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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정거장

물의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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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8쪽 | 153*224*30mm
ISBN13 9788982816703
ISBN10 8982816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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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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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굳이 사랑하면서 살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열정이 없을수록 삶은 더 선량해지는데...... 사랑 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 없이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무숙은 스탠드를 끄고 그의 셔츠를 쥐고 잠자리로 들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깜깜한 어둠을 더듬어 셔츠의 소매 부분으로 눈을 가렸다.
"나도 그럴게. 당신이 주는 건 뭐든지 받아들일게. 그럴게......"
늘 웅크리고 잤던 무숙은 아주 오랜만에 천장을 향해 반듯하게 누웠다. 그러자 등이 곧게 펴졌다. 얼린 솜을 채운 듯 시리고 아팠던 등뼈들이 풀리며 척추를 타고 온기가 올라왔다. 무숙은 목에 힘을 빼 머리를 툭 떨어뜨리고 두 팔을 활짝 벌려 십자가 형태로 누었다. 새하얀 구름이 이는 듯한 포근한 몸 속으로 옆방의 노랫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오고 창가의 오리나무 가지 위에 새가 알을 품고 다그락다그락 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알 속의 노란자위들이 날개가 되는 모습까지 보이는 듯했다.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온 줄 몰랐어요. 당신 손을 잡고 당신 눈길을 따라가느라, 이렇게 높은 곳에 올려진 줄도 몰랐어요. 날개라도 달린 듯..... 그런데, 당신은 없고 이렇게 높고 외딴 곳에 나만 남겨졌어요. 세상은 나를 향해 일제히 불을 꺼버렸는데, 나 혼자 어떻게 내려가나요? 이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데. 내가 한 발도 못 움직일 거라는 거 당신도 알잖아요.......
--- pp. 260∼261
나는 집으로 돌아와 수첩을 펴고 전화번호를 꾹꾹 누른다. 다음 달부터 자동이체를 할 거예요. 그 남자의 사진을 매달 한 장씩 이 주소로 보내주세요. 사진에 날짜가 자동으로 박히는 것으로요. 그쪽에서는 걱정 말라고, 자신들의 완벽성을 믿으라고 말한다. 죽기 전에는 결코 담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이런 경우에 만에 하나 도주라도 하게 되면, 그날로 자기들은 사업도 끝장이고 줄줄이 감옥행이라고. 나는 수긍한다. 그들의 불법성이 그들의 신의를 보장하는 것이다. 나는 말한다. 내가 그 남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명심해주세요. 내가 원하는 것요.
나는 해마다 손가락을 하나씩 잘라서 보내달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인내한다. 손가락이 끝나면 발가락을. 그리고 이십 년이 흐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과 해둔 약속 정도로 인내해야 한다. 천년 동안 천 명의 처녀를 삼킨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할 때는 차갑고 단단한 여의주를 물고 날아간다. 그리고 영원히 피의 살해는 끝난다. 나도 그때쯤은 내 날카로운 이빨을 박을 돌을 찾을 수 있을까.
--- pp. 216∼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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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전경린이 내가 사는 마을로 방을 구해서 이사 왔었다. 동네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 여자의 말씨와 몸가짐은 수줍게도 공손했고, 여성적인 섬세함으로 잘게 무늬 잡혀 있었다. 그리고 그 섬세함의 안쪽에는 위태롭고 불안정한 도발성이 감추어져 있었다. 때때로 그 여자는 뇌관을 감춘 폭발물처럼 보였다. 그 여자는 정주(定住)하지 않았다. 그 여자는 수시로, 종적없이 방을 바꾸어가며 이사를 다녔고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전경린의 글 속에서, 상처란 생명이 이 세계에 처하는 자리의 이름이다. 생명은 결핍이고 상실인 것이어서 홀로 자족(自足)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결핍과 상실은 생명 현상이라고, 전경린의 글들은 말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그 결핍과 상실을 거부하는 생명의 도전 역시 생명 현상일 것이다. 그 양쪽이 부딪쳐서 작렬할 때 전경린의 글은 찌를 듯이 아름답다. 그 여자는 지금쯤 또 어디론지 떠나려고 이삿짐을 꾸리고 있는 것인지.
--김훈(소설가)

전경린에 의하면 일상은 무수한 바느질 자국을 숨기고 있는 조각보 같은 것이다. 삶은 곧 찢어질 듯 찢어지지 않는 이음매를 따라 자신의 매무새를 멋지게 봉합할 줄 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바로 이 조각보의 봉합선을 뜯는 것, 그럼으로써 바느질 솔기를 드러내는 것. 바로 그때 삶은 자신이 숨기고 있던 또다른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공중에 몸이 붕 뜬 여자, 달밤에 계곡을 달리는 여자, 황량한 사막을 걷는 여자…… 이 여자들이 환기하는 초현실의 현실성은 전경린 소설의 특장이라고 할 만하다. 그녀에 의해 비로소 이 여자들의 마법의 언어가 번역되고 있는 중이다.
--신수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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