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9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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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58쪽 | 1071g | 153*224*35mm |
ISBN13 | 9788987671314 |
ISBN10 | 8987671313 |
발행일 | 2009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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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58쪽 | 1071g | 153*224*35mm |
ISBN13 | 9788987671314 |
ISBN10 | 8987671313 |
로버트 매키버의 발문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발문 프레드 블록의 해제 루이 뒤몽의 프랑스어판 서문 감사의 글 제1부 국제 시스템 제1장 백년 평화 제2장 보수적인 1920년대, 혁명적인 1930년대 제2부 시장 경제의 흥망 Ⅰ. 사탄의 맷돌 제3장 삶의 터전이냐 경제 개발이냐 제4장 사회와 경제 체제의 다양성 제5장 시장 패턴의 진화 제6장 자기조정 시장 그리고 허구 상품 : 노동ㆍ토지ㆍ화폐 제7장 1795년, 스피넘랜드 제8장 스피넘랜드 법 이전의 것들, 스피넘랜드 법의 결과들 제9장 구호 대상 극빈자 문제와 유토피아 제10장 정치경제학과 사회의 발견 Ⅱ. 사회의 자기 보호 제11장 인간, 자연, 생산 조직 제12장 자유주의 교리의 탄생 제13장 자유주의 교리의 탄생ㆍ2: 계급적 이해와 사회 변화 제14장 시장과 인간 제15장 시장과 자연 제16장 시장과 생산 조직 제17장 자기조정 기능, 망가지다 제18장 체제 붕괴의 긴장들 제3부 진행 중인 전환 제19장 인민 정부와 시장경제 제20장 사회 변혁과 역사가 맞물려 진행되다 제21장 복합 사회에서의 자유 옮긴이 해제 옮긴이의 말 칼 폴라니 연보 찾아보기 |
자본론에 준하는 책이기는 하나 그처럼 읽이 어려운 책은 아니니
가볍게 생각해도 될거라고 봅니다.
책의 요지는 자기조정이 되는 자유시장에 대한 환상을 공격하는
내용입니다. 애초 아담 스미스가 말했던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은 결코 자기조정시장의 개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이런 식으로 왜곡됐고, 노동/자본/토지에서 노동이나
토지는 결코 화폐화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화폐화되고
화폐개념으로 자유주의 경제학에서 언급되는 사이비개념이 돼었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오늘날의 자유주의 경제학은 원 시조의 개념을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케인지언조차도 케인즈의 개념을 왜곡했다는 말 역시 나옵니다.)
사회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유조정시장의 개념과 3개 주요 자원의
화폐화개념을 밀어붙여 전세계에 커다란 악영향을 낳았다는 것이지요.
해결책은 사회에 의해 통제되는 경제와 시장입니다.
다만 약간 아쉬운것은 자본론의 경우 대단히 엄밀한 과학적 방법론
에 기반해서 접근(정량적)했음에 반해, 폴라니의 경우 역사를 기반으로
철학적 접근(정성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저의 관점 자체가 정량을 최우선으로 두는 자유주의 경제학이나
현대과학으로 인한 왜곡일수 있겠으나, 과학자체가 정량적인 접근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의 보강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자유주의 경제학을 대체할 사상과 철학의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나, 이런 정량적 접근의 부족때문에 주류를 자처하는
자유주의 경제학을 대체하기에는 지금 당장은 어려워 보입니다.
폴라니언들의 정량적 여백에 대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거대한 전환/ 칼 폴라니/ 홍기빈/ 길/2009
사실 이 사람이 누군지 전혀 몰랐습니다. 저는 경제학 전공자도 아니고, 띄엄띄엄 인문학 책 좀 읽는 말로만 책덕후니까요.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하비의 신자유주의, 이용범의 시장의 신화라는 책에 너무나 많이 언급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미스, 케인즈, 하이에크는 들어봤지만 이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여기 저기 비판이 난무하는데 유독 이 사람에 대해서만은 두 작가가 공히 후한 점수를 주고 있으니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궁금증이 들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도저히 이 책을 읽지 않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600페이지가 넘는 무시무시한 책을 주문하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놀라운 책입니다. 그냥 원래 그런 거야 라는 단순한 생각은 멀리 치워버리고, 그야말로 숱한 증거를 통해 독자를 이해시키는 이 경제학자의 연구내용과 서술방식은 그야말로 과학적이며 합리적이라 도무지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합리가 세상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세상은 절대 합리적이지 않거든요.
