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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생활방식

앨리스의 생활방식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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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87쪽 | 51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82649
ISBN10 893748264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0년 동안 한 번도 문밖을 나온 적이 없대.”
“그래도 문은 종종 열 거 아니야.”
“정정하지. 한 번도 그 문을 열고 나온 적이 없대.”
“말도 안 돼. 몰래 한 번씩은 나오겠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어. 세상에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 볼 것은 또 얼마나 많고. 나라면 이미 미쳐서 돌아가셨겠다. 목소리나 말하는 건 지극히 정상이던데. 우아하단 느낌까지 들었는걸. 도대체 이유가 뭐래?”
(……)
“몰라.”
“오, 연극적인데. 10년 동안 은둔하며 산 여자라.”
“연극적이라니?”
“상황이 독특하잖아. 아주 신비롭고 흥미로워. 그래서 건전지 사다 줄 사람이 필요했구나. 연극 무대에 올려도 손색없겠는데.”
수연은 그때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수연에게는 그저 흥미롭기만 한 것 같았다.
“당장 희곡이라도 쓸 태세다. 너라면 누가 그렇게 살라면 살 수 있겠냐?”
“못 할 것도 없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와 그리고…….”
“그리고?”
“너 같이 잘생긴 이웃만 있다면.”
“농담할 기분 아니야. 난 매일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아. 가끔은 아주 불길하다고.”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는데 무슨 힘이 있겠어.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여자 같은데 뭘. 가엾잖아, 어떻게 10년 동안. 자기가 한 번씩 도와주고 그래.”
지나 또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방금 수연이 매력적인 보이스로 풀어 놓은 이야기처럼 그저 재밌게만 들리는 것이다. 그 집은 내 집이었다. 앞으로 10년 동안 살 수도 있는. --- pp.108~109

구멍에서 나온 것은 쇠 파이프였다. 여자는 파이프를 성난 사자처럼 이리저리 쑤시고 휘저었다. 맘껏 휘두르기에 동그란 구멍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그것을 우편 투입구로 재빨리 옮겨 더욱더 광범위하게 쑤셔 댔다. 나는 얼른 4층 계단으로 올라섰다. 제대로 긁힌 정강이에선 피가 흘러나왔다. 외모 콤플렉스와 고도비만에다 정신병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았다. 갑자기 공포가 몰려왔다. 그것은 실체 없는, 보이지 않는 공포였다. (……) 나는 미친 듯 날뛰고 있는 파이프를 향해, 미친 듯 몸을 날렸다. 내가 승리하는 길은 파이프를 뺏는 것뿐이란 생각에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그런데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정녕 여자 몸에서 나올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 여자의 악력이 파이프를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
“왜 그따위로 살아요?”
당한 게 분하고 억울해서 일부러 다시 물었다. 그래, 이판사판이었다.
“사람을 죽였어.” --- pp.115~116

그들은 어리둥절한 듯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나도 아니고, P도 아니면?
―다른 사람이 있단 얘기? 어정쩡하다는 게 그 뜻이었어? 말해, 어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맨 끝에 걸린 사진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액자 속 J의 얼굴 위로 그녀의 얼굴이 희미하게 비친다.
―맞아. 다른 사람.
P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분을 참지 못한 얼굴로 문을 걸어 잠그고 와인 잔을 바닥으로 내던진다. 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구둣발로 조각들을 자근자근 짓밟는다. 악마의 얼굴이다. --- p.149

“꼭 확인해야겠어?”
“네.”
“왜지?”
“살기 위해서요. 누님의 표정을, 눈빛을 볼 수 있다면 말 따위는 필요 없을 거예요.”
“내 표정과 눈빛을 볼 수 있었다면 애초에 날 선택하지도 않았겠지.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건 목소리뿐이니까.”
여자는 오랫동안 침묵한 뒤 수연이 원하는 말을 꺼냈다.
“당신, 어머니를 죽였잖아.”
나도 모르게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틀어막지 않았다면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대신 쇼핑 봉투가 바들거리며 바스락 소리를 냈다. 준비라도 한 듯 여자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차가웠다. --- pp.207~208

K가 죽음을 생각하게 했다면 P는 삶을 생각하게 한다. 그녀의 가슴은 증오로 가득 차 있고 그 증오가 그녀를 살게 한다. 모든 걸 잃었고 모든 걸 빼앗겼지만 누구도 자신만큼은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 그녀는 P를 만난 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 자신을 본다. 개미 한 마리 죽일 수 없던 예전의 그녀가 결코 아니다. 혼자가 된 이상 나약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 두려움은 사라졌다. 앞으로는 상처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이나 회피는 없을 것이다. 참지 않을 것이며, 배려하지 않을 것이며,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침묵하지도 않을 것이다. 상처를 줄 것이며, 짓밟을 것이며, 고통을 줄 것이다. 본성이 바뀌면 의식과 가치관도 바뀌고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걸 잃어버린 사람은 한꺼번에 많은 게 변한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
(……)
P의 말처럼 그녀는 뚸녀다. 마녀는 마녀로 살아가야 한다. 진짜 마녀가 되는 거다. 그녀는 아주 많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그녀는 몸을 잠근다. 누구도 열지 못하고, 침범하지 못하도록. 쓰레기 같은 말도 돌아보면 가치가 있다. --- pp.217~219
―217쪽~219쪽

