서 동생은 그런 말 못할까요?'
제법 다부지게 응수한다.
--- p.127
새터 아침장은 언제나 활기가 왕성한 곳이다.무더기로 쌓아놓은 갓 잡은 생선이 파닥거리는 것처럼 싱싱하고 향기롭다.삶의 의욕이 넘치는 규환속에 옥색 안개서린 아침, 휴식을 거친 신선한 얼굴들이 흘러간다.새벽별은 밝고 축림,전화도, 장대 방면에선느 호박, 고구마, 야채등을 이고 지고 북문안을 넘어서는 촌부들, 안뒤산 큰개,작은개에서는 조개를이고 충렬사를 지나오는 아낙들,발개와 첫개에는 어장배에서 생선을 받아가지고 판데굴을 지나오는 장사꾼들, 삼면 바다에서는 기관선으로부터 통구멩이까지 해초,생선을 실은 어부들이 바다의 새벽을 뚫는다.
--- p.283

회원리뷰 (6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