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나는 격류였다

나는 격류였다

리뷰 총점8.0 리뷰 3건
정가
18,000
판매가
18,000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678g | 153*224*30mm
ISBN13 9788952111494
ISBN10 895211149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계엄사령부 지하실이나 육군교도소의 그 극한 상황에서 나는 어떤 신이나 타력의 부처에게 내 생명의 안전을 바라지 않았다. 나는 어떤 것도 불러내지 않는 인간으로서만 끝까지 남아 있고 싶었다. 이것은 하나의 내적 혁명의 자기 응결이었다. 생각건대 혁명, 그것이 지상의 일이라면 그것은 놀랍게도 하늘에도 있을 것이다.--- p.18「혁명 그리고 시」중에서

혁명가와 시인을 하나의 가계로 파악하는 것과 상관없이 시인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반항의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이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늘 웃고 있다면 그는 이미 시인이 아니다. 시는 눈물의 산물이다. 시인이 혁명가가 될 수 없다면 시대의 모순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고통 받거나 세속적 야만에 맞서 싸우지 못할망정 깊은 상처를 입을 것이다.--- p.26「혁명 그리고 시」중에서

시조(始祖)새가 있다. 까마귀만 한 크기에 대가리는 작고 대가리에 달린 눈은 어쩌자고 크다. 새의 가장 오래된 조상인 이 시조새란 녀석―조상쯤의 생물을 이 녀석 저 녀석이라고 낮추는 것 실례이지만―은 텃새로나 철새로 펄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화석으로 박혀 있다. 나는 그 화석 사진을 본 적이 있을 따름인데 그때 새의 조상인 시조새 화석이 있다면 시의 조상인 시조시(始祖詩)의 화석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유치한 노릇이다.--- p.95「부서진 벼루 먹기」중에서

『만인보』의 세계란 작가와 화자, 그리고 서술 대상자나 행간에 잠들어 있는 행위 사이의 모순 관계가 발전되는 세계이다. 그것이 불가분의 관계 또는 불가역적인 관계로 되는 과정에서 가능한 인간 해석의 귀납인지 모른다.‘너는 나이고 나는 너이고 너는 또 그이고 누구이고 그 누구는 또 하나의 나이고’의 종결 없는 삶이며, 제행(諸行)일 것이다. 말하자면 ‘나’와 타자들의 자유를 낳는 사회 순환을 위한 마당이 『만인보』의 공간이다. 작자인 나도 그런 ‘나’의 한 분신일 수밖에 없다. 사회는 그런 사실들로 채워져 있다. 그러므로 선악과 미추의 차별은 지배 논리를 털어낼 때에만 정당하다. 꿈은 여기에도 제 꼬리를 문 뱀처럼 순환의 윤리를 만들어낸다. --- p.122「『만인보』의 어떤 감회」중에서

이윽고 그 울음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의 것으로 동참합니다. 이 공명음이야말로 인간의 첫 번째 시일 것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말한 바, 가장 위대한 시는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터뜨리는 첫 울음소리라고 한 말이 헛되지 않게, 인간 하나하나는 이미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본성으로서의 시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와 다른 쪽에서는 죽음 앞에서 생존자가 통곡을 합니다. 그 죽음을 통해서 시의 울음, 시의 꽃을 바치는 것입니다. 중동 지방에서 나온 육만 년 전의 화석에서 소년의 주검 머리맡에 놓은 히아신스 꽃이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또 한반도 중부 지방에서 나온 이만 년 전 화석에선 소년의 주검 머리맡에 국화꽃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런 죽음으로 하여금 하염없는 오래된 슬픔과 꿈은 인간의 첫 울음과 함께 시의 행위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p.134「처음으로 만난 시」중에서

호메로스가 실제 있지 않았던 트로이 전쟁을 있는 것 이상으로 형상화한 것처럼 시인은 체제 안의 여러 사실과 허위를 넘어 진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니 호메로스가 실재 인물인가 아닌가의 여러 의문과 함께 시인이란 자신의 시적인 운명을 인류와 민족들의 다양한 보편성에 바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왜 시인인가라는 질문이 너는 왜 시인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낳게 되기를 바랍니다.--- p.178「일본 시인들과 더불어」중에서

