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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거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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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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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6쪽 | 47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82762
ISBN10 8937482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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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추방당한 귀족 비첸테 데 네바다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죽음으로 남긴 딸 비안카가 가장 소중하다. 비첸테는 스페인 출신의 보르자 가문을 찾아가 몬테피오레의 장원을 얻어 조용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체사레 보르자와 여동생 루크레치아가 갑자기 찾아온다.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로서 권력을 휘두르며 이탈리아 통일의 야심을 품고 전쟁을 불사하는 체사레와 권모술수로 악명이 높은 루크레치아의 등장은 평안하게 전원생활을 꾸리던 비첸테 식솔들에게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비첸테가 전투에 나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몬테피오레 장원을 군사들의 기지로 내어 주어야 하는 걸까?


체사레는 오스만 제국의 술탄 바예지드 2세의 동생으로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켐 왕자와 함께 프랑스 샤를 8세의 포로가 된 적이 있었다. 샤를 8세의 이탈리아 원정은 실패로 끝났고, 목숨의 위협을 느낀 켐 왕자는 체사레에게 자신을 의탁하기 위해 이슬람 왕실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것은 에덴동산의 ‘지혜의 나무’의 가지로 사과 세 개가 달려 있는 성물이다. 체사레는 이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켐 왕자에게 서서히 죽어 가는 독을 먹인다. 세속의 통일왕국을 꿈꾸는 체사레도 미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인 데다가 켐 왕자로서는 자신의 목숨 값에 해당하는 가장 귀중한 정보를 꺼냈던 것이다. 결국 체사레는 중동 어느 수도원 창고에 숨겨져 있는 이 지혜의 나뭇가지를 은밀히 구하기 위해 세상에 관심을 끊고 살아가는 비첸테를 찾아온 것이다.


비첸테로서는 분명 켐 왕자의 거짓말임이 틀림없을 사과를 찾아 나서는 ‘미션 임파서블’을 수락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누구도 무자비한 체사레에게 복종을 거부할 수는 없다. 비첸테는 사랑하는 딸을 세상으로부터 지키길 간절히 바랐기에 비안카가 영지 바깥으로 나가는 것조차 극도로 경계하여 어린 딸이 저 멀리 강 위의 다리를 건널라치면 괴물이 나온다고 협박을 하곤 했다. 그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만 지금, 비첸테는 어린 딸 비안카와 몬테피오레를 루크레치아에게 부탁하고 조용히 집을 나선다. 딸을 무사히, 그리고 하루라도 더 빨리 다시 보기 위해서는 뒤도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 평생 몬테피오레를 돌본 요리사 할망구 프리마베라도, 어릿광대짓으로 자신의 영리함을 감춰 온 루도비코 수사도, 아빠가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고 믿었던 비안카도 더 이상 비첸테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다.

보르자 가문은 적이 많아서인지 그만큼 악랄해서인지 근친, 독살, 살인, 음모 등으로 악명이 높다. 특히 아름다운 루크레치아의 결혼은 보르자 가문의 권력과 영토 확장에 이용되었다. 루크레치아는 어린 나이에 밀라노의 조반니 스포르차와 결혼했으나, 아버지와 오빠가 스포르차를 성불능이라고 선언할 때 그녀는 반박하지 않았고, 동정녀로 공언되어 결혼 자체가 무효화되었다. 루크레치아가 나폴리 왕국의 알폰소와 결혼했을 때는 때마침 오빠가 보낸 강도의 손에 남편을 잃는 바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되어 또 다른 결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체사레가 살해한 스페인 남자는 루크레치아를 사이에 둔 연적이라고 한다. 이 모든 끔직한 소문을 몬테피오레 사람들도 듣고 있다. 어린 비안카의 운명은 바로 그 매력적인 악인들의 변덕에 내맡겨진 셈이다.

수년이 흘러 비첸테가 루도비코 수도사에게 몰래 보낸 편지가 발견되었을 때는 보르자 가문의 힘은 시들고 비안카는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해 있을 즈음이다. 권력 회복만을 꾀하던 체사레가 비첸테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몬테피오레를 다시 찾아오는데, 체사레는 루크레치아 면전 앞인데도 아직 앳된 비안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루크레치아는 모욕감과 질투심과 자괴감을 동시에 느낀다. 은밀한 밀회를 약속한 날 체사레는 비안카에게서 루크레치아에게는 없는 순결한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이다. 비안카는 없어져야만 한다. 루크레치아는 사냥꾼을 시켜 비안카를 숲으로 끌고 나가 죽이라고 명령하지만, 사냥꾼은 사슴의 심장을 상자에 담아 온다.


한편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존재들이 있었다. 일곱 개의 뭉우리돌들이다. 그들은 인간과 비슷해질까 싶어서 거울을 만들어 베르데 호수에 담가 놓았는데, 그 거울이 지금 몬테피오레에 걸려 있다. 그들 앞에 비안카가 쓰러져 있다. 그들은 비안카를 끌어당기기 위해 몸의 끄트머리를 사용했더니 손가락 같은 걸 인지하기 시작했다. 비안카가 깨어나서 집을 인지하면 동굴이 집이 되었고 요리를 하면 바위가 식탁이 되었다. 그리고 뭉우리돌들도 점차 수염이 뚜렷해지는가 하면 손가락이 갈라지면서 난쟁이의 형체를 띠기 시작했다. (“우리는 전체의 하나가 되고 싶은데 그 여자가 우리를 이렇게 분리해 놨어. 인간들처럼 우리를 사라지는 개인으로 뢸들었어. 우리는 인간이 아니야.”)


그런데 “거울을 쳐다보는 사람은 이 세계를 자신의 관점에서 보게 되어 있다.” 루크레치아는 거울에게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우냐고 물었을 때 거울 안에서 한층 성숙해진 비안카를 보았다. 분명 비안카다. 루크레치아에게 가장 날카로운 아픔을 주었던 비안카. 한편 성물을 찾아 나섰다가 십수 년을 수도원에 갇혀 지내던 비첸테는 한 난쟁이의 신비한 도움을 받아 성물을 가지고 돌아온다. 루크레치아는 바로 그 성물의 가지에 달린 사과를 들고 비안카를 찾아 나서고, 비첸테는 가출했다는 딸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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