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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세트

명의 세트

: 심장에 남는 사람

[ 전3권, 부록 : 『명의 건강법』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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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984쪽 | 1730g | 158*200*40mm
ISBN13 9788993928082
ISBN10 899392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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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갈림길은 선택의 여지없이 일순간에 모든 것을 뒤바꿔버리기도 한다.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외면할 수 있는 것도, 그 자리에서 가는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자신이 ‘인간’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오늘 아침의 수술장의 풍경은 너무 고통스럽다. 딸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다리는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집도의의 너무 이른 등장에 숨을 멈춘다. 의사는 환자의 가족들에게 어떤 말을 전했을까? 오랜 경험으로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안심시켜 줄 수 있었을까? 하지만 어두운 비상계단 저 뒤로 어머니의 비명 같은 울음이 들렸다. 저들의 기댈 곳 없는 등을 누가 보듬어 줄 수 있을까? 더이상 물러 설 곳 없이 내몰린 저 가족에게 누가 희망의 빛을 전해 줄 수 있을까? 불가항력적인 잔인한 존재의 공격. 그랬다. 그게 바로 ‘폐암’이었다.
- ‘당신이 살아있는 오늘’ 중에서

“전공의 시절 은사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아이들은 너희가 죽고도 5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절대 그걸 잊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아이에게 남은 긴 인생이 자신의 실수 때문에 틀어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신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이토록 타인의 삶에 깊이 오랫동안 개입할 수 있을까? 수술을 거듭할수록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두려움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다. “수술이란 게 항상 완벽하진 못하거든요. 성공률 99%면 완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100명 중 1명은 실패한다는 건데 수술을 할수록 겁이 납니다. 내가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준에 따라 최선을 다했지만, 혹시라도 이 아이가 결과가 1%의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점점 더 두려워지는 것 같아요.”
- ‘예고편 없는 인생의 구원 투수’ 중에서

--- 『명의』 중에서
취재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남주현 교수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명의가 무엇이냐는 마지막 질문을 했다. 그러자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지은 뒤 돌아온 남 교수의 수줍은 대답.

“착한 사람이어야죠. 그러려면 환자한테 거짓말하지 말아야 할 거구요. 또 환자한테 항상 따뜻하게 대해야죠. 환자들이 내가 선생님 부인이라면 어떻게 하겠냐, 그렇게 수술하겠냐, 하고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제 가족이라고 생각 안 하면 어떻게 최선의 방법을 찾겠습니까. 당연히 그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을 수밖에 없고, 마음을 다해야죠.”
-‘1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중에서

사실 '명의' 출연을 의뢰하기 위해 연락을 하면 많은 의사들이 ‘○○○교수님은 방송하셨습니까?’ 하고 묻는다. 존경하는 선배나 스승이 먼저 방송되셨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 순번을 받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권에서 밝혔듯이 ‘명의’ 선정은 나이순이나 경력순, 유명도 순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나름대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결정되며 방송 당시의 사회적 관심이나 이슈, 병원간의 방송 비율도 고려하여 출연자가 결정된다. 그러니 사실 방송 순서란 것이, 어떤 ‘순서’에 의해 기계적으로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김선한 교수는 다른 분야보다는 직장암 로봇수술의 권위자로 선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김선한 교수의 ‘조심스러움’이 다른 ‘명의’들이 가진 이유와 다르다는 것은 촬영이 한참 진행되고 그가 마음을 열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 길이 나의 길이다’ 중에서

생각처럼 건강해지지 못해도, 그는 어린 생명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거기 무슨 대단한 의식 같은 것은 없다고 했다. 조금은 눌변에 가까운 그는 말을 잘해서 어떤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아닌 듯했다. 그저 무지막지한 최선, 오로지 앞을 향해가는, 어떻게든 살려내고야 마는 그 집요함을 가진 의사였다. 그의 열정에 불을 댕기는 것은 늘, 아기들이다. 의사 못지않게 정열적인, 게다가 나날이 예뻐지기까지 하는 어린 환자들. 울 때도 최선을 다하고 먹을 때도 최선을 다하고, 하물며 떼를 쓰며 잠투정을 할 때도 최선을 다하는, 최선 아닌 것은 하나도 알지 못하는 생명력 그 자체인 핏덩이들과 그는 오늘도 멋진 팀워크를 이루고 있었다.

“살려고 이 세상에 온 거라는 걸, 우리가 잘만 붙잡아주면 어떻게든 살아낸다는 것을 어린 환자들을 통해 배웁니다. 우리가 살려낸다고 볼 수 없을지도 몰라요. 아기들은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비밀은 바로 그 힘이라는 겁니다. 우린 그 힘을 믿는 거지요.”
-‘세상을 보여줄게’ 중에서

--- 『명의 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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