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 형제, 부흥과개혁사 홈페이지 옥성호의 부족한 기독교 코너를 만들어 볼 테니 시간 날 때마다 단상들을 한번 써서 올려 보면 어떨까요? 주제는 아무것이나 상관없습니다. 사건이나 인물이나 책이나 무엇이든지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 가운데, 성경적 기독교, 건강한 교회 만들기에 도움 되는 내용이면 됩니다. 옛날 조나단 에드워즈처럼 떠오르는 단상들을 메모해서 매일 혹은 며칠에 한 번씩 기록한 ‘미셀러니’ 같은 성격의 글이면 됩니다. 이런 글들이 모이면 나중에 형제의 저술 작업에도 기초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저의 제안에 성호 형제는 흔쾌히 응해 주었고, 2007년 8월부터 옥성호의 부족한 기독교 코너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성호 형제는 바쁜 직장 생활의 한가운데서도 매일 출근하기 직전 짬을 내서 거의 매일 아침 짧은 묵상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로운 주제에 대해 거침없이 글들을 쏟아 냈습니다. 아마도 몇 편의 글을 써 보신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길든 짧든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것은 몸의 진액을 마르게 하는 일입니다. 성호 형제처럼 거의 매일 쓰다시피한 지속적인 글들은 초인적인 열정과 매일의 규칙적인 생활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글을 올리는 성호 형제에게는 창조의 고통과 수고가 있었겠지만, 매일 따끈따끈하게 올라오는 성호 형제의 글들은 읽는 독자들의 생각의 묵은 때를 벗겨 주며, 더 맑고 신선한 눈으로 우리 사회와 교회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주는 클리너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당연히 반응은 아주 뜨거웠습니다. 부흥과개혁사 홈페이지에서 독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베스트코너가 되었습니다. 1년 정도 폭발하듯 쏟아져 나온 글 이후로 이제 성호 형제의 매일 글쓰기도 휴식기에 들어갔습니다. 본인의 말로는 회사의 바쁜 일정 때문에 쉬고 있는 중이라 하지만 아마도 영적으로 지적으로 새롭게 바뀐 환경 속에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듯 보입니다.
이 책은 성호 형제의 1년 남짓 ‘옥성호의 부족한 기독교’ 코너에 올려졌던 글 가운데 선별해서 만든 책입니다. 그 중 일부는 『아버지와 아들』로 묶여져 나왔고 이번에 나머지 내용을 『내가 꿈꾸는 교회』라는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이 책들은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나 『방언, 과연 하늘의 언어인가』등에서 보여 준 것처럼 특정한 주제를 심도 있게 쓴 글들이 아닙니다. 매일 일상의 한가운데서 생각하고 느낀 글들의 조각을 모은 것입니다. 그래서 한 주제에 대한 깊이는 없지만 반대로 여러 가지 사건과 인물과 사상에 대해 저자의 다양한 생각을 뷔페식으로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옥성호라는 저자의 지나 온 삶의 자취와 현실적 삶의 모습들이 양념처럼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옥성호라는 저자의 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이해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옥성호 형제의 이 다양한 글을 통해 앞으로 옥성호라는 작가의 가능성을 더 한층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가면서 독서하고 사색하는 집중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칼럼의 글들을 통해서는 매일 부딪히는 일상의 여러 문제에 대해 성경적인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사고하고 느끼고 분별하는 과정에서 보여 준 저자의 통찰력과 순발력과 스펙트럼의 폭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성호 형제가 더 깊고 넓은 독서를 하고, 더 깊고 넓은 체험을 거쳤을 때, 깊이와 넓이의 양면에서 다양한 좋은 저술을 기대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최근 일반 사회에서는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전문분야의 대중화 작업을 선도하고 있는 일단의 작가들이 있습니다.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18세기의 인물들의 사상과 글을 현대적인 감각과 맛깔스러운 문체로 풀어놓아 우리 고전 작품을 사랑하게 만들어 주는 국문학자 정민, 한국사의 이면을 들추어 새롭게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 주는 역사 저술가 이덕일,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과학지식을 더 한층 우리 일상생활에 가깝게 느껴지게 만드는 데 공헌을 한 물리학의 정재승, 생물학의 최재천, 경영과 자기 계발 분야의 공병호, 구본형, 사회비평 분야의 진중권, 안하무인격의 지식을 과시하며 무수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어쨌든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김용옥, 방대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 준 강준만 등이 얼른 떠오르는 이름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최소한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일반대중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전문분야의 대중화가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각 분야의 전문지식은 더욱 전문화될수록, 깊어질수록 그 분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전문지식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 주고 풀어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대중의 지식이 증가하도록 도와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아직 한국 기독교 안에는 신학과 기독교 역사를 대중화할 수 있는 이런 작가들이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신학자들은 신학교의 울타리 내에서만 소통되는 논문의 언어로 글을 쓰고,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반신학적인 정서 속에서 깊이 없는 설교집이나 간증류의 글이 대부분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앞으로 성경과 역사와 현실의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우리 시대 성도들에게 성경의 진리를 바르고 풍성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목회자형 신학자나 신학자형 목회자 그리고 신학자형 성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배출되기를 소망합니다. 제가 옥성호 형제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신학적인 충분한 소양을 갖춘 전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기독교 작가의 모습입니다. 저는 일단 옥성호 형제의 칼럼집을 보면서 이 책 자체가 담고 있는 내용의 완성도보다는 앞으로 옥성호 형제가 보여 줄 미래의 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특히 개혁주의적인 신학과 신앙을 바탕으로 현재 난무하고 있는 온갖 부족한 기독교, 왜곡된 기독교, 잘못된 기독교의 모습을 진단하고 수술하는 데 옥성호 형제가 주님의 귀한 도구로 쓰임 받게 된다면 우리 한국 교회는 더 한층 풍성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 추천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