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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풍경 화첩

서울 풍경 화첩

: 지금, 여기, 서울의 진경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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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2쪽 | 422g | 153*224*20mm
ISBN13 9788996131199
ISBN10 899613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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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친구와 은퇴 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남쪽, 너른 들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난 그 친구는 넓고 푸른 곳으로 가서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했고, 나는 서울의 한복판, 종로나 을지로에 바늘 하나 세울 만한 공간이라도 찾아내 그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무척 상식적인 사람이므로 나의 친구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나의 친구도 무척 상식적인 사람이었기에 나를 이해할 수 없어했다.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일종의 객기로 치부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진심이었다. --- p.14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때 한양에 세운 숭례문이 서울의 정신이라면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피맛길은 서울의 마음이다. 작년 어느날 ‘정신’은 하룻저녁의 불꽃에 사그라졌고 사람들은 흰 천을 두르고 통곡을 하며 정성을 다해 복원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지척에 있는 ‘마음’은 비슷한 시기에 보상이 마무리되며 사람들을 몰아내고 있다. 길을 둘러싸고 있던 건물들은 중장비로 간단히 허물어졌고 조만간 그 길은 사라지게 된다.
비록 그 길이 600년 동안 역사의 뒤편에 자리해서 찬란한 햇살이나 영광을 누리지 못해 남루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어 위안을 주었고, 역사 도시로서의 서울의 위상을 튼튼히 해주었다. --- p.55

서울… 점점 존재가 희미하게 지워지고 있는 특이한 도시.
거의 천년 동안의 시간이 퇴적된 역사도시라고는 하지만 그 시간이 만들어놓은 내용은 아무나 대충대충 그어대는 지우개질에 보기 흉하게 지워지며 떨어지는 지우개 부스러기마냥 주변에 여기저기 널려 있다.
그런데 그 시간, 말라비틀어진 치약 튜브처럼 꼬깃꼬깃해진 서울이 갑자기 시린 가을 하늘마냥 내게 느닷없이 본연의 의미로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나는 지우개질이 다 끝나기 전에 무언가 내가 본 것이나 기억하고 있는 것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생산이 멈춘 땅,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는 땅을 위해… --- p.106

칠궁은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운 동네에 살 때도 청와대 옆 무궁화 동산에 놀러 가 먼 발치에서 쳐다보기만 했었다.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던 임응식 선생이 찍은 흑백사진집 속의 칠궁은 신비롭고, 무척 아름다웠다.
가보지 않았지만 나는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었다. --- p.116

살면서 받아본 유혹 중에 가장 강력한 것이 땅의 유혹인지라, 땅의 유혹을 받게 되면 내 몸은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제멋대로 춤을 춘다. 마음이 한 번 춤을 추면 걷잡을 수가 없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는 경주 황룡사 한복판에서 그런 춤을 추어봤고, 정동 은행나무 길에서 그런 춤을 춰봤으며 통의동에서도 그랬다. 모두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떤 ‘영(靈)’들이 떠돌다가 덜컥 잡아채는 모양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종종한다. 그 영들은 도통 나서지 않으며, 그래서 드러나지 않은 채 원격 조정을 해대고 나는 그 장단에 열심히 춤을 춘다. 무슨 ‘원(願)’이 있어서 그러는지 알 수 없다. --- p.209

서촌은 그런 식이다. 영조가 나오다가 뜬금없이 정철이 나오기도 하고 세종대왕이 나오고, 영조가 나오다가, 이항복이 나오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서촌을 보는 것은 마치 폐사지를 헤매는 것과 비슷할 수도 있다.
길이나 동네의 이름으로만, 몇 조각의 돌덩어리로만, 잘려나간 신작로 위에 아로새겨진 시간들은 일부이지만 전부이기도 하다. 지금 보는 곳, 내가 서 있는 곳은 하나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다. 여러 겹 지층 속에 잠겨 있는 그 시간의 켜들은 그렇게 하나씩 불끈거리며 벌떡벌떡 일어나 인사를 건네온다. 때로는 위풍당당하게 승자의 검기를 뿜어내기도 하고, 은둔자의 아픈 상처처럼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것들처럼 나이 먹고 주름잡힌 얼굴로 우리를 바라본다. 우리는 그 얼굴을 보러 간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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