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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구두를 신다

바람 구두를 신다

: 365일 아라비안 데이즈

한가옥 저 / 한연주 그림 | 이른아침 | 2009년 05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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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1g | 130*190*30mm
ISBN13 9788993255287
ISBN10 8993255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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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한가옥
성공회대학교 중어중국학과를 졸업하고 인터넷 신문사의 기자로 일하다 현재 콜롬비아에서 투어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3년 동안 25개국 상당을 다녀온 여행 마니아로 현재 여행 블로그 mephisto9.tistory.com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 : 한연주
백석대 영상 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하고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히로시마상 수상작 「아빠가 필요해」(감독 장형윤) 제작과 SICAF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우수상 「무림일검의 사생활」(감독 장형윤) 제작에 참여했다. CGLAND 플라워 어워드 애니메이션 대상 「소리를 먹는 도깨비」를 감독했고, 현재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을 만화로 풀어놓은 웹툰 「달리자 호주!」를 인터넷과 잡지에 연재하고 있다. cartoonman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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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펜 있나요?”
이집트에서 ‘펜을 달라’는 말은 곧 돈이나 선물을 달라는 뜻과 같다. 뻔한 속셈이지만 딱히 따지기도 뭐해 제풀에 지쳐서 펜을 꺼내주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한국산 펜 하나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펜을 건네받은 이집트 아저씨가 종이에 뭔가를 적으며 펜이 좋다고 하더니 내게 돌려준다.
“잘 썼어요. 정말 고마워요.”
설마, 정말 돌려주는 건가? 순간 얼떨떨해 있는데 아저씨 주변을 둘러싼 꼬마들이 폴짝폴짝 뛰며 소리친다.
“웰컴 투 이집트! 웰컴! 마이 프렌도!”

미당 서정주는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라고 읊었다. 하지만 나를 키운 것은 그 바람이 어루만지고 지나간 사람들의 이마였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고, 버리고, 채우고, 나누고 싶어서 길을 떠난다. 그러나 여행은 떠남도 머뭄도 아니다. 그 역시 생을 따른 치열한 움직임의 일부이자 충실한 일상 중 하나일 뿐. 길 위의 삶들은 항상 나를 생날것의 일상으로 이끈다.
이슬람교도의 다섯 번째 의무는 ‘여행’이라고 한다. 성지 메카를 향해 일생에 꼭 한 번이라도 순례의 길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신 앞에 고개를 숙이며 걸어가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에는 나도 없고 너도 없고 빈부와 귀천도 상관없는 신실한 발자국 두 쪽만 남는다. 우리의 떠남 역시 마찬가지다. 길은 평등을 가르치고 겸손을 가르친다. 생에 대해 겸손하라고, 세상은 그래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 웃어라, 그리고 사랑하라. 텅 빈 거리 홀로 지나가는 바람 한 점에서도 맡을 수 있는 진득한 삶의 향기. 이들과 나누는 건강한 소통은 나를 항상 온전한 나로 이끈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가만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맑간 풍경 소리 같은 저들의 웃음이 경쾌하게 들려온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여행들은 계속 있었지만 아랍을 돌며 배운 하루들은 내 삶의 온전한 밑거름이 되었다.

부디 이 책을 읽는 여행자들 모두 어디론가 떠나기 전, 가볍게 달뜬 환상보다 길과 사람에 대한 뜨끈한 애정, 묵직한 믿음 하나를 마음에 채우고 떠나길 바란다. 어떤 질문을 가지고 떠났든 길이 알려주고 바람이 대답해 줄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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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구두를 신다』에 등장하는 나라 소개

죽은 자가 산 자를 먹여 살리는 나라 이집트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시작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이집트는 ‘죽은 자가 산 자를 지배하는 나라’다. 카이로부터 룩소르, 아스완까지 태곳적 인류의 흔적이 남지 않은 곳 없고, 가장 원시적인 지구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는 나라다. 바람과 모래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거대한 사하라 사막은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오히려 세상의 모든 숨소리를 품고 있다. ‘생명’과 ‘기적’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나일강과 억겁의 세월을 묵묵히 지나왔을 검붉은 돌들. 이집트는 인류의 상징이자 살아 있는 역사다. 또한 모든 면에서 여전히 절대적인 파워를 가진 아랍 최고의 나라다.

사막에 핀 친절한 회색 꽃 요르단
북쪽으로는 시리아와 이라크, 동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서쪽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 국경을 접한 ‘중동의 외딴 섬’ 요르단은 다른 아랍 국가에 비해 기후가 서늘하여 겨울에는 눈까지 볼 수 있다! 이방인에게 적극적이고 호의적인 요르단 사람들. 처음 보는 여행자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풍습은 이들의 기본이자 생활이다. 붉은 사막과 고대 도시 페트라 외에도 입에 짝 달라붙는 아랍 음식, 달콤하고 따끈한 베두인 차처럼 소소한 것들이 여행을 즐겁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있는 요르단에서 보내는 하루는 상큼하게 퍼지는 올리브 향처럼 여행자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나라 이스라엘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이자 인류 문명의 거대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스라엘은 세상의 모든 피와 정신, 사상과 전설이 끈끈하게 녹아 있는 독특한 나라임이 틀림없다. 푸른 지중해가 펼쳐진 텔아비브나 세련된 항구도시 하이파, 순례자들이 끊임없이 찾아드는 갈릴리 호수 등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항상 신의 사랑에 감사하는 찬송가가 울려 퍼지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돌과 탱크로 부딪히며 극렬 시오니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몹시 아이러니한 곳이기도 하다. 인류 최대의 난제 ‘신’을 둘러싼 인간들의 예민한 움직임이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곳, 이스라엘은 어떤 의미로든 여행자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잡아끌고 있다.

하얀색 신화의 땅 그리스
하늘의 신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 아름다움을 관장하는 비너스와 날개 달린 큐피드, 지혜의 여신 아테네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 그리스 신들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이 전설들이 유럽 문화를 꽃피운 뿌리이자 양분이 되었다. 신들은 애초에 ‘은퇴’했지만, 신들이 자리를 비운 그리스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신화의 순례자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무너진 대리석 기둥, 부서진 조각들도 그때의 화려했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은 이 빠진 주춧돌 위에 걸터앉아 어릴 적에 읽었던 희미한 이야기 속 흔적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매혹적인 경계 터키
적당히 관광명소다운 분위기에 각종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친절한 사람들과 ‘또 다른 터키’인 동부지방의 낯선 매력까지. 여행에 대해 살짝궁 환상을 지니고 있는 초보 여행자든 터프한 자극을 원하는 배낭여행 고수든 모두의 입맛을 다양하게 만족시키는 터키는 많은 즐길 거리가 매력적으로 뒤범벅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곳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랍이 맛깔나게 뒤섞인 터키에 수많은 여행자가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복작복작 다양한 맛이 가득한 곳, 터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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