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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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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1쪽 | 416g | 153*224*20mm
ISBN13 9788932019048
ISBN10 8932019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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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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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경의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마르크 블로크 대학에서 시네마와 오디오비주얼 학과를 수료하였다. 이후 같은 대학에서 영어영문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문학과 영문학 간의 비교문학을 중심으로 석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현재 프리랜서로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어머니의 방에 있다. 이젠 내가 여기서 산다. 내가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아마 앰뷸런스에 실려 왔거나, 어떤 차에 실려 온 것은 확실하다. 누군가가 날 도와주었다. 나 혼자서는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매주마다 오는 그 사람, 아마도 내가 여기 있게 된 것이 그 사람 덕분일지도 모른다. 본인은 아니라지만. 그는 나에게 돈을 좀 주고는 원고를 가져간다. 원고지 매수가 많으면, 돈도 많이 준다. 그렇다, 나는 요즘, 약간은 예전처럼 일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아마도 그런 것 같다. 나, 나는 이제 내게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작별을 고하고, 죽어버리고 싶다. --- p.9

그가 말하는 것을 내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내가 말하는 것을 그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그가 실제로 아무것도 몰랐거나, 아니면 그가 나를 자기 옆에 두길 원했던 것 같다. 난 신중하게 이 네번째의 가설에 끌리는데, 왜냐하면 내가 떠나려고 했을 때 그가 내 소매를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재빠르게 목발 하나를 빼서 그의 머리통을 한 방 세게 후려쳤다. 그러니까 그가 잠잠해졌다. 역겨운 늙은이. 나는 일어서서 내 길을 다시 갔다. 그런데 몇 발자국 가지 않아서, 그 시기의 몇 발자국은 내게는 큰 것이었다, 나는 그를 살펴보려고 되돌아서 그를 향해 다시 갔다. --- p.123

내 보고서는 길어질 것이다. 아마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내 이름은 모랑, 자크 모랑이다. 그렇게 불린다. 나는 볼 장 다 본 사람이다. 내 아들도 그렇다. 그 녀석은 분명 그걸 짐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이 인생의 문턱, 진정한 인생의 문턱 앞에 와 있다고 믿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런데 그것은 맞는 얘기다. 아들의 이름도 나처럼 자크다. 이것이 혼동거리가 될 수는 없다. --- p.137

그는 한 손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나는 거기서 비키라고 그에게 다시 한 번 말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도 쥐었다 폈다 하며 내 쪽으로 다가오던 하얀 그 손이 생각난다. 마치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조금 뒤에, 아마도 훨씬 뒤에, 나는 머리가 짓이겨진 채로 땅바닥에 누워 있는 그를 발견했다.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더 분명하게 가르쳐줄 수 없어서 유감이다. 그것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되었을 텐데. 하지만 내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렀는데 이제 와서 문학적으로 빠질 생각은 없다. 나 자신은 아무 데도 다친 곳이 없었다, 아니, 있었다, 몇 군데 할퀸 상처가 있었는데 그다음 날 발견했다.
--- pp.227~22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몰로이』는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몰로이가 자신의 어머니 집을 가다가 길을 잃고 숲에서 헤매던 경험을 희미한 기억을 통해 글로 쓴 것이고, 2부는 사설탐정 모랑이 몰로이를 찾으라는 임무를 띠고 여행을 떠났다가 결국 실패하고 중도에서 길을 잃게 된 이야기를 기록한 글이다.

1부는 한때 부랑자였던 몰로이의 독백으로, 단 두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지금 “어머니의 방”에 살고 있으며,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작별을 고하고, 죽어버리”려고 글을 쓴다. 몰로이는 이곳에 오기 전 어머니를 찾으러 떠났던 여행에 대해 묘사한다. 다리가 불편하여 목발을 짚고 다니는 그는 자유륜(輪)이 달린, 체인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한다. 자전거 위에서 쉬는 도중 자세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체포되지만 다시 풀려난다. 이 마을 저 마을을 옮겨 다니면서 그는 지팡이를 든 늙은 남자, 경찰, 자선사업 봉사자 등 기괴한 인물들을 연쇄적으로 마주친다. 그러던 중 자전거로 개를 치어 죽이는 사고를 내고, 자전거를 포기한다. 특정한 방향 없이 걷던 그는 숲 속에 살고 있던 한 노인을 목발로 쳐서 살해한다. 마침내 그는 “어머니의 방”으로 와 원고를 쓰며 살아가게 된다.

2부는 자크 모랑이라는 이름의 사설탐정의 독백이다. 모랑은 탐정사무실 소장 유디로부터 몰로이를 쫓으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반항하는 기질이 있는 아들 자크를 데리고 임무를 수행하러 간다. 그들은 한 지방을 돌아다니는데, 기상 악화, 음식 부족, 모랑의 건강 악화 등의 문제로 발목이 묶이게 된다. 그는 아들에게 자전거를 사오라고 시킨다. 그사이, 모랑은 몰로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낯선 남자를 살해한 뒤, 시체를 숲에 유기한다.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그는 힘겹게 집으로 돌아간다. 모랑은 몇 가지 괴이한 신학적인 질문을 제기하는데, 이 문제들은 그가 미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뒤이어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다른 질문들도 제기한다. 건강이 악화되어 다리를 못 쓰게 된 모랑은 몰로이처럼 목발을 사용하게 된다. 집에 돌아온 모랑은 자아 속에 있는 억눌린 몰로이를 목격하는 공포와 절망의 경험에 대하여 거기서 얻은 교훈을 가지고 편안하게 보고서를 쓰라는 ‘목소리’의 권고를 받는다. 소설은 모랑이 보고서의 시작 부분을 어떻게 작성하는지를 보여주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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