교환이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관념, 화폐는 교환을 위한 것일 뿐이라는 관념, 경제라는 것이 세상 전체를 움직이는 새로운 체계라는 관념, 무엇보다 토지와 화폐와 노동이 모두 자본이 될 수 있다는 관념을 여지없이 부수어 버리는 그의 통찰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또한 안타깝게도 세상은 관념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절대다수입니다. 이들은 현실적으로는 자본이 될 수 있거든요.
그동안 나름 수많은 정치사, 문화사, 사회사 서적을 읽어 보았지만 왜 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에 경제적 불안 사태와 심지어 공황사태가 그렇게 자주 나타났는지, 혁명 이후 반혁명이 나타난 이유가 뭔지, 1차 세계 대전 이후 패전국들이 왜 파시즘과 나치즘으로 돌아섰는지, 먹고 산다는 나라들이 왜 제국주의로 치달아갔는지를 표피적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부분만이 아니라 경제학적, 사회학적, 문화인류학적 시각까지 함께해서 풀어낸 그의 설명은 그야말로 시원함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그 시대의 역사는 참으로 갑갑하고 비참한 것이었지만요(특히 우리처럼 식민지를 겪었던 나라의 후손으로서는 말입니다).
수정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모두 한계를 보이는 지금,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공동체의 부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강력한 법적 보장을 말하는 그의 대안 역시 참작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최근에 기독교 사회의 성립으로 자유와 개인 즉 자유로운 개인이라는 개념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이 자유로운 개인이 시장경제 체제에 접어들어서 전혀 자유롭지 않은 개인으로 매몰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모순되면서도 또한 그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역시 인간이란, 굳이 동양철학 개념을 꺼내들지 않더라도 혼자서는 인간일 수 없는 것이지요. 혼술, 혼밥 하는 시대라 해도 말입니다.
20세기의 잔재가 지속되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어떻게 꼬인 것인지 궁금한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나름의 해답이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자의 의견에 공감해서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당연히! 절대 가볍지 않으며, 그야말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통괄되어 있으므로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칼 폴라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역자의 노력으로 문장이 매우 세련되고 깔끔하여 번역되었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 였으며 책의 말미에 한꺼번에 있었다는 폴라니의 추가설명은 연관된 각 장에 배열하여 저같이 게으른 독자가 책을 더 충실히 읽게 만들었고, 역자 주 역시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하나의 충실한 작가인 역자에게도 서서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습니다. 비록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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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종종 ‘자유’라는 주제를 놓고 공상을 펼쳐 보기 마련이다. 조금이라도 깊게 공상의 뿌리를 찾아 들어간 이라면 풀리지 않는 논리적 모순에 부딪힌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
이 말은 자유를 강제하고 있다. 그렇담 이 순간 우리는 자유로운가, 라는 질문이 꼬리처럼 뒤를 잇는다. 누군가는 진지하게, 인간은 인격의 소유자로서 자유로운 존재로 의제되어 있고,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억압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자유로워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이런 식으로 도덕적 관점에서 인간과 자유의 관계를 따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르게는, 원래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자유로웠는데, 역사가 진행될수록 그 상태가 어지럽혀졌고, 그러니 다시 그것을 찾아야 한다는 식으로 구체화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추상적인 가정들은 확인될 수 없는 것으로서 ‘자유’라는 것의 의미를 구체화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결론에도 닿을 수가 없다.
칼 폴라니의 책 ‘거대한 전환’의 거대한 내용을 몇 줄로 요약해 본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몇몇 핵심적인 주장을 단순히 나열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나열의 끝에 폴라니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드러난다. 폴라니는 두 개의 자유를 말한다. 하나는 긍정의 대상이고 하나는 부정의 대상이다. 우선 긍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가 말하는 개인의 자유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제적 자유를 말하지 않는다. 공동체의 구성원이 인간적으로 누릴 수 있는 자유, 먹고, 자고, 안락함을 느끼고, 문화생활을 하는 등의 매우 개인적인 자유를 많은 인간이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그는 바란다.
