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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10 제8회 올해의 책 후보도서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 부록 : Book OST CD ]
이동진 | 예담 | 2010년 03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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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08g | 148*210*20mm
ISBN13 9788959134342
ISBN10 895913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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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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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쓰는 글의 힘
컨텐츠팀 박숙경(사회, 컴퓨터와인터넷 담당 / beblue84@naver.com)
2011-09-28
평론이란 기대어 쓰는 글이다. 아무리 훌륭한 평론이라 하더라도 홀로는 시작될 수는 없다. 대상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글. 그것을 한계로 받아들이는가, 기회로 활용하는가는 글쓴이에게 달린 일일 것이다. 그러나 평론인지 감상인지 모를 감정의 과잉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문장의 미로에서 길을 잃는 독자의 입장이 되는 일이 종종 있는 사람들은, 일단 '평론'이라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글을 보면 적당히 거리를 두고 흘깃거리게 된다.

이러한 지점에서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글을 소개하자면, 그의 글은 일단 창작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관객(혹은 대중)에 대한 배려가 있다. 그것이 이 평론가의 천성인지, 혹은 개인적인 직업정신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그의 평이 내가 느낀 무엇과 다른 입장에 있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의견', 혹은 전문가의 '해석'으로 받아들여 진다. 또한 영화를 대하는 이러한 태도와 더불어, 일명 '발로 쓰는' 그의 글쓰기 방식은 독자들이 그의 글을 신뢰하게 만든다. 발로 쓰는 글. 그의 글에서는 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의 단단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는 세상의 중심-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 피지의 무인도 모누리키 섬, 구슬픈 황야의 바람이 환청처럼 들리는 영국 호어스, 젊은 연인들의 도시 아일랜드 더블린까지, 저자가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찾아 세계 곳곳을 찾았던 3년의 여정을 담은 기록이다. 그야말로 '발로 쓴' 영화평이면서 한편으로는 여행기인 이 책에서는 마치 환영과도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영화의 조각들이 드문드문 이어진다. 그가 이어가는 걸음 걸음마다 흘러가버린 시간 속의 꿈이 세월의 벽을 넘어 읽는 이를 설레게 한다.

사실 영화는 시간과 장소를 재단하고 변화시키는데 능숙하기 때문에, 단순히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 그것이 거대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실제로 이 책에서도 그 화려했던, 혹은 비극적이었던, 혹은 두근거렸던, 한 사람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든 뒤흔들었던 각 커트 속의 공간에서, 마치 그 모든 장면이 환영이었다는 듯이 신기루를 더듬는 저자의 상념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삶 또한 지나온 것과 지금의 이 순간,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시간의 연속이 내가 현재 발 붙이고 있는 이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거라면, 우리 역시 지금이라는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를 무작정 길 위에 서게 했던 영화들. 우리는 그의 꿈에 기대어 이 열 두 편의 영화들을 다시 본다. (혹은 처음으로 본다.) 그리하여 시간의 벽을 뛰어 넘어 '기적'이 된 여행과 영화들, 그리고 그 여정 내내 흘렀던 음악은 독자들에게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독립적인 영화적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의 풍경 속으로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는 이 여행자의 발자국을 쫓다 보면, 우리는 언제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정말 그곳에 다녀왔던 걸까. 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의 밤하늘에 그토록 많이 떠 있던 별들은 혹시 환영이 아니었을까. 아일랜드 더블린의 올림피아 시어터에서 청중들은 진짜 그렇게 일제히 발을 굴렀던 것일까. 그리스 스키아토스 섬의 아기오스 니콜라스 성당의 종탑 시계가 10시 10분에 멎어 있는 것을 본 건 행여 착시였던 게 아닐까. 피지의 무인도 모누리키 섬에서 나는 정녕 하룻밤을 보냈던 걸까. 영국 호어스의 페나인 황야에서 바람이 냈던 구슬픈 울음소리는 그저 환청이 아니었을까. 나는 정말 길을 떠났던 걸까.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절실히 다가오는 것은 다른 시간이다. 결국 여행은 공간 감각을 시간 감각으로 바꾸어 남긴다. 걸음을 뗄 때마다 발밑에서 생생히 지각되는 길의 질감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일거에 휘발되어 기억 속 아득한 신기루의 잔영이 된다. 다녀온 나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떠나기 전의 나와 돌아온 후의 나만 오롯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삶 자체는 또 어떨 것인가. --- 프롤로그 중에서

