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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를 거닐다
해인사를 거닐다

해인사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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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92g | 153*210*20mm
ISBN13 9788995326022
ISBN10 89953260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강우방 1941년 중국 만주 안동에서 태어나 1967년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일본 교토 국립박물관과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동양미술사를 연수한 후, 하버드대에서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장을 역임.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초빙교수와 문화재 위원으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미의 순례』『법공과 장엄』『원융과 조화』등이 있다.
이윤기 탁월한 번역가이자 중견작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이윤기는 1998년 『숨은 그림 찾기』로 제29회 동인문학상을, 2000년 『두물머리』로 제8회 대산문학상과 한국번역가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우리가 어제 죽인 괴물』『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이 있으며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그리스인 조르바』등 20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이현주 목사이자 동화작가, 번역 문학가이기도 한 이현주 목사는 필명으로 '이 아무개'를 쓰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는 한편, 대학과 교회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 저서로 『알게 뭐야』, 『날개 달린 아저씨』 등의 동화집과 『길에서 주운 생각들』 『이아무개 목사의 금강경 읽기』 등이 있고, 『노자익』 『바가바드 기타』『티베트 명상법』 등을 옮겼다.

곽병찬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한겨레 신문사』에서 창간 때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여 정치,사회,생활,문화부장 및 『한겨레 21』 편집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겨레신문사』 문화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이철수 판화가. 민예총 미술위원회, 민족미술협의회, 충북문화운동연합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응달에 피는 꽃』『이철수 판화모음집』『새도 무게가 있습니다』등이 있고, 『모래알의 사랑』『아가씨 피리를 부셔요』『넋이라도 있고 없고』『한』등의 책에 삽화를 그렸다.

윤구병 『뿌리깊은 나무』 초대 편집장과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전라북도 변산에서 실험학교를 열어 생태교육을 실천하면서 이웃 사람들과 부대끼며 농사를 짓고 있다. 저서로『모래알 사랑』, 『눈먼 뱃길』, 『사람 사는 세상은』, 『몸 가는 데 마음 간다』, 『실험 학교 이야기』등이 있다.

김영동 김영동 님은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국립국악중고교에서 대금을 배우고, 서울대 음악과를 졸업했다. 1984년부터 88년까지 독일 베를린대에서 비교음악학을 수학한 후, 「삼포가는 길」「한네의 승천」 외에 많은 선 명상음악을 작곡했다. 통도사에서 음악예불을 공연하기도 하면서 불교 음악의 현대화와 새로운 지평의 개척에 정진하고 있다.

전우익 1925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일제 시대에 상경하여 서울에서 대학교까지 마쳤다. '민청'에서 청년운동을 하다가 사회안전법에 연루되어 6년 남짓 수형 생활을 하고, 출소 이후 한동안 주거제한을 당하는 보호관찰자 신세를 지내다가 이제까지 줄곧 고향인 봉화 구천 마을에서 홀로 농사짓고 나무 기르며 살고 있다.

박성수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경향신문 생활문화부장, 정동극장 이사, 한국방송 비평회 회원, 영상창조연구회 회원, 극단 로뎀 기획위원이다. 연극 「위대한 결단」「건축사와 아시리 황제」를 연출했으며, 저서로『방송트랙과 문화적 담론』『TV 드라마 비평담론의 주관성과 권력화』『박성수의 엽편소설』『TV 드라마 비평담론의 주관성과 권력화』등이 있다.

노무현 경남 김해의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 197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전지법 판사를 지내다 1978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1년 시국 사건의 변호를 맡기 시작하면서 인권변호사로 변신해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2002년 최초의 국민경선제에 의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고, 그 해 12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유홍준 서울대에서 미학을,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신 후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예술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협의회 공동대표와 제1회 광주 비엔날레 커미셔너(1995) 등을 지냈다. 저서로 『화인열전(상,하)』『완당평전(1,2,3)』『나의 문화유산답사기(1,2,3)』등이 있다.