그래서 그는 경제적 의미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조정시장이니 자유주의 자본주의에 의한 시장이니, 이러한 것들이 개인적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양상, 그러니까 시장의 자유도 증가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습은 18,19세기, 유럽의 산업화 과정에서도 지금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한 관찰을 통해 폴라니는 자유시장은 자연적으로 등장하지 않았고, 인간이 항상 효율성에 근거한 선택을 한다는 고전주의 입장에서의 ‘경제’라는 개념의 근거는 불명확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밝힌다. 그러면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뒤집는다. 그에 따르면, 부르주아와 산업화의 수혜자들이 ‘자유’를 외치며, 어떤 규제가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던 것은 거짓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그러한 이론을 만들어냈을 따름이다. 원래 우리가 자유주의 시장이라 부를 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그 시장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외려 인위적인 제도들이 작동했다고 그는 말한다. 영국의 근대사를 주로 예로 드는데, 그는 매우 단호한 어조로, 18세기부터 발전한 산업화를 돕기 위해 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정부의 행정이 작동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시로부터 몇 세기에 걸쳐 형성된 시장을 관찰하며, 그대로 두면 자기가 스스로를 조정한다는 자유 시장 혹은 자기조정시장 이론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20세기 초반에 세계 경제는 공황에 빠졌고, 그 이론은 스스로 붕괴했다(아이러니하게도 조금의 변화를 거쳐 지금 살아 있긴 하지만).
또 사회가 행하는 경제에 대한 반작용도 그가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한 축인데, ‘이중적 운동’이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곧 자기조정시장이 그 몸집을 불리면 그만큼 사회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규제의 움직임을 띤다는 것. 간단히 말하자면, 자본주의의 세가 거대해질 때, 중앙은행의 기능이 비대해졌다는 점. 또는 자발적인 노동 계급의 등장 등. 역으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의 자기 보호는 자유롭게(자연스럽게) 발생했다는 점을 그는 강조한다. 곧, 자유 시장이 자유고, 어떤 규제 장치들은 반-자유라고 말하는 것은 원초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게 된다.
고전주의 경제학의 입장이 인류의 현대사에서 몇 번의 굴곡을 겪은 뒤, 거의 제 모습으로 살아 있는 시점이다. 고전주의 경제학의 가장 큰 모순은 (칼 폴라니도 지적하듯) 개인은 경제적 주체로 애초에 설정한 다음 논의를 펼친다는 것, 또 하나는 경제의 논리를 사회 과학이라기보다는 마치 자연 현상처럼 설명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인류가 원래 경제적 주체에 가까운지 사회적 주체에 가까운지의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답할 수 없다. 칼 폴라니의 책에는 인간은 원래 사회적 존재라고 적혀 있다. 개인은 공동체에 소속된 존재로 남을 통해 이익을 얻는 데에 삶을 소비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남과 협동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에 가까웠음을 폴라니는 책 초반부에서 보여준다. 자유주의적 경제라든가, 시장 자본주의, 자기조정시장 등은 산업 발전과정에서 몇몇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일으킨 역사의 파장에 대해서도 폴라니는 적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파시즘이다. 폴라니의 주장에 따르면 파시즘 역시 이러한 시장의 실패로 인한 사회의 자기 보호 노력의 일환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만 그 방향이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목격한 다음 출간된 책이다.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경제 잡지의 편집장이었던 그는 유태인이었기에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마자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그는 영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며 이 문제, 추상적으로 인간의 ‘자유’에서 시작해, 역사를 통해 사회와 경제의 문제를 깊게 통찰해 본다. 경제는 사회의 부속품이라는 그의 주장, 경제적 자유주의는 결코 개인의 자유를 확대할 수 없다는, 어찌 보면 휴머니즘에 가까운 그의 지혜는 지금 우리에게도 좀 막연하긴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