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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 창비 | 2010년 11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5 리뷰 12건 | 판매지수 210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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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18쪽 | 178g | 126*200*20mm
ISBN13 9788936423223
ISBN10 89364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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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은 이번 시집에서도 ‘스스로 빛나는 눈부신 아침 햇살’로 천지에 미만한 외로운 상처들을 어루만진다. 영롱하게 맺혔다가 스러지는 이슬이라면 어느 풀잎 위에선들 애틋하지 않으랴. 시인은 천성으로 따뜻한 사람이어서 흘러넘치는 눈물로 사랑의 꽃들을 피워내는 것이다. 그의 비애가 단순한 슬픔이나 한(恨)의 목록이 아님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사물과 사람을 끌어안는 시인의 열정은 세파를 견뎌오면서도 시들지 않았으니, 그의 시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첫키스의 입술처럼 파르르 떨리는 풋풋한 서정을 지켜내고 있다. 그러나 기울어진 세상의 수평을 바로잡으려 애쓰던 시인의 간곡한 결의와 노역은 이제 천의(天衣)를 재단하는 자리에 섰으니, 의식의 바늘로 티없는 허공을 기워낸다. 이 시집을 순백처럼 지순한 그의 영혼의 기도로 읽어내는 것이 지나친 비약일 수 없겠다.
시인은 데뷔작에서 노래했던 ‘첨성대’를 이 시집의 마지막에 배치하고, 그 꼭대기에 걸터앉은 별밤지기 소년으로 다시 되돌아가서 밤새도록 눈을 바라보다 마침내 눈사람으로 돌아선다. 이 설정은 둘레를 둘러보던 시선을 심고, 자라고, 피어나고, 열매 맺고, 쳐다보는 수직의 시야로 펼쳐 존재의 궁극을 사색하는 모습으로 읽힌다. 이 시집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김명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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