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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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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70g | 135*215*20mm
ISBN13 9788971848333
ISBN10 8971848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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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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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 우리의 몸, 가난과 질병과 추함에 빠져들까 불안해하는 몸을 우리는 극복할 수 있는가? 나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음에도 여전히 이 질문에 확실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알게 된 것 한 가지는 장애인은 장애를 결코 극복할 수 없으며, 그것을 극복하는 순간 이미 장애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군가 나에게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이라고 말한다면 그 순간 나는 모순된 존재가 될 것이다. 장애를 극복했다면서 왜 나는 여전히 장애인인가. 장애를 극복하지 않고 장애인인 상태로 존재하면서도 내가 세상의 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서는 왜 안 되는가. ---p.7

나는 이제 ‘야한’ 장애인, 뜨거운 인간이 되고자 한다. 내 피는 지금 이 순간도 찬란한 태양 아래서 세상과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세상과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하라고 부추긴다. 절대로 ‘싸가지 없이’ 굴지 못했던 미약한 존재들, 세상에서 영원히 찾아주지 않을까 봐 자신을 숨겨야 했던 존재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조차 쉽게 할 수 없었던 존재가 이제 감히 ‘섹시함’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는 쿨하기(cool)보다는 오히려 뜨거운(hot) 존재가 되어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획득한 자만이 ‘야한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야한 장애인이 되려는 자만이 그 권리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다.---p.9

재활원은 자원봉사자들에게 하나의 풍경일 뿐이었다. 내게는 그곳이 삶의 전부였지만 각자의 공간에서 일을 하고, 연애를 하고, 영화를 보고, 섹스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팍팍한 일상의 때를 잠시 벗겨내기 위한 ‘풍경’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곳을 찾아오는 많은 외지인들에게서 그것을 느꼈다. 그네들은 친절하게 말을 걸고 내 생활을 도와주곤 하지만, 그때 우리가 나눈 많은 이야기들은 그네들의 삶에 스며들지 않고 한순간 숭고한 영혼 정화의 방편이 되었다가 사라질 뿐이었다. 나는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누구도 진실한 친구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다.---p.48

재활 학교를 통해 나는 공부를 시작했고, 우정을 배웠으며, 무대 위에 섰고, 사랑을 경험했다. 그동안 주변의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누군가와는 첫 번째 키스를 했다. 어리둥절하게도 그 모든 일이 단 3년 동안 일어났다. 병원 아니면 작은 방 안에서의 삶이 전부였던 나의 삶이 어느 순간 고속버스를 타고 유럽 여행이라도 하듯 정신없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는 두렵고 떨렸던, 그리고 부정하고 싶었던 이 공간에 나 자신을 완전히 풀어놓았다. 가족과 함께 투병 생활을 하던 ‘골형성부전증 환자’임을 잊고 휠체어에 앉은 내 몸과 하나가 되었다. 더 이상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던 내 병은 점차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 나는 골형성부전증을 안고 사랑을 하고 공부를 하고 연극을 했다.---p.67

나는 태어날 때부터 뼈가 부러졌다. 열다섯 살부터 휠체어를 타고 살았다.〔…〕그렇다. 나는 장애인이 맞다. 그러나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과 “나는 장애인이다”라고 외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나는 장애인 중 50퍼센트가 초등학교만 졸업하는 대한민국에서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이었다. 나의 자부심과 나의 꿈 앞에서 또다시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고 싶지 않았다. 추락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장애와 아무런 관련 없이 살 수 없을까. 그냥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는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내가 장애인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능력, 직업, 학식, 유머, 경쾌함 같은 것을 갖출 수는 없을까.---pp. 118~119

