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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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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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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40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91020
ISBN10 89010910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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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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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 : 눈지오 드필리피스 & 크리스티나 위어
《스킨워커Skinwalker》, 《삼진아웃Three Strikes》, 《마리아의 결혼Maria's Wedding》, 《지나간 거짓말Past Lies》(이 네 작품은 모두 오니 출판사Oni Press에서 출간됨)을 비롯해 여러 권의 독창적인 그래픽 노블을 공동으로 작업한 작가들이다. 이들은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만화책을 다수 작업했고 《원더우먼Wonder Woman》, 《뉴 엑스맨New X-Men》, 《슈퍼맨의 모험Adventures of Superman》, 《헬리온Hellions》의 각색을 맡기도 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면서 영화와 텔레비전 쪽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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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여기 있는 겁니까? 누구세요?
태어난 지 몇 시간밖에 안 된 처지라 내가 누군진 나도 몰라요. 내 성이 버튼이라는 것밖에는.
거짓말! 얻다 대고 사기를 쳐!
갓 태어난 자식을 따뜻하게도 환영해주시네요. 간호사, 사기 아니라고 말 좀 해줄래요?
사실입니다, 버튼씨. 선생님 아기 맞으니까 알아서 보살피세요. 조속히 집으로 데려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집으로?
그것 참 반가운 소리네요. 여긴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아기에겐 적당하지 않아요. 하나같이 저렇게 악을 쓰고 울어대서 한숨도 못 잤어요. 간호사에게 먹을 걸 좀 달랬더니 겨우 우유 한 병 주더군요! --- pp. 20-21

등이 굽었음에도 벤자민 버튼은 키가 173센티나 되었다. 아기를 봐주기로 한 유모는 벤자민을 보자마자 크게 화를 내며 버튼 씨 댁을 나가버렸다. 하지만 버튼 씨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벤자민이 아기니까 아기답게 굴어야 한다고 여겼다. 벤자민이 데운 우유를 거부하자 버튼씨는 그럼 굶으라고 했지만, 결국 한발 물러나 버터 바른 빵에 이어 오트밀까지 허용했다.
어느 날 버튼 씨는 벤자민에게 딸랑이를 사다주며 단호한 어조로 “갖고 놀아”라고 말했다. 벤자민은 따분한 표정으로 딸랑이를 받아들고는 낮 동안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흔들어 딸랑딸랑 소리를 냈다. 물론 벤자민에게 딸랑이 놀이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 무료함을 달랠 다른 재밋거리들을 찾아냈다.
이를테면, 어느 날 버튼 씨는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이 전보다 시가를 많이 피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며칠 뒤 아기방에 불시에 들이닥쳐 방 안 가득한 연푸른 담배 연기를 보고 누구 짓인지를 알게 되었다. 벤자민이 죄스러운 표정으로 하바나 시가 꽁초를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호되게 엉덩이를 때려야 할 잘못임에도 버튼 씨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고, “성장에 해롭다”라고 경고하는 정도로 그쳤다. --- pp. 36-37

병원을 나온 뒤로 벤자민은 주어진 삶을 살아갔다. 아버지가 데려온 동네 꼬마들과 함께 오후 내내 뻣뻣한 관절에 무리가 가도록 팽이치기와 구슬치기를 했다. 그러다가 새총을 잘못 쏴서 돌멩이로 주방 창문을 깼는데 아버지는 은근히 기뻐했다. 그 뒤 벤자민은 매일 뭔가를 일부러 깨뜨렸다. 자신이 말썽 피울 나이라는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고, 천성이 순종적이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벤자민에 대한 반감이 차차 누그러지면서 손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무척 즐기게 되었다. 그들은 몇 시간씩 한 자리에 앉아 오랜 벗처럼 자질구레한 일상사로 중얼중얼 얘기를 나누었다.
벤자민은 자신의 감성이 겉모습처럼 원숙함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당황했다. 의학 저널을 뒤져보았지만 자신과 같은 사례는 보고된 바 없었다. --- pp. 42-43

그는 걱정이 되어 거울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살펴보았다.
“맙소사!”
세월을 거스르는 외모 변화는 여전히 진행중이었다. 분명했다. 지금 그는 서른 정도로 보였다. 기쁘다기보다는 불안했다. 신체 나이가 실제 나이와 같아지면 그 시점부터는 출생시부터 이어진 괴이한 현상이 멈추기를 바랐건만. 앞으로도 이런 변화가 계속되리라는 생각이 들자 끔찍했다.
--- p.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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