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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득한 트렁크

사람들이 가득한 트렁크

: 페르난두 페소아에 대한 글들

[ 양장 ] 안토니오 타부키 선집-08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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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64g | 120*192*20mm
ISBN13 9788954642767
ISBN10 895464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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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아는 삶에서도 20세기 문학의 모범적인 등장인물이었다. 발레리는 테스트 씨를 통해, 스베보는 제노를 통해, 카프카는 측량기사나 K를 통해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삶을 예시적으로 보여주었는데, 그러기 위해 삶을 몇 옥타브 낮추거나 문학 사상 최악의 실존적 상황으로 환원시키는 수법을 썼다. 그런데 페소아는 그런 역할을 실제로 살았다.--- p.40~41

그러니까 소아르스가 자기 책 전반에 걸쳐 집착에 가깝게 말하는 영혼은 정의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그것은 의식이자 무의식이고, 자아이고 존재이며 있음이다. 그가 사는 삶이자 삶의 원형이고, 현실적인 삶이자 동시에 전부터 존재하는 영원한 삶이며, 그것을 소아르스는 자신의 이중적 창가에서 바라보고 있다. 마치 『말테의 수기』에서 여기저기 나타나는 에리크 브라헤가 건강한 한쪽 눈으로는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를 바라보고, 고정된 한쪽 눈으로는 죽은 자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p.91

그렇다면 ‘진짜’ 페소아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숨어 있는 자기 자신은 무엇을 하는가? 페소아는 어느 곳에선가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에게’ 글을 쓰고 있다. 그의 운명은 “다른 법칙에 속하고…… 받아들이지도 않고 용서하지도 않는 스승들에게 점점 더 복종하며 종속되어갔다.”
(36번 편지) 이런 사랑이 하나의 생각이었던 것처럼, 페소아의 ‘진짜’ 삶도 하나의 생각처럼 보인다. 비록 모든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생각되었지만 말이다. 그는 존재하지만 장소는 없다. 하나의 텍스트다. 이런 ‘부재’ 속에 그의 혼란스러운 위대함이 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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