근처의 또다른 상점 앞에서도 한 청년이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었다. 한동안 서서 지켜보았지만, 양 손에 쇼핑백을 가득 거머쥐고서 바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거나 발길을 멈춰서는 사람은 없었다. 월튼 숍에서 악기를 구입한 지 기껏 2~3년쯤 된 것 같은 실력이라고 해야 할까. 기타 연주와 노랫소리는 너무나 작았고, 청년은 지나치게 수줍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나무판과 여섯 개의 현으로 이뤄진 작은 음악상자로부터 하나씩 튕겨져 나온 음들은 불안에 잠시 몸을 떨면서도 이윽고 리듬과 멜로디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서 차가운 세상 속으로 천천히 흘러내리며 온기를 만들어냈다. 청년은 나직한 목소리로 기타를 뒷받침하며 자신이 생산해낸 음들에 대해 책임을 졌다.
성급히 걷는 사람들에게 어깨를 여러 차례 부딪혀가며 몇 곡의 노래를 거듭 듣다가 다가가서 2유로를 건넸다. 무척 고마워하는 그에게〈원스〉를 보았냐고 했더니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직접 노래를 들려준 글렌 한사드는 대단히 뛰어난 뮤지션이라고 내게 말했다.
돌아서서 걸음을 떼자 그 역시 다시금 노래를 시작했다. 이제 세월이 좀더 흐르면, 그는〈원스〉의 주인공처럼 더 큰 꿈을 찾아 런던으로 갈까. 아니면 그저 몇 차례의 계절을 이 거리에서 더 보내고 나서 날개를 접은 채 또 다른 세상으로 걸어 돌아갈까.
아니, 그가 부른 노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세상의 그 많은 밤거리에서 익명의 뮤지션들이 부른 그 숱한 노래들은 어느 곳으로 흘러가는 걸까. 세계의 밑바닥을 천천히 흐르고 또 흐르다 마침내 돋은 날개로 너울너울 날아가 살게 되는 노래의 나라가 있다면. --- pp.43-44, ‘단 한 번의 사랑, 단 한 번의 삶’(〈원스〉, 아일랜드 더블린) 중에서

남북 방향의 해변과 동서 방향의 해변이 직각에 가깝게 만나는 곳으로 돌아왔다. 파도가 끊임없이 부딪쳐 서로를 희롱하다 부서지는 지형 때문에 섬에서 모래사장이 가장 넓게 발달한 곳이었다. 영화 속에서 척은 이곳 모래 위에 나뭇가지로 ‘HELP’라고 크게 새긴 후 구조를 기다렸다.
이전에 이곳을 방문한 누군가가 그 자리에 코코넛 껍질들로 크게 ‘CASTAWAY’라고 새겨놓은 게 눈에 들어왔다. 잠시 고민을 했다. 나는 뭐라고 쓸까. 떠올린 두 단어 ‘만일IF’과 ‘기억MEMORY’ 중에서, 결국 기억을 택했다.
숲에 널린 코코넛 껍질들을 옮겨왔다. 모래 위에 먼저 발로 금을 그어 ‘MEMORY’라고 새긴 뒤, 그 위로 글자 모양에 맞게 촘촘히 껍질들을 박았다. 일을 끝내고 나니 피로가 몰려왔다.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그대로 누웠다. 감은 두 눈 위로 눈부신 햇살이 무감하게 쏟아졌다. 이대로 시간이 멈출 것만 같았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택배 회사 간부인 척 놀랜드는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 쓰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피지의 시간은 맹렬히 달려가는 직선이 아니었다. 거대한 웅덩이 속에서 조용히 맴돌며 삭는 시간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1,500여 일을 무망하게 머무르는 동안, 문명의 시간은 그를 남겨둔 채 쏜살같은 질주를 계속했다. 표류 끝에 가까스로 돌아갔지만, 그가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린 아내의 세상은 이미 그가 떠나왔을 때의 세상이 아니었다. 척 놀랜드의 불행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간 사이에 낀 자의 비극이었다. --- pp.178-179, ‘아무것도 알지 못하겠어요’(〈캐스트 어웨이〉, 피지 모누리키 섬) 중에서

‘비틀스 스토리’를 나서며 방명록에 어늶 말을 쓸까 잠시 고민하다가 “당신들은 세상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어요You made the world a better place”라고 적었다. 물론 그들이 직접적으로 혁명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끼니를 해결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비틀스의 음악은 분명히 세상을 아주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위대했다.
바깥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다가 이 박물관의 이름이 ‘비틀스 이야기’였다는 것을 떠올리자 새삼스럽게 온몸이 찌릿해졌다. 흘러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 비틀스의 이야기는 이미 수십 년 전에 끝났다. 비틀스의 자취를 밟으며 다녔던 나의 길지 않은 이야기도 이제 마침표를 찍는다. 그러나 남겨진 이야기를 누군가가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한, 그 이야기는 불멸한다.
우주를 가로질러 저 멀리. ‘비틀스 스토리’의 바깥 스피커를 통해 내가 리버풀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노래는〈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였다. 어느덧 오후로 접어든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져 있었다.
--- pp.282-284, ‘불멸하는 이야기’(〈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영국 리버풀) 중에서

관련자료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BOOK OST 수록곡
1.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feat.타루) by Epitone Project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 Cuentas by Ana Laan
…환상을 보는 자의 도시,〈내 어머니의 모든 것〉
3. Love Box by The Melody
…세월의 벽을 넘어서,〈말할 수 없는 비밀〉
4. Girls Keep Secret in the Strangest Ways by Ephemera
…계절이 흘러갈 무렵, 〈맘마 미아〉
5. Look to Me by Azure Ray
…침묵의 봉인, 잉마르 베리만의 무덤을 찾다
6. 20000feet by Arco
…바람이 잉태한 사랑,〈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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