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스페인 북동부에 위치한 사라고사에서 태어났습니다. 1991년부터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그의 책들이 11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의 독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동시에 일러스트?문학잡지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어린이 문학 및 문학사 연구 등 문학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글을 쓴 『곤살레스 부인으로부터의 편지(La carta de la senra Gonzaez)』가 멕시코 도서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2000년), 『행운을 찾아서』는 매년 출간된 스페인어 책 중 뛰어난 책에 수여하는 콰트로가토스 상 파이널리스트(2015년), 어린이 문학 보급을 위한 비영리 기구 ‘방코 델 리브로(Banco del Libro)’ 선정 최고의 책(2016년)으로 뽑혔습니다.
그림 : 아나 G. 라르티테기
1961년 스페인 북부 해안의 항구도시 빌바오에서 태어났습니다. 1989년 이래로 어린이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작품을 글 작가 세르히오 라이를라와 함께해 왔습니다. 2009년부터는 사라고사 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강의하고 있으며, 수많은 예술 강연과 전시 기획, 일러스트?문학잡지 디렉터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안드레아스 왕자의 웅덩이(El charco del pricipe Andreas)』로 스페인 가톨릭 아동문학상(CCEI)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수상(1996년), 『행운을 찾아서』로 2015년 유스카디 문학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우연히 길에서 동전을 줍거나, 버스나 지하철 환승 시간이 딱 맞아서 한 번도 기다리지 않거나, 마지막 남은 인기 상품을 득템한적 있으신가요?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따라온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이 행운이 오래 지속되길 간절히 바랬을 겁니다. 하지만 살면서 늘 행운이 따르는 건 아니죠. 누군가에게 행운이란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행운을 찾아서』는 어떤 이에게는 늘 따라오는 것 같고, 어떤 이에게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 행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앞 뒤로 읽는 책입니다. 앞에서부터 읽으면 행운 씨의 여행 이야기가, 뒤에서부터 읽으면 불운 씨의 여행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냥 읽으면 마치 한 명의 운 좋은 사람과 한 명의 운 없는 사람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함께 읽다 보면 행운에 대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놀라게 됩니다.
행운 씨와 불운 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둘은 동시에 같은 곳으로 휴가를 떠나게 됩니다.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행운 씨는 조금 느긋하게 준비합니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늦춰졌지만 괜찮습니다. 잠시 쉬어가면 되니까요. 복권도 한 장 사구요. 비행기 연착으로 갈아탈 버스를 놓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다 렌터카를 빌리기로 합니다. 마침 준비되었던 것처럼 빈 차가 딱 한 대 남아있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곤경에 처한 할머니를 집까지 데려다 드립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에 초대받죠. 행운 씨는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진짜 여행이구나! 운 좋게도 할머니의 아들이 요트로 행운 씨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고 합니다. 요트 여행이라니. 어쩜 인생이란! 이렇게 행운 씨에게는 멋진 우정도 시작됩니다.
이제 불운 씨를 만나볼까요? 불운 씨는 여행 전 날 두 개의 가방에 여름 옷과 겨울 옷을 모두 챙기고 잠이 듭니다. 불운 씨는 철저한 성격이니까요. 그런데 떠나기로 한날 아침, 늦게 일어나고 맙니다. 헐레벌떡 공항으로 달려가지만 길은 막히고 비행기는 이미 떠났습니다. 불운 씨도 복권을 한 장 사고, 하는 수 없이 렌터카를 빌려 이동합니다. 다행히 갈아탈 버스는 놓치지 않았죠. 그런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버스에서 졸다 배를 갈아탈 정류장을 놓치고 가방도 잃어버립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홀딱 젖고만 불운 씨는 여행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행운 씨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그림 속을 들여다 보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불운 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불은 씨가 주인공인 그림 속에도 행운 씨가 스쳐 지나가고 있습니다. 앞 뒤 이야기를 모두 읽고 나서야 『행운을 찾아서』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행운과 불운은 어쩌면 우리의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운은 늘 우리 곁에 머물지만 이것을 행운으로 바꿀지 불운으로 바꿀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는 게 아닐까요? 앞 뒤로 보는 독특한 구성과 유머러스한 이야기, 숨은그림찾기처럼 두 사람 연결시켜주는 그림이 어우러져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푹 빠져들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려댔습니다. 그렇지만 행운 씨는 서두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차분히 움직이는 게 더 나을 때가 있지요. 그는 아침을 맛있게 먹은 뒤 짐을 꾸렸습니다. 가장 필요한 몇 가지만 조그만 가방에 챙겼어요. 떠나기 전에는 고양이를 돌봐 줄 이웃에게 들렀습니다. 그리고 이웃이 건넨 커피를 천천히 마셨습니다. 조금도 서두르지 않았어요. 실제로 행운 씨는 아주 느긋한 사람이었거든요. --- p.11
행운 씨는 요트로 떠나는 여행을 늘 꿈꿔 왔습니다. 파란 하늘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그리고 바람을 가득 안은 돛, 돌고래들의 인사……. “안녕!” 배 끝에 있던 크리스토발이 돌고래를 향해 큰 소리로 인사했습니다. 행운 씨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인어의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요. 그들은 여객선보다 먼저 세레레 섬에 도착했습니다. 요트를 부두에 묶어 둔 다음, 함께 호텔로 향했습니다. 멋진 우정의 시작이었지요. --- p.22-23
불운 씨는 잠을 설쳤습니다. 침대를 빠져나오기가 무척 힘들었지요. 잠에서 깨기 위해 커피가 필요했습니다. “이럴 수가! 벌써 열 시가 넘었잖아!” 자명종이 맞춰 놓은 시간에 울리지 않았던 거예요. 이럴 때는 빛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지요. “빨리요! 공항으로 갑시다!” 그가 택시 기사에게 소리쳤습니다. 택시는 영화에서처럼 끼이익 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 p.42-43
불운 씨는 멀미를 한 탓에 머리가 아팠습니다. 황당한 건 바로 코앞에서 누군가 가방을 훔쳐 갔는데도 몰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음모야! 여객선 회사를 고소할 거야!” 그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버스 회사도 같이 말이야! 내가 누군지 알게 해 주지!” 마침내 그는 섬에 하나뿐인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그저 얼른 씻고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지요. “죄송합니다, 손님! 방을 드릴 수가 없네요. 오늘 여객선을 타고 온 승객이 너무 많아서 빈방이 하나도 없답니다.” 불운 씨는 투덜거릴 힘도 없었습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몸을 돌려 호텔을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