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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춤추는 목욕탕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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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3쪽 | 436g | 145*213*20mm
ISBN13 9788937482892
ISBN10 893748289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복남이 목을 휘감은 줄을 움켜쥐고 거짓말이야, 울부짖고 있을 때였다. 죽은 엄마가 서 있던 자리에, 열세 살 난 현욱이 책가방을 메고 서서 복남의 기이한 행동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복남은 바닥을 밟고, 제대로 섰다. 아이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자전거 페달 돌리는 것 같았어요, 엄마.”

현욱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복남은 얕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들킨 기분이었다. 얌전히 줄을 풀고 “밥, 줄까?” 우물쭈물 물었다가 “김밥, 사 먹고 왔어요.” 하는 찬바람 도는 소리만 들었다. 그날, 죽은 엄마와의 거리만큼이나 현욱과의 거리도 멀어졌다. --- p.48

미령은 민둥민둥한 머리에 모자로 가려진, 타인들에게서 밀려난 몸뚱이로 데굴데굴, 눈, 코, 입이 사라져 허옇게 표백된 얼굴로 데굴데굴 굴러간다. 타인에게서 날아오는, 혹은 자신에게서 날아가는 경계심을 데굴데굴 구르며 몸에서 털어 낸다. 얼굴과 몸통, 팔다리가 둥글게 뭉쳐져 달걀이 되어 간다. 달걀이 되어 구른다. 깨지기 쉽다는 이유로 달걀이 아니다. 달걀은 껍질이 연약할지라도 구를 수 있다는 것, 생명을 품고 있다는 것, 비상시에는 누군가의 허기를 달랠 수 있다는 것. 이것을 잊으면 곤란했다. --- pp.73~74

“배부르다, 거짓말처럼.”

호순은 중얼거렸다. 밥을 먹고 사는 일도 이런 것이 아닐까. 뻥, 하고 튀겨 낸 옥수수로 허기진 속을 달래는 일, 뻥 부푼 오장육부에 충만함을 느끼는 일. 배부를 때의 충만함이 어느 순간 푹 꺼져 들고 또다시 그 충만함을 그리워하는 일이 일과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거짓말 같은 충만함에 위로받는 것이 사는 일이 아니었던가. --- p.107

“도 서방을 네 속에 묻어 가야 해. 그러다 보면 네 몸이 도 서방을 기억하게 될 거다. 어느 순간 눈동자 색깔이 바뀌지. 세상이 달리 보이는 거야. 심장 뛰는 것도 전과 다르고, 웃고 우는 일도 전과 딴판이 될 때가 오지. 그럴 땐 몸이 한 뼘 자랐다! 라고 말하는 거야.”

“몸이 한 뼘 자라? 전부 잊고 싶어. 백지가 되었으면 좋겠어.”

“세상에 백지라는 게 있는 줄 아니? 흰색이다 싶지만 자세히 보면 잡색이 섞여 있기 마련이야. 내 마음에 찌꺼기처럼 가라앉은 걸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뿐이야. 그대로 있다가는 웅덩이 물처럼 그냥 썩는 거야.”

딸이 운다. 홀로 감당해 내야 할 슬픔이다. 엄마는 안다. 딸애에게 등을 보이고 누웠으나 엉덩이, 몸의 작은 일부만 닿아도 그 슬픔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딸의 엉덩이가 서늘하다. 안타까움으로 전율하는 엄마의 엉덩이는 달아오른다. 엄마는 뜨거워진 엉덩이를 딸애 곁에 바짝 붙였고, 반대편 벽을 보고 소리 죽여 울었다.
--- p.11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젖빛 안개가 가득한 서해대교 위, 결혼 3년차 부부인 미령과 현욱은 여행을 가던 중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고, 현욱은 목숨을 잃는다. 홀로 살아남아 3개월 만에 의식을 되찾은 미령은 남편 현욱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미령의 시어머니 박복남은 무엇이든 벗겨질 때까지 닦아 내길 좋아하는, 목욕관리사, 소위 때밀이다. 동네 과부와 눈이 맞은 남편과 이혼하고 30년 가까이 때밀이를 하며 아들을 홀로 키워 냈다. 남편과 헤어지던 날, 그녀는 목을 매달아 자살을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그러나 아들에게 그 모습을 들키고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긴 채, 아들과 멀어지게 된다.
복남은 아들이 죽자 며느리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누워 있는 사이, 아들과 며느리가 살던 전세 아파트를 팔아 버리고 보험금까지 챙긴 채, 며느리에게는 반지하 방 하나만을 얻어 주며, 선물이랍시고 종이쪽지 하나를 남긴다. 그것은 바로 ‘때밀이 일일 교환권. 특별 고객 우대. 오일 마사지 공짜. 목욕 관리사, 박복남.’

미령의 엄마 정호순은 ‘개마고원’처럼 넓디넓은 자신의 엉덩이를 북처럼 퉁퉁 쳐 대며 뻥을 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다. 남편이 죽은 후 쓰러져 요양원에서 지내던 호순은 미령의 사고 소식을 듣고 나와 병원에서 딸을 간호한다. 퇴원하여 교통정보센터 프리랜서 리포터로서 방송에 복귀한 미령은 사고 후유증과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일하던 복사실, 바로 현욱의 의자에서 이구아나 한 마리를 발견한 미령은 이구아나를 잡느라 땀범벅이 되고, 복남에게서 받은 목욕 쿠폰을 떠올리고는 복남의 목욕탕을 찾아간다. 호순의 엉덩이가 냉장고와 부딪쳐 냉장고가 고장 나자, 미령은 아픈 엄마를 반지하 방에 홀로 둘 수 없어 복남의 집에 맡기게 되고, 호순은 복남과 함께 목욕탕에서 일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현욱이 죽고 나서 받은 보험금으로 산 아파트 분양권이 사기라는 사실을 안 복남이 충격에 드러눕고, 미령은 복남의 집에서 현욱의 유골함을 발견하게 된다. 미령과 복남이 유골함을 서로 빼앗으려 옥신각신하다가 그만 유골함을 깨고 만다. 유골 분을 쓸어 모으느라 진땀을 뺀 세 여자는 다 함께 목욕탕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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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몸은 성적 은유나 문학적 전위라는 상징적 옷을 벗은 ‘벌거벗은’ 몸이다. 폐인의 몸은 훈육 공간 안에서 강요하는 직업적 피동(被動)이나 노예적 사역(使役)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몸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통해서 김지현이 주목한 몸은, 온몸에 피가 돌고, 땀이 흐르고, 심장이 뛰는, 그리고 고통에 무감하지 않은 상처 받는 ‘인간’의 몸이다. 왜소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련한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스스로를 합리화하지 않는 방법은 고통을 피하는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상처의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김지현의 물고기-인간은 ‘몸’으로 말한다. 여기서 ‘언어의 몸’이 보여 주는 부력(浮力)과 ‘몸의 언어’가 말해 주는 유영법(游泳法)은, 안전선 밖에서 세상을 구경하는 관람객의 관조법이 아니라 타인과 살과 살을 맞대면서 살고자 하는 자의 언어적 고투이다.

이제 작가의 ‘집게손가락’이 시계 방향으로 휙 돌아간다. 책을 읽는 당신 “돌아누우라는 신호”다. 이제 누구에게도 보여 준 적 없는 당신의 ‘등판’을 보여 줄 차례다.
양윤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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