여자의 고립은 좀 남다른 데가 있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사람들은 대개 사회와 인간을 혐오해 관계 맺기조차 거부한다. 그런데 여자는 이웃과 철저하게 단절한 채 살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이웃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보다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과 손길을 필요로 하고 더 많은 감정 교류와 관계 유지를 필요로 한다. 한마디로 여자는 이웃을 ‘잘 이용’해야만 ‘잘 살 수’있는 사람이다. --- pp.244~245

이번에는 여자를 떠올렸다.
여자는 바늘구멍 같은 틈도 보여 주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보여 주지 않은 전체가 곧바로 상상의 공간이 된다. 보여 주지 않기에 내 상상은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상상은 자가 증식하여 풍선처럼 한없이 부풀어 오른다. (……) 여자는 읽어도 읽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책이다. 어려운 것보다 한없이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책이다. 다시 읽어도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그런 책이다. (……) 여자가 ‘여자’에서 ‘그녀’가 되었다. 갑자기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 pp.269~271

―하루에 2분의 1인치씩 잊어. 그러면 세상에 못 할 일은 없어.
그가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돌아선다. 계단을 한 개씩 밟고 내려갈 때마다 그가 계단 한 개 높이만큼 사라진다. 이제 눈에 보이는 건 볼품없이 찌그러진 306호 현관문뿐이다. 그녀는 그 현관문을 오랫동안 쳐다보다, 웃는다.
(……)
그러고는 수화기를 귀에서 떼며 속으로 말한다. 얼굴을 보지 않고 상처 줄 수 있다면 사랑도 할 수 있다고.
--- p.36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난생처음 제 명의의 집을 갖게 되어 감개무량한 번역가 민석은 아주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다. 그런데 첫날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하는 아파트 생활. 비밀번호를 알아야 들어가든가 말든가 할 것 아닌가? 며칠간 장례식장에 묶여 있던 민석 대신 여자 친구 지나가 알아서 포장 이사를 완료했던 것. 설상가상으로 지나의 휴대폰은 꺼져 있다. 305호 여자가 출현할 순간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목소리 출현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대화는 305호 현관문 옆에 부착된 인터폰 스피커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 여자는 지나가 전해 달라고 부탁한 비밀번호를 알려 주는 대신, 자신에게 닉네임을 하나 지어 달라고 말한다. 피곤이 극에 달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민석은 아무거나 툭 내뱉는다. “앨리스.” 여자 또한 민석에게 루이스란 닉네임을 지어 준다.
그러나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하루 이틀로 끝날 생각이 아닌가 보다. 우람한 몸집의 위층 여자 코끼리에 따르면, 305호 앨리스는 10년 동안 문밖으로 단 한 발짝도 나온 적이 없단다. 시도 때도 없이 심부름을 시키고 말을 안 들어주면 쇠 파이프로 민석의 집 문을 찍어 대기까지 하는 엽기녀 앨리스. 모든 것이 점차 꼬여만 가고, 급기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된 민석.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정말 너무나 이상하게도, 이 이상한 관계가 지속될수록 앨리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점점 짙어진다는 것이다. 앨리스의 이름은? 나이는? 외모는?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녀가 주문한 택배를 대신 받아서 약간 크게 개조된 305호의 우편 투입구에 하나둘씩 넣어 주며 호기심은 서서히 호감으로 발전해 간다. 이제 오직 민석의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그녀, 앨리스가 존재할 뿐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누구보다 빛나는 미모와 무엇이든 시작하기만 하면 최고가 되는 능력을 지닌 완벽한 여자가 있다. 치과 의사인 P와 조각가인 K는 사진작가인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내기를 벌인다. 페어플레이 원칙에 입각하여 셋이서 함께 더블데이트를 즐기다가 최종 결정은 1년 후 여자가 내린다는 것. 하지만 정작 여자는 두 남자 중 하나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고, 두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를 맹세한다. 비극의 시작인 셈이다.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 즉 자기 자신을 선택한 대가치고는 너무 큰 대가를 치르고 만 여자. 그녀는 끔찍한 비극을 가져온 원인을 감금하기에 이른다. 바로 자기 자신을 감금하고 철저하게 변신함으로써 그녀 또한 세상에 복수하겠노라 결심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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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장은진은 자신의 가상을 끊임없이 임상 실험한다. 장은진의 소설이 동년배 작가들의 관념적 공간과 구별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주관으로 조형된 자기만의 생활 방식을 이념적으로 완성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임상적으로 완공하고자 한다. 진공상태의 가설로 즐기는 데 멈추지 않고 이 오염된 세상 속에서 실험한다. 여기에 장은진의 새로움과 남다름이 있다. 장은진이 지닌 작가적 가능성도 여기서 비롯된다.
『키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고립의 공식들은 『앨리스의 생활 방식』이라는 임상 실험을 거쳐 확장된 인식과 만난다. 상상 역시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의 한 국면이라는 것, 장은진은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한다. 장은진을 미인증 세대의 현재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은진의 실험은 늘 극단적이지만 또 언제나 문제적이다. 네오 나르시시스트 장은진, 그녀는 주목할 만한 작가임에 분명하다.
강유정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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