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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 허밍버드 클래식 05
eBook

안데르센 동화집 - 허밍버드 클래식 05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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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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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76.39MB ?
ISBN13 97889683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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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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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다의 가슴은 두려움과 그리움으로 터질 것 같았다. 마치 나쁜 짓을 벌이려는 사람처럼 겁도 났다. 그러나 게르다는 그 소년이 정말로 카이인지, 단지 그것이 알고 싶은 것이었다. 아니, 그는 카이가 분명했다. 게르다는 카이의 총명한 눈동자와 길고 아름다운 머리칼을 눈앞에서 그려 보았다. 그들이 장미 울타리 아래에 함께 앉아 있을 때 그녀에게 짓곤 하던 카이의 미소도 떠올렸다. 게르다를 만나면 카이도 분명 기뻐할 것이다. 게르다가 카이를 찾아 얼마나 먼 길을 왔는지 들으면 감동할 것이다. 그가 없어진 다음 가족 모두가 얼마나 큰 슬픔에 잠겨 있는지를 알게 되면 카이 역시 집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드디어 카이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게르다는 한편으로는 두렵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이 먹먹했다.
--- p.57~59

왕자와 공주는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까마귀들을 칭찬하면서, 게르다를 도와준 것에 대해서는 화를 내지 않겠지만,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착한 일을 했으니 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공주가 물었다.
“바깥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이 좋으니, 아니면 부엌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궁중 전속 까마귀로 취직하는 것이 좋으니?”
두 까마귀는 허리를 굽혀 절하고는 대답했다.
“늙었을 때를 대비해서 고정된 일자리가 있으면 좋지요.”
노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 p.61

“카이가 눈의 여왕과 함께 있는 건 사실이야. 그런데 그 애는 거기서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곳이 지상 최고의 낙원이라고 믿는 거지. 하지만 그건 카이의 가슴에 박힌 거울 조각과 눈동자에 들어간 거울 파편 때문이야. 가장 먼저 그걸 빼내야만 해. 그러지 않으면 카이는 영영 인간들의 세상에 돌아오지 못하고, 눈의 여왕의 지배를 받게 될 거야!”
“그러면 당신이 게르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주면 안 되나요?”
“내가 게르다에게 줄 수 있는 힘은 그 애가 이미 갖고 있는 힘보다 약해! 게르다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인지 아직도 모른단 말이니? 사람이건 동물이건 그 애를 만나면 누구나 다 도와주게 되잖아. 게르다는 맨발로 이 넓은 세상을 씩씩하게 헤치고 다녔어. 하지만 게르다에게 이 사실을 얘기해서는 안 돼. 게르다의 힘은 게르다의 가슴속 깊이 있는 거야. 정말로 사랑스러운, 순수한 아이의 마음에 말이다. 게르다가 직접 눈의 여왕의 궁전으로 가서 카이의 가슴에서 거울 조각을 빼내는 수밖에 없어. 달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단 말이야! 여기서 2마일 떨어진 곳에서부터 눈의 여왕의 정원이 시작돼. 거기까지 게르다를 데려가서 흰 눈 속에 붉은 열매가 열린 무성한 덤불 옆에 내려 주고 나면 네가 할 일은 끝이야. 그리고 거기서 얼쩡거리지 말고 얼른 돌아와!”
--- p.78~79

“저 집에서 살아 있는 것이라곤 내 그림자가 유일한 것 같군! 꽃밭에 얌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라니. 문이 반쯤 열려 있으니 그림자가 머리를 좀 쓸 줄 안다면 안으로 살짝 들어가서 살펴본 다음 나에게 모두 말해 줄 텐데! 그림자야, 그렇게 하지 않겠니? 그렇게만 해 준다면 네가 얼마나 쓸모 있는 존재일까!”
학자는 농담조로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그러니 안으로 들어가렴! 그래그래, 들어가서 살펴보렴. 하지만 돌아와야 해. 나를 영영 떠나 버리면 안 돼!”
그러면서 학자는 그림자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림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학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맞은편 집 발코니에 있던 그림자도 일어섰다. 학자가 몸을 돌리자 그림자도 몸을 돌렸다. 그리고 학자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커튼을 닫았을 때, 만약 누군가 주의해서 자세히 살폈다면 그림자가 맞은편 집의 반쯤 열린 문 안으로 슬쩍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 p.100~101

“하지만 그러면 나는 죽어서 바다의 물거품으로 사라져야 하잖아요. 파도의 노래를 들을 수도 없고 그토록 좋아하는 꽃들도 볼 수 없고, 게다가 해님도 볼 수 없고요! 할머니, 어떻게 하면 영원한 영혼을 얻을 수 있나요? 방법을 알고 싶어요!”
할머니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건 불가능해! 단 한 가지 방법이라면, 어떤 인간이 너를 지극히 사랑해서 그에게 네가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보다도 더 큰 의미가 되고 오직 너만을 생각하고 너만을 사랑하는 거지. 그리하여 목사님 앞에서 그가 자신의 오른손으로 네 오른손을 잡고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너만을 사랑하겠노라고 맹세를 바칠 때, 그럴 때만이 그의 영혼이 네 안으로 스며들 수 있단다. 그러면 너는 인간의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거야. 네게 영혼을 주더라도 그의 영혼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아! 우리 인어들에게는 지극히 아름다운 징표인 이 꼬리를 저 위의 인간들은 무척 징그러워하니 말이다. 인간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해. 그들은 꼬리 대신에 멋없는 막대기 두 개를 달고 다닌단다. 그걸 다리라고 부르면서 아름답다는 거야!”
--- p.148~149

소녀는 또 다른 성냥에 불을 붙였다. 이번에 소녀는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앉아 있었다. 부유한 상인의 집 유리창 너머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였다. 초록색 가지 위에서 수천 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상점의 진열장에서나 본 듯한 화려한 그림들이 소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소녀는 나무를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성냥불이 꺼졌다. 크리스마스트리에서 타오르던 촛불은 하늘로 점점 높이 올라가 마침내 밤하늘의 별이 되어서 영롱하게 빛났다. 그중 하나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별의 꼬리가 밤하늘에 길게 남았다.
“누군가 죽어 가나 봐!”
소녀가 중얼거렸다. 별똥별이 떨어지면 한 영혼이 신의 품으로 가는 것이라고 할머니가 말해 주셨던 것이다. 소녀를 사랑해 주었던 유일한 사람인 할머니는 그러나 지금은 돌아가시고 없었다.
--- p.18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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