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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교수의 밤

안데르센 교수의 밤

: Professor Andersens Natt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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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08g | 128*188*20mm
ISBN13 9788954642231
ISBN10 89546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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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나라는 사람의 기능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회의가 너무 엄청나서 더이상 견딜 수가 없다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시간의 횡포가 나를 갉아먹고 있어. 시간의 횡포는 가장 뛰어난 지적 업적까지도 갉아먹지. 파괴하고 시시하게 만들고 퇴색시킨다네. --- p.102

우리는 누구나 세월이 흐를수록 좀더 현명한 사람이 되기를 바랄 거야.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현명해지나? 내 경우는 절대로 그렇지 않아. 나는 지금 스물다섯 살 때보다 더 현명해지지 않았다고. 그냥 더 늙었을 뿐이지. 내가 한 경험들은 나 말고는 누구에게도 별 가치가 없어. 내 경험들은 다른 사람들이나 젊은 세대에게 전달해줄 만한 가치가 전혀 없고, 나 혼자서 감당해야 할 짐일 뿐이야. --- p.105

나는 누구지? 이곳에서 앉거나 서거나 걸어다니며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른 채로, 사람 자체와도, 그의 악행과도 절대로 엮이고 싶지 않은 남자가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나는 도대체 누굴까? 그가 사라지면 나는 다시 자유다. 하지만 나는 다시 자유로워지기를 원하는 것 같지도 않아?이건 확실히 뭔가를 의미해. 그런데 그 의미는 뭐지? --- p.115~116

‘우리는 정말 너무 오래 살아. 어린이로서도, 청소년으로서도, 그리고 청년과 중년으로서도. 그런데 그 시기 이후에도 우리의 고난은 채 시작도 안 한 거나 마찬가지지. 천천히 마감을 향해 가는 이 드라마는 다분히 정적인데다 그 끝은 느리고 끔찍해. 허황되게 살아왔을수록 더 오래 지속되기 마련이야. 이 끝없는 피날레. 20세기 현대성의 진짜 얼굴. 다시 말해, 내 인생.’ --- p.117

살인자와 침묵하는 목격자. 침묵하는 목격자의 존재를 모르지만 그에게 감시와 관찰을 당하는 살인자. 우리는 언제 만날 것인가? 이건 도대체 뭔가? 난 왜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사라져버리길 원치 않을까? 그가 내 인생에서 사라져버리는 걸 왜 두려워할까?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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