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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 스타일리시한 라이딩을 위한 자전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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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63g | 152*195*20mm
ISBN13 9788994015019
ISBN10 899401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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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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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방법은 없을까? 왜 아무도 이런 고민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하는 거지? 자전거 좀 타보겠다고 마음먹은 여자들이라면 바로 부딪히게 되는 문제잖아?” --- p.12

“키다리 아저씨의 자전거도 아니었고, 고가의 근사한 자전거도 아니었고, 내가 꿈꾸는 핑크색 튜닝 자전거도 아니었지만, 나는 탔다. 그리고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그 이후로 우리의 데이트에는 한동안 자전거가 빠지지 않았다. (중략) 영화 『아멜리에』는 만화 『영심이』 버전이 되어 나의 현실로 들어왔고, 나는 살짝 각이 허물어진 자전거 로맨티시즘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만의 자전거 로맨티시즘을 쓰기 시작했다.” --- p.32

“사랑을 테스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상주에 가서 텐덤바이크를 타보시기를! 당신 뒷좌석의 그녀가, 혹은 당신 앞좌석의 그가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p.35

“나는 지금도 여전히 통닭이나 자장면을 배달시켜 먹는데, 먹을 때는 정신을 놓고 맛있게 먹다가도 다 먹은 뒤에는 뭔가 체한 듯하다. 아는 게 죄다. (중략) 물론 나는 단 한 번도 나의 친절한 친구 ‘배달원 아저씨’에게 이렇게 말하지 못했다. 자전거든 전기자전거든 자신 있게 추천하게 되는 날, ‘배달의 기수’가 곧 ‘환경의 기수’가 되는 그날이 오면, 자장면은 더 쫄깃하고 양념통닭은 더 매콤해질 것이다.” --- p.47

“가까운 거리를 움직일 때 차를 집에 두고 자전거에 올라 두 발로 페달을 밟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당신의 자유 의지로 선택한 골목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일은,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다. 게다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라인 투발루라는 나라를 구할 수도 있다. ‘당신의 두 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비만 자동차와 이혼하는 것이 무리라면, 별거를 하거나 냉전이라도 해보자.” --- p.61

“그녀의 벤틀리 콘티넨탈 GT는 정말 부러웠다.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내놓은 초고가 자동차라서 부러웠던 것은 아니다. 힐튼은 이 자동차의 안과 밖, 심지어는 타이어까지 핑크로 장식했던 것이다.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핑크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패리스 힐튼이 나는 진심으로 부러웠다. 패리스 힐튼의 그 핑크 애마가 벤틀리 자동차가 아니라, 알렉스 몰튼Alex moulton의 자전거였다면 나는 패리스 힐튼의 사진을 몇 날 며칠이고 노려보면서 목 놓아 울었을 게 틀림없다." --- pp.70~71

명품 자전거들이 쓸데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욕망은 사치스럽다. 세상에 딱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찾는 수집가들의 욕망이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 는 없다. 세상에 딱 하나 밖에 없는 사랑을 찾는 마음을 비난할 수 없는 것처럼. --- p.73

“나는 ‘스포츠는 순간이야. 남는 게 없어’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얀 울리히의 레이스가 내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대회 중 제15구간에서 암스트롱이, 응원하던 한 아이의 가방에 걸려 넘어졌다. 그 순간 만년 2위 울리히는 망설임 없이 자전거를 세우고 암스트롱이 다시 일어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경주를 시작했다. 결국 암스트롱이 또 한 번 1위를 차지하고 대회 우승 7연패를 기록했다. 그 순간 ‘달리지 않기로 한 결심’은 직관이었고, 그런 직관을 만들어낸 건 얀 울리히의 인생 자체였을 것이다. 내가 본 울리히의 레이스는 암스트롱의 1위보다 값진 것이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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