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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피는 꽃이 있으랴

그냥 피는 꽃이 있으랴

: 우리 동네 미륵이 들려주는 39가지 이야기

[ 양장 ]
강영희 글 / 박다위 그림 / 남선호 사진 | 아니무스 | 2010년 09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6건
정가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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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0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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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447g | 155*204*20mm
ISBN13 9788996489900
ISBN10 899648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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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강영희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와 국문학과 대학원, 동국대 영화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화평론가, 인터뷰어, 방송인 등의 직업을 전전하다가 세상의 모든 잡학을 용감하게 돌파하여 그것들을 꿰뚫는 깨달음을 얻겠노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르러 소통자(Communicater)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예쁜 아줌마. 대한민국 서울의 모처에서 예술 치료와 마음 읽기를 하는 살롱형 점집 ‘구문자답(九問自答)’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1994)와 『금빛 기쁨의 기억 : 한국인의 미의식』(2004)이 있다. 특기는 꿈꾸기와 꿈 풀이다.
그림 : 박다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영상이론과를 졸업했다. 안젤리나 졸리를 닮은 꽃다운 서른 살의 전천후 그림쟁이. 낫 아웃(Not Out)은 몰라도 욕할 때는 메이저리거인 야구광이자 코드 따윈 몰라도 헤드뱅잉(Headbanging)은 프로 같은 록커다.
사진 : 남선호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녔지만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을 위한 최고과정’을 수료하고 경영(흥행)과는 거리가 먼 ‘좋은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2005)를 찍은 ‘좋은 감독’이자 자칭 미남인 사십대의 귀여운 아저씨다. 영화사 〈두근두근〉 대표이며, 특기는 한숨 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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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만나면 이렇게 하세요
고통은 신랑이고 당신은 각시
고통과 한 이불에 들어요

둘이 껴안고 한 몸이 되어요
첫날밤처럼 두근두근 얼굴 붉히구요
한숨처럼 깊은 사랑을 나누어요
사랑이 깊어져 빨간 감처럼 익으면
영창 너머로 휘영청 떠오르는 하얀 달
달덩이처럼 보드라운 고통의 속살

연시처럼 몰캉한 당신의 마음살
갑자기 흘러내리는 폭포 같은 눈물
고통을 만나면 절대 그이를 놓치지 마세요
살아생전 다시없을 절호의 기회

당신이 그이를 하릴없이 보낸다면
당신이 그이를 문 앞에서 돌려보낸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당신이 고통 앞에서 쾅 하고 문 닫는다면
천년 세월을 웃음으로 지켜낸다 해도

고통의 선물인 슬픈 눈물도
고통의 선물인 기쁜 눈물도
하늘에서 쏟아지지 않을 거예요
--- p.15, 〈고통을 만나면 이렇게 하세요〉 중에서

악착같이 살아보겠다고 하는구려
그래봤자 별 수 없겠어
악다구니를 쓸 수 있는 종자가 아닌 걸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진짜 악한 사람도 진짜 선한 사람도 없더군
악착같이 살아보겠다는 사람들은 많았지

악을 뒤집어쓰려고 해도
악착같이 살아보겠다고 해도

나를 보세요
미소 짓는 것처럼 보이나요
팔다리도 손발도 덩어리처럼 뭉그러져
윤곽이 흐릿하지요

삶과 죽음이
낮과 밤이
아이와 어른이
내 몸과 네 몸이

나누어지지 않는 것을
잘라지지 않는 것을
끊어지지 않는 것을
부서지지 않는 것을
덩어리인 것을 안다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늘 아래 땅 위를 한 덩어리로 채우는 것이
바로 나임을

밥덩어리 떡덩어리
똥덩어리 생명덩어리임을
알게 되리니

눈감고 귀 닫고 입 다물고
마음덩어리 되소서
하늘 문을 여소서
--- 〈덩어리〉 중에서

소중한 것은 모두
저절로 하게 되는 거랍니다

기도하는 것
꿈꾸는 것
돌아서는 것
그리고 잊어버리는 것

돌무지 위의 들국화를 보세요
저절로 피어나는 꽃들이지요
돌 틈을 뚫고 나오는
강인한 생명들이랍니다
아름답지요

배워서 하게 되는 것들은
하나같이 힘이 약하답니다

저절로 피어나는 간절한 마음들
저절로 피어나는 간절한 꽃송이들

모두들
햇빛 향해
두 손 벌려
두 팔 벌려
말하는군요

배워서가 아니라
저절로 할 수 있는 일

아주 쉬운 일이지만
아무도 모르는 일이랍니다
--- 〈아주 쉬운 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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