권정생 1969년 동화 『강아지똥』으로 월간 기독교 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글로 어린이는 물론 부모님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동화집 『강아지똥』,『사과나무밭 달님』, 『하느님의 눈물』등이 있다.



정찬주 『한국문학』 신인상에 소설 『유다학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1998년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을 발표하고, 1999년에는 『만행』을 펴냈다. 법정스님으로부터 무염(無染)이라는 법명을 받은 후 드넓은 불교의 바다를 깊이 접하게 되었고 그 후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소설과 산문집을 발표했다.

황현산 고려대학교 불문과와 동대학원에서 「기욤 아폴리네르의 『알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얼굴 없는 희망』『아폴리네르-『알코올』의 시세계』가 있으며, 역서로 랭세의 『프랑스 19세기 시』와 『프랑스 19세기 문학』등이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 주간으로 있다.

리영희 1929년 평안북도에서 태어나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와 외신 부장을 지내다가 강제 해직당한 뒤 1970년 합동통신 외신부장으로 재직중 박정희 정부의 압력으로 퇴사. 1972년부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나 두 차례의 강제해직과 복직을 거듭하다가 1987년 미국 버클리대 초빙교수를 지낸 뒤 1988년 『한겨레신문』 이사 겸 논설고문을 역임.

구중서 문학박사이자 문학평론가. 현재 수원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인문대 학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문학사론』『문학을 위하여』『민족문학의 길』『분단시대의 문학』『한국문학과 역사의식』『자연과 리얼리즘』『문학과 현대사상』 등이 있다.

이문옥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감사원에서 18년을 재직하다가 1990년 감사원 및 감사 관계 비리를 폭로하여 옥고를 치루었다. 이 일로 동아일보, 기자협회, 시사저널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셨으며, 경실련의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시민상을 수상했다. 전국불교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그래도 못다한 이야기』, 『우리사회 이렇게 바꾸자』 등이 있다.

이상문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1983년 『월간문학』 신인 작품상에 단편소설 「탄흔」으로 등단했다. 대한민국 문학상, 윤동주 문학상, 동국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황색인』,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립니다』, 『방랑시인 김삿갓』 등 삼십여 편이 있다.

김봉준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셨습니다. 홍익대 민속문화 동아리를 결성하고 민중미술운동을 주도했으며, 봉원사 만봉萬峰스님으로부터 탱화와 민화를 수학했다. 연세대 교정에 이한열 추모비 및 다섯 권의 판화달력을 만들기도 했다. 저서로는 『붓으로 그린 산그리메 물소리』, 『숲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가 있다.

김 훈 한국일보와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를, 시사저널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독서 에세이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선택과 옹호』, 『자전거 여행』, 『문학기행1,2(공저)』, 『풍경과 상처』, 『칼의 노래』,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등이 있으며, 외국 문학을 우리말로 여러 권 옮겼다. 2001년에는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영해 윤영해 님은 동국대 선학과 및 서강대 종교학과에서 학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와 대구 가톨릭대 등에서 종교학과 불교를 가르쳤고, 지금은 동국대 불교사회문화연구원의 Post-Doc 연구원으로 일하며 동국대 종교학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불교사사의 이해(공저)』, 『주자의 선불교비판 연구』등이 있다.

