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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기담

바다기담

: 바다가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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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637g | 153*224*30mm
ISBN13 9788936803995
ISBN10 8936803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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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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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선생이 한창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아이들 중에 유난히 영리한 아이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삼 년이나 글을 배우러 다녔는데도 집을 알 수가 없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율곡이 아이의 행보를 가만히 관찰해 보니, 아이는 일주일쯤 열심히 글공부를 하고는 한밤중에 어디론가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곤 했다.
어느 날 율곡은 아이의 뒤를 살그머니 따라가 보았다. 아이는 집을 나가 십 리쯤 떨어진 큰 연못으로 가서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율곡은 놀랍고 신기해서 다음 날 다른 아이들을 다 보낸 후 이 아이를 불러다 물었다.
“대체 밤에 어디를 갔다 오는 게냐? 솔직히 말해 보거라.”
아이는 괴로운 얼굴로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부모와 마찬가지이시니 바르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바깥에는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율곡이 그러마 대답하자 아이가 말을 이었다.
“저는 실은 동해 용왕의 왕자입니다. 선생님의 학문이 그리 높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왕께서 선생님한테 가서 글을 배우라고 명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공부를 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용궁에 가서 부왕께 무엇을 배웠는지 말씀드리고 안부를 여쭙고 오고 있습니다.”
율곡은 자신의 명성이 용궁에까지 알려졌다는 사실에 놀라고 기뻐서 우쭐해졌다. 그래서 아이에게 대담하게 청했다.
“얘야, 나도 용궁 구경을 한 번 해보고 싶구나. 나도 따라갈 수 있겠느냐?”
“그것은 제가 마음대로 할 수는 없고, 부왕께 여쭈어봐야 합니다.”
아이는 곧장 용궁으로 돌아가서 용왕에게 율곡의 청을 이야기했다. 용왕은 아들의 선생이 온다는 사실에 반색을 하고 어서 모셔오라고 이야기했다.
율곡이 아이를 따라가니, 아이가 연못에 풀잎 하나를 던졌다. 그러자 물이 좍 갈라졌다. 연못 안으로 들어가자 온갖 기기묘묘한 화초들이 만발하고 생전 처음 보는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가운데에 화려한 대궐이 있었다.
--- 「율곡 선생이 호를 율로 쓰게 된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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