골형성부전증 또는 장애 그 자체는 이미 내 몸이며 나 자신이다. 나는 이것을 ‘가지고’ 사는 게 아니라 이것 자체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오랜 시간의 투쟁 끝에 위험하고 심각한 상태를 벗어났고,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 내 몸의 독특한 운영 방식을 구성했으며, 그 자체로 나 자신이 되었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위험 상태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나’라는 인간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우리는 더 이상 정신과 신체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데카르트의 사유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우리는 몸 그 자체이고, 몸의 경험과 기억에 의해 기질, 재능, 성격, 감정의 일부가 결정된다. 나는 내 팔꿈치에 새겨진 검은색 굳은살로 내 과거를 기억한다. 휘어진 내 다리가 곧 내 삶이다. 골형성부전증이 아닌 몸은, 더 이상 김원영이 아니다.---p.141

정상은 비정상 없이 성립될 수 없다. 장애인 없이는 ‘건강한 몸’이 자신을 확인받을 길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장애인이 이곳저곳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눈물을 훔친다. 따가운 시선과 동정심 가득한 눈물은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둘은 사실상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이러한 가운데 두 세계는 점점 더 멀어진다. 한쪽에서 법전을 들고 서 있는 내 친구와 다른 쪽에서 돈을 구걸하는 장애인은 서로에게 아무런 적대감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차츰 하나의 세계를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pp.178~179

나는 두 가지로 분리된 자아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 한쪽의 자아는 다른 쪽의 자아를 모욕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다른 쪽의 자아는 그 모욕을 견디지 못해 분노한다. 한쪽의 자아는 수용 시설이라는 꽉 막힌 세계에서 그 안팎의 세계 사이에 놓인 끈적거리는 선 때문에 때때로 울부짖는다. 그러나 다른 한쪽의 자아는 수용 시설의 삶에 모여드는 사회의 시선 덕분에 스스로를 특별한 인간인 양 생각한다. 꽉 막힌 세계와 그 위에 터를 잡고 펼쳐진 넓은 세계. 두 세계로 분열된 내 자아는 그렇게 서로를 부정하면서 공존하고 투쟁한다.---p.184


하지만 과감하게 예상 밖의 인물에게 주연을 맡기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며, 그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창조한다. 휠체어 위의 맥베스, 두 명의 가난한 중학생과 대학생 하나를 동시에 세상의 주체로 만드는 장학재단, 그리고 눈의 깜박임을 기다려 긴 문장을 완성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간 승리가 아니라 상상력과 인내심, 과단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그런 연대의 손길은 막연한 동정이나 자신이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받고 싶은 욕망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들은 새로운 삶과 공동체의 가능성, 또는 특별한 무대를 통념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출하고자 하는 자유정신의 예술가들이다.〔…〕
그들은 내게 무대에 등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걸 일깨웠다. 탁월한 연출자와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 이외에 무대 자체를 개조해 객석을 아예 무대로 만들 수도 있다. 스포트라이트의 방향을 무대에서 객석으로 돌려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객석은 무대가 된다. 이제 무대는 단 하나가 아니다. 우리가 빛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 여기저기서 출몰한다.---pp.243~244

내 삶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자유’다.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기존 질서를 마음껏 거스르는 존재이자, 수많은 이들이 열망한 자유가 모여 만들어낸 구체적인 증거다. 그들은 무대와 객석을 뒤바꾸고, 절대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에게 과감히 역할을 부여했다. 그리고 내가 그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낼 수 있도록 상상력을 보태고, 적극적인 협력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러한 것들이 내 삶을 구성했다.---p.245

잘난 척은 다 하면서도 결국은 내 안으로 도피하기만 했던 나에게도 누군가는 “사랑해, 사랑하는 게 더 멋있어”라고 말해주었고, “무대에 올라가, 그게 더 섹시해”라고 말했으며, “글을 써, 네 이야기를 글로 쓰면 자유로워질 거야”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어주었다. H는 “다리를 보이지 마, 그게 더 추해”라는 눈빛을 보내지 않고 오히려 (따스한 동정의 눈빛조차 아닌) 에로스의 감수성으로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장애인 치고는 멋있기 위해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멋지고 자유롭고 매력적이고 뜨겁기 위해 무대 위에 섰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역시 ‘장애인 치고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혹은 ‘장애인 치고는’ 멋진 말을 늘어놓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멋질 수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위해 이 글을 쓴다.
---pp.26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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