이기윤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와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인하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1997년 「시와 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자전거와 바퀴벌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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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를 지도 감독하는 조교 가운데 한 사람이 내 고향 섬 사람이었다. 한 5킬로 정도의 길을 달려 어느 고개를 넘을 때, 그 조교는 내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를 대오 밖으로 불러냈다. 잠시 기합을 주는 척하더니, 오솔길로 나를 이끌고 갔다.
"이 오솔길을 곧장 따라가면 부대로 돌아가는 또 다른 고갯길이 있다. 그 길목이 구보의 마지막 코스이니, 두세 시간 후 본대가 그 곳을 지나갈 때 재주껏 합류하도록 해라."
나는 그가 가르쳐 준 대로 그 고갯길을 찾아가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군장을 풀었다. 때는 초여름으로 나무에는 푸른 잎들이 돋아나 있었다. 낙엽 속에 몸을 묻고 누우니 얼굴은 열기로 후끈거렸지만, 그러나 편안했다. 바람이 살랑거려 나뭇잎들을 끝없이 반짝거리게 할 뿐 만상이 조용했다. 잠시 그렇게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디사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도 그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땅 밑에서 스며나오는 소리 같기도 하고, 때로는 내 가슴속에서 나는 소리 같기도 했다. 시계의 초침이 울리는 것처럼 거의 규칙적인 그 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마침내 숲 전체를 고르게 덮었다. 눈을 크게 뜨고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 머리 위 오리나무 가지의 나뭇잎들이 그 사각거리는 소리에 맞추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푸른 벌레들이 오리나무 잎을 갉는 소리였다. 사각거리는 소리는 끊어지지 않고 나뭇잎들은 금방 잎맥만 남기고 차례차례 사라졌다. 그리고 이따금씩 검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그 벌레들을 쪼아가곤 했다. 그러나 그 숲이 평화롭게만 느껴졌다. 나뭇잎을 빼앗기는 나무도, 나뭇잎을 갉아먹는 벌레들도, 그 벌레를 잡아가는 새도, 모두가 평화로웠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비단 그물처럼 숲을 덮고 나는 그 그물에 저항없이 갇혀 있었다. 내 몸이 아주 작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앙상하게 남은 잎맥이기도 했고, 새의 입에 물려 하늘로 날아가는 벌레이기도 했다.
--- pp. 146∼147
누더기 한 장으로도 시린 마음을 따뜻하게 덥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이 세상에서 여태 꿈으로만 남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꿈지럭대는 벌레에도 불성이 있다 하신 말씀은 아직 빈 말입니다. 사람의 몸을 받고고 벌레만 못한 대접을 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봄에서 가을까지 사는 박 넝쿨도 박 무게를 버틸 꼭지에 박꽃을 피우고 박을 답니다. 제 꽃 제 열매를 못이기는 꽃대나 줄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한 가족, 한 몸뚱이를 건사할 여유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 인간 세계의 잔혹함을 보고 있습니다. 호박 한 포기만 못한 그 세상을 믿느니 차라리 다정한 무덤들을 믿겠습니다.
세상에는 필시 육신의 죽음과 다른 또 다른 죽음의 길이 있습니다. 오늘도 그 죽음의 냄새를 맡습니다. 달콤하여 취하기 좋으나 돌이키기는 어려운 그 길로 세상은 떠나가고 있습니다. 복날 다리밑에 매달리는 짐승이 제 무게 때문에 죽음에 이르듯, 사람도 욕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 죽음에 닿지 싶습니다. 욕심 다 버리고 깃털 같은 무게조차 버리고 나서야 우리 안의 불성이 제 면목을 드러내게 된다는데, 사람 사는 소식은 언제나 마음 무겁고, 드문드문 아는 이들이 이승 떠나신 소식을 듣습니다. 밝은 방 안에서 문득 마음이 어두어 옵니다.
그렇구나. 내 입고 있는 세월의 옷도 이제 낡아가고 있구나.
그 옷이야 그리 아까울 것도 없으나, 어둡고 무거운 마음으로 어찌 세상 떠나는가? 깃털도 땅에 내려와 제 무거움을 쉬던 것 보았습니다. 깃털보다 가벼워도 오히려 무거울 것을, 잔인하고 또 어리석기도 한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 pp. 42∼4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이윤기. 불립문자(不立文字)래요, 절망인가요? ...나는 삶의 숨은 그림을 찾아 독자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고 믿었음에 분명합니다. 삶에서 공통분모 비슷한 것을 찾아내고 이것을 개념화할 수 있다고 믿었음에 분명합니다. 고백하거니와 나는 내가 창안한 개념이 다른 사람의 삶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고백합니다. 나는, 지극한 진리란 말로써 전할 수 없다(不立文字)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나는 이 착각의 늪에 빠져 한동안 허우적거렸습니다...

