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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해요

사과는 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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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45g | 148*210*20mm
ISBN13 9788972754503
ISBN10 897275450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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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봉은 시설에서 몸무게가 늘어난 유일한 사람이었다. 복지사들은 늘 그것에 대해 감사하라고 말했다. 우리의 키가 자라나고, 우리의 몸무게가 늘어난 것은 모두 자신들이 준 알약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시봉과 나는 시설에서 꼬박꼬박 네 알의 알약을 아침저녁으로 받아먹었다. 처음 알약을 받아먹었을 땐, 속이 좋지 않고 시소 위를 걷는 것처럼 어지러웠으나, 지금은 알약을 먹지 않으면 어지럽다. 그래서 시봉과 나는 늘 알약 먹는 시간을 기다렸다. 복지사들이 저벅저벅 알약을 들고 방문 앞에 서면, 뒤꿈치를 들고 달려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내밀었다. 알약은 한 번도 목구멍에 걸리는 법 없이, 감쪽같이 몸 안으로 사라졌다. --- p.9

우리는 매일매일 점심을 먹은 후, 정육점을 찾아갔다. 그리고 말했다.
“아저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저씨의 죄는 훨씬 더 많을 수 있어요.”
처음 며칠 동안 정육점 주인은 우리를 볼 때마다 인상을 쓰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말했다.
“도대체 내가 형님한테 무슨 죄를 지었다고 사과를 하라는 거야? 응? 어디 말이나 한 번 들어보자.”
그러면 시봉과 나는 차례차례 돌아가면서 얘기해주었다.
“아까 배드민턴공을 높이 띄운 것도 죄가 될 수 있고요.”
“도시락 반찬을 두 번 더 집어먹은 것도 죄가 될 수 있지요.”
“파라솔 의자에 먼저 앉은 것도 죄가 될 수 있고요.”
“캔맥주를 더 빨리 마신 것도 죄가 될 수 있어요.”
“죄는요, 사실 아저씨하곤 아무 상관없는 거거든요.”
“아저씨가 생각하는 거, 모두가 다 죄가 될 수 있어요.”
“그걸 우리가 아저씨 대신 사과해드린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아저씬 좀 쑥스러울 테니깐요.” --- pp.67-68

“할 일 없으면 가던 길이나 마저 가쇼. 내 오늘 저놈의 자식 손모가지를 부러뜨리고 말 테니까.”
아이 엄마는 다시 아이를 향해 쇠 집게를 휘둘렀다. 아이는 어깨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쇠 집게를 피했다. 나는 다시 아이 엄마의 손목을 잡고 물었다.
“손모가지가 부러지면 사과를 받아주시겠어요?”
아이 엄마는 잠시 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두리번두리번, 고개를 돌려 마땅한 것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가게 밖 한쪽 구석에 쓰러져 있던 쇠 파이프를 집어들었다. 나는 그것을 시봉에게 건네주었다. 시봉은 쇠 파이프를 건네받곤 말없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시봉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려주었다. 나는 시봉에게 왼쪽 팔을 내밀었다.
“뭐야, 뭐 하는 거야, 지금?”
아이 엄마가 물었다. 아이도 시봉의 뒤에서 나와 우리를 쳐다보았다. 시봉은 곧장 쇠 파이프로 내 왼쪽 손목을 내리쳤다. 나는, 나도 모르게 악,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시봉은 내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와, 다시 한 번 내 왼쪽 손목을 내리쳤다. --- pp.119-120

“그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기억나겠네?”
“네.”
키가 작은 복지사는 나에게 했던 질문을 시봉에게도 똑같이 했다. 키가 큰 복지사는 시봉이 대답할 때마다, 내게 했던 것과 똑같이 군홧발로 걷어차고 쇠파이프로 내리쳤다. 시봉의 대답은 나와 다르지 않았다.
“저런, 어쩌냐? 너희들은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키가 작은 복지사는 쓰러진 우리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말했다.
“그럼, 이제 너희들이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사과는 딱 한 가지밖에 안 남았네.”
나는 작은 목소리로, 겨우 간신히 물었다.
“그건…… 뭐지요……?”
복지사들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시봉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숨소리만 크게 들려왔다.
키가 작은 복지사가 내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제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죄야. 그러니, 이제 할 수 있는 사과가 뭐겠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복지사들은 한참 동안, 더 큰 소리로 웃어댔다.
--- pp.189-19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시설’에서 처음 만난 시봉과 나는 시설의 복지사들에게 함께 매를 맞으며 친해졌다. 복지사들이 준 알약을 매일 먹으며, 양말 포장 일을 하는 우리에게 복지사들은 “네 죄가 뭔지 아냐”고 매질을 한다. 우리의 죄가 뭔지 모르는 우리는 매를 맞지 않기 위해서 복지사들에게 죄를 지었다고 거짓말로 먼저 사과부터 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꼭 거짓말로 고백했던 그 죄를 저지른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복지사들은 우리에게 다른 원생들의 죄를 찾아내 대신 사과하기를 담당하는 ‘반장’의 임무까지 맡기는데, 연달아 원생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우리의 ‘반장’ 임무는 종료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원장선생님과 복지사들이 잡혀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시봉과 나는 시설을 떠나 사회로 나오게 된다. 과거를 기억 못하는 나는 시봉과 함께 시봉의 여동생 시연의 집에 찾아가 얹혀살기 시작한다. 임대 아파트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시연에게 우리는 버거운 존재다. 결국 시봉과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시설에서 배운 ‘사과’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죄 많은 세상에서 우리는 죄지은 사람을 찾아 나서고, 우리의 사과 대행업은 하나하나 완수되어간다. 그런데 우리 앞에 복지사들이 다시 나타나면서 모든 일이 틀어진다. 우리에게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죄라고, 그 죄를 사과하라고 말하는 복지사들. 나는 우리의 죄를 갚기 위해 아주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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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은가, 울고 싶은가, 그럼 ‘이기호’를 읽으면 된다. 그는 80년대의 ‘거대담론’과 90년대의 ‘미시담론’을 가로질러와 오늘의 우리 문학판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눈물겨운 ‘페이소스’는 옛것과 신문명을 습합시키기 위한 듬직한 그의 전략이고, 감각적인 ‘풍자’와 ‘익살’은 발랄한 그의 재능이며, 그늘진 곳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향기로운 그의 본질이다. 그는 2000년대 한국 소설 문학의 예민한 풍향계다.
박범신 (소설가)
이기호 소설에서는 심장 박동 소리가 난다. 가급적 살을 버리고 이야기는 골격만 취한 채 빠르게 전개된다. 소설의 마력에 빨려들어 마음이 철길처럼 눕고 그 위를 덜커덩덜커덩 기관차 한 대가 지나간다. 경적과 불빛으로 어둠을 뚫으며 글이 내달린다. 글이 북채가 되어 세상의 가슴을 두들겨준다. 달도 몸 낮춰 귀를 기울인다. 기관차가 지나간 뒤, 마음에 긴 여운이 쓸쓸하고 푸르게 남는다. 그의 소설이 고맙다.
함민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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