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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마을

인형의 마을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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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9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484g | 140*213*30mm
ISBN13 9788937482021
ISBN10 893748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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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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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산자락에서 우수수 나뭇잎들이 바람에 휩쓸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숙이고 앉은 여자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는 소리가 아주 먼 데서 들려오는 여음 같아 그는 신경을 집중하고 한껏 귀를 세운다. 하지만 말이 이어졌다 끊어졌다, 그러다가 바람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밀려들곤 한다.

“사람 인생은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난 모든 걸 받아들이죠……. 껴안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 오직 버리기 위해…….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세상을 겪기 시작하죠. 어차피 겪는 게 인생이니까…… 겪는 것 말고는 별달리 할 게 없죠. 안 그런가요?”
---「노적가리 판타지」에서

진실의 언어로 쓰인 최초의 책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진실의 언어를 전파하는 전사들까지 모두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 소중한 존재들은 어둠과 그늘에 숨어서 끊임없이 언어를 갈고 닦으며 하나의 단어에 가짜 체제의 실체를 아로새기고, 한 줄의 문장에 삼천 년의 비밀을 담고, 한 단락에 우주의 운행 법칙을 함축하는 비법을 연마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제2, 제3의 직업 종사자로 자신을 은폐하고 평생을 살아 나간다. 진실의 언어를 전파하기 위해 요리사로 살아가기도 하고, 노동자로 살아가기도 하고, 빵을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경험 속에 녹여서 전달하는 진실의 언어, 그리고 그것들이 조성해 내는 성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되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덧없는 환영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은 허상이요, 시간은 망상이라는 깨달음.
---「독서형무소」에서

“완전한 인생, 완전한 세상에서 아무리 아름다운 아바타로 나를 꾸민다고 해도 그건 영원히 내가 될 수 없어. 상처받지 않는 것들은 영혼이 없는 것들이니까. 그리고 영혼이 없는 것들은 인간이 아니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니? 너 같은 것들은 영원히 인간이 될 수 없단 말야. 피 흘릴 줄 모르고 상처 받지 못하는 인형들, 너희 같은 아바타들이 어떻게 인생을 알 수 있겠니…….”
---「인형의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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