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주식투자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른바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의 존재는 다른 어떤 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그 의미는 기독교인들에게 성경이 가지는 존재에 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 역시 투자관을 정립하던 시기에 이 책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저와 같이 근무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에 입문하며 제일 먼저 손에 드는 책이 ≪One up on wall Wall Street≫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탐독했을 정도입니다. 이 책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복잡한 투자의 세계를 직관적으로 쉽게 풀어 설명하고, 책 곳곳에 솔직한 유머와 재치가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추천사 중에서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이채원
나는 당신이 어떤 상점에서 쇼핑을 즐긴다는 이유로 그 상점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 않고, 당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든다고 그 제조업체의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 않는다. 또한 음식이 맛있다고 그 식당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 않는다. 상점, 제품, 식당이 마음에 든다면 당신이 흥미를 느낄만한 좋은 이유가 되므로 조사 목록에 올려놓으라.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주식을 매입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회사의 이익전망, 재무상태, 경쟁상황, 확장계획 등을 조사하기 전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말라.
소매기업에 투자한다면 분석할 핵심 요소 또 하나는 이 회사가 확장의 마지막 단계, 즉 야구로 치면 종반전에 접근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다. 라디오색이나 토이저러스가 전국의 10퍼센트에 점포망을 구축했다면 전국의 90퍼센트에 점포망을 갖췄을 때와는 전망이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회사의 미래 성장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성장 속도가 언제 늦춰질 것인지 추적해야 한다.
---p. 30
지금 돌이켜보니 통계학 공부보다 역사와 철학 공부가 나의 주식투자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주식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기술이라서, 만사를 철저하게 계량화하도록 훈련받은 사람은 크게 불리하다. 만일 종목 선택이 계량화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액을 벌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는 계량화가 통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 필요한 수학은 초등학교 4학년 산수로 충분하다.
논리학은 내가 월스트리트의 비논리성을 깨닫게 해 주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나의 종목 선정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과목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옛날 그리스 사람들처럼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둘러앉아서 말의 이빨이 몇 개인지에 대해 몇날 며칠 토론했다. 이들은 직접 말의 이빨을 세어 보는 대신 둘러앉아 토론하면서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월스트리트의 많은 투자자들 역시 둘러앉아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토론한다. 이는 회사를 방문해서 확인하는 대신 재무 상태를 숙고하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p.84
어떤 경로를 통해서 종목을 발굴하든 발굴하자마자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 사무실에서 들었든, 쇼핑몰에서 보았든, 당신이 먹어본 음식이든, 심지어 이반 보스크의 보호관찰공무원에게 들었든 말이다. 던킨도너츠에 항상 손님이 붐비거나 레이놀드메탈이 주체 못 할 정도로 알루미늄 주문을 받는다고 해서 당신이 그 주식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확인해 보아야 할 이야기를 들은 것에 불과하다.
---p. 168
나는 일단 특정 업종에서 다른 기업과 비교해서 기업의 규모를 구분한 다음, 이 기업을 6가지 일반 유형으로 분류한다. 그것은 저성정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자산주, 회생주다. 주식중개인마다 주식을 분류하는 방법이 가지각색이지만, 이 여섯 가지 유형이면 어느 투자자든지 온갖 유용한 구분을 할 수 있다.
나라에도 성장률이 있고, 산업에도 성장률이 있는 것처럼 개별기업에도 성장률이 있다. 실체가 무엇이든 ‘성장’이란 지난해보다 올해에 더 많이 해낸다는 뜻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일이란 과거보다 지금 더 잘 되는 법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경제성장에 대한 훌륭한 정의다.
산업의 성장률을 계속 추적한 것이 바로 산업 그 자체다. 산업에는 수많은 차트, 테이블, 비교가 있다. 개별 기업의 경우에는 조금 더 복잡하다. 성장률은 매출 성장, 이익 성장, 생산 성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 기업’이라고 부를 때는 확장하는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이 회사는 매년 계속해서 매출, 이익, 생산이 증가한다.
---p. 174
기업사냥꾼이 건전하고 유망한 기업을 인수하면 강탈당하는 사람은 바로 주주다. 오늘 당장은 유리한 거래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주주들은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의 몫을 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펩시콜라가 주당 40달러에 타코벨을 인수할 때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주면서 몹시 기뻐했다. 그러나 이 고성장주는 계속 빠르게 성장했다. 따라서 강력한 이익 능력을 감안하면 인수되지 않았을 경우 지금쯤 주당 150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어떤 침체된 회사가 10달러 수준에서 오르고 있는데 한 재력가가 나타나서 20달러에 인수하여 비상장회사로 만든다고 가정하자. 당장 거래가 일어날 때는 멋져 보일 것이다. 그러나 100달러까지 올라가는 나머지 상승폭은 모두 인수한 재력가에게 돌아간다.
---p. 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