이현주. 바우의 목줄을 묶다가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개한테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 저도 모르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자신을 문득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너도 마찬가지야. 네가 만일 내 뜻을 빨리 알아 무명無明의 그늘을 벗어버린다면 무슨 계율이 필요하며 무슨 가르침이 더 있겠느냐?" 순간, 저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지요. 바우와 제가 과연 털끝만큼의 차이도 없이 똑같다는 사실 앞에서 도무지 어쩔 수 없는 이 태산 같은 업장業障에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나의 인생을 보살피는 자비의 손길을 동시에 느꼈기 때문입니다...

곽병찬. 영지 앞에서 ...그런 나에게 절하는 이의 모습은 가장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평소 무심했습니다. 기껏해야 집안의 무병장수, 자식들의 입신출세 따위나 빌고 있겠거니 라는 선입관이 앞섰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편견은 첫날 대적광전에서 저 혼자 절하는 중년 남자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그 분은 그저 깊숙이 머리를 조아렸고, 정성스레 떠받들기를 거듭했습니다. 그의 윗도리에선 어느새 땀이 흥건히 배어 나왔습니다. 그는 절 한번 하고 부처님 또는 보살님을 미련하리 만치 그윽하게 우러렀습니다. 저는 그의 눈이 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맑고 투명할까...

이철수. 외발이 새가 바라보는 먼 하늘 여러 해 전에 호도나무인 줄 잘못 알고 심었던 가래나무 그늘 덕을 여름내 보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가래나무 잘못 심기듯이 제 삶도 그랬을까 싶은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래나무가 호도나무 대신 창 밖에 무성한 그늘을 드리워 제구실하듯, 모자라는 대로 가꾸어 살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부지런하면 한세상 살아지지 하고 지냈습니다. 이제는 살다가 세상에 작은 쓸모나마 생기면 고마운 일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구병. 빗속에서 얻은 깨달음 ...그렇습니다. 사랑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그 모든 '올바른' 일들을 마땅히 해야 하는 것으로만 여겨 했을 뿐이지, 누군가를 사랑했기 때문에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랑이 없이 하는 일은 곁으로 드러나는 성과가 아무리 위대해 보이더라도 결국 쭉정이만 남는 듯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왔던 그 많은 세월이 빈 쭉정이로 폭풍 속에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누군가가 폭풍 속에서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랑해라, 사랑해라. 끊임없이 사랑해라..."

윤구병. 부처됨의 어려움 ...석가는 깨우친 순간 중생에 대한 미칠 듯한 그리움에 사로잡혔습니다. 따라서 보리수 아래에서 깨우친 것은 참으로 깨우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깨우침이었다면 이제까지는 혼자서도 살 수 있을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부터는 죽어도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깨우침이었습니다. 사랑이란 궁극적으로, "너 없이는 못 살아"라는 느낌입니다. 출가하기 전의 석가는 중생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중생으로부터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갈 생각을 한 것입니다...


김영동. 내 안에 숨어 있는 것 ...마음이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세상이 썩어가고, 여러 가지 질병에 인간 스스로가 죽어 간다 해도, 마음은 늘 살아 있는 듯합니다... 마음이 생긴 그대로의 본성으로 움직일 때 고통은 고통대로, 즐거움은 즐거움대로 우리의 삶에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생긴 그대로 느낄 수만 있다면,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즐겁게 밖으로 표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전우익. 이 땅의 농민으로 살면서 ...땅을 갈기 위하여 우리는 소를 부리지요. 그 동안 이웃의 소 부리는 것을 배울 겸 해서 살펴보았는데 어떤 사람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소에 겁을 주면서 혹사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일꾼들은 소와 호흡을 잘 맞추어 마치 율동을 하듯 소를 부리는데 단단한 흙이 물결을 가르듯 넘어가는 그 모습이 사람도 소도 여유로와 탄복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어떤 경지에 도달한 것이어서 옆에서 보는 사람까지 신이 났습니다. 현진스님,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숙한 민중은 상일꾼들이 소를 잘 다루듯이 정부를 다루어 가는 게 아닌가 하고...

전우익. 홀로 정영상 형을 생각하며 ...난 형의 죽음을 슬퍼하진 않아. 제법 좋은 시 몇 수 남겼고 다정다감한 나머지 수많은 친구들과 사랑 싸움도 무척이나 했고, 형이 떠났다는 소문 듣고 전국에서 모여든 친구들이 애석한 마음에서 뜨거운 눈물 흘려 주었고 자다가 자는 듯이 갔는데 그 이상 무엇을 바라겠어... 농사를 지어 보니 밭 갈아 씨 뿌리는 일 정도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싹트고 크고 영그는 일은 땅기운, 햇빛, 비바람의 조화로 이루어집디다... 우리의 생명도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닐 성싶습니다... 삶과 죽음으로 인간은 이루어지는데 우리는 삶만 보고 죽음이란 또 하나의 조화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아요...

박성수. 일상에서 도망친 것 그 자체가 깨달음 ...해인사를 찾은 것은 무엇을 얻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도망친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누구나 다 견디어 나간다고 해서 일상 생활이 만만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겉으로는 일상을 살아가지만, 앞으로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때문이다. 게걸스러움, 악착같음, 구차스러움……. 삶을 압박하는 이 불편한 단어를 피해 갈 수 있는 인생이 과연 있을까. 절에 온 사람이라면 돌아가는 그곳이 흙탕물인 줄 알아야만 비로소 절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이 청년을 누가 내게 보냈을까? ...시인 윤동주 선생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소망했다. 내가 어찌 감히 윤동주 선생과 비교를 할 수 있을까만 그래도 나 역시 소망하는 것을 하늘은 아니더라도 내 자식에게만은 부끄럽지 않은 애비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름대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생은 자기가 살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나쁘게 살면 나쁜 결과가, 바르게 살면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생은 그냥 흘러가는 것 같지만 거기에는 오묘한 부처님의 섭리가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

유홍준. 배워서 될 수 없는 얘기들 ...첫 슬라이드가 조선 초기 백자 항아리였고, 그 다음은 백자 제기, 그 다음은 귀대접……. 이런 식으로 다음다음으로 속속 넘어가는데 열 번째쯤인가에 달항아리가 슬라이드에 비쳤다. 의자에 앉아 등을 돌리고 학생들과 함께 슬라이드를 보던 최 관장은 느린 몸동작으로 일어나더니 달항아리를 물끄러미 살피다가 옆으로 가서 또 한 번 바라보고는 "그거 참 조오타" 하면서 이내 "다음 슬라이드" 하고 말하였다. 그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그러나 그 강의 중에 풍기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달항아리의 형태와 때깔에 서린 그 모든 미감을 설명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권정생. 아름다운 우리 당산나무 ...『서편제』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누나를 폭력에 가깝게 학대한다고 생각한 동생 동호가 아버지와 싸우고는 마을 밖 당산나무 밑에서 누나 송화와 헤어져 집을 나간다. 아득히 들길 저편으로 사라지는 동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송화는 울고 있었다. 그 뒤 송화는 아예 벙어리가 된 채 날마다 이 당산나무 밑에 쪼그리고 앉아 떠나간 동생을 기다린다. 만일 당산나무가 없었더라면 『서편제』 영화의 기막히도록 아름다운 이 장면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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