해방과 함께 빼앗긴 모국어, 금지당한 모국어를 찾았다. 해방과 함께 빼앗긴 국토는 둘로 나뉘었다. 이데올로기의 땅이 되고 말았다. 조금 뒤 둘은 전쟁의 3년을 지내며 삼백만 명의 죽음과 폐허에 남겨진다. 그 폐허의 영정(零貞)이 내 시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내 시의 시작이야말로 폐허를 천 년의 궁전으로 만들어주었다. 시는 그 어디서나 축제이다.--- p.186「베네치아에서의 시」중에서
세계화의 때이다. 이것은 하나하나의 자기화 없이는, 경계와 경계 사이의 다양화 없이는 무지무지한 노예화인 줄 알아야 할 때이다. 그대들이여 몽골에 가라. 가서 9일 밤낮 이어지는 기나긴 구비 문학의 서사시 세계에 고개 숙여라. 그대들의 선배가 너무 많이 타자의 오리엔탈리즘에 노출되었으므로 그대들은 자신의 오리엔탈리즘을 세워보아라. 그런 다음 지구적(地球的)인 전망을 시작하라.--- p.212「어떤 권유」중에서

아시아는 각자들의 내부적 존재가 아니라 각자들의 외부적 관계로서 재현되어야 한다. 히말라야는 중국과 인도의 경계가 아니다. 몸을 가볍게 만든 히말라야 학(鶴)은 티베트에서 인도로 날아가는 제트기류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황해는 한국, 일본, 중국의 영해가 아니라 다국적 관계의 공해이며 지중해인 것이다. 지중해란 하나의 이기주의, 하나의 역사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럿의 삶과 문화가 만나는 광장이다.--- p.233「아시아는 누구인가, 어디인가」중에서

새로운 세계! 그 세계를 찾아 나선 자가 있다면 그에게 물을 주고 싶다. 그의 지친 몸의 갈증을 달래주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에게 불을 주고 싶다. 추운 밤의 모닥불로 언 몸을 녹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 단단한 쇠를 주어 세찬 바람에 그것을 의지하며 휩쓸리지 않게 하고 싶고 오래 쓸 수 있는 쇠의 연장이 되게 하고 싶다. 그러나 진흙으로 만들어진 자는 물을 건너지 못하고 나무로 만들어진 자는 불구덩에 가까이 갈 수 없다. 제법 단단한 쇠붙이로 만든 자라 한들 100년 안에 한갓 녹슨 건달이 되지 않겠는가. 여기에 건달 하나가 있으니, 스스로 물에 젖어서 진흙이 없어지고 스스로 불붙어 나무가 없어졌다. 비바람에 녹슨 쇠붙이 역시 흐지부지 없어지고 말았다.--- p.260「마드리드에서」중에서

나에게는 선적(禪的)이랄까, 무엇에 투신하는 충동이 있었습니다. 냉철한 인식 논리를 토대로 한 행위가 아니라 거의 저돌적인 투신 행위가 나오기 십상이어서 산문적이기보다 시적이었습니다. 그뿐더러 나는 점점 하나의 격류가 되었습니다. 불교 유식(唯識) 세계에서의 ‘격류’, 그것인지도 모릅니다. 운동이란 벼랑을 낮추는 일이고 끝내는 그 벼랑을 없애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탄압의 실체와 부딪칠 때의 공포조차도 낯익은 일상으로 변화되기까지 합니다. 잡혀가서 일정한 고문을 받고 자술을 하는 동안 그 조사자와 조사받는 자의 이상야릇한 동질감이 생겨나지요.--- p.309「나는 격류였다」중에서

나는 통일이 위대한 역사 행위일수록 그것은 역사만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 행위이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통일은 하나의 드라마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점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계절을 이루고 세월을 이루어가는 그런 일상 지속으로서의 긴 과정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통일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하고 외치고 싶습니다. 베를린장벽 이후의 독일 20년이 과연 통일인가, 새로운 분단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통일이라는 긴 시간 속에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통일은 하루아침에 피는 나팔꽃이 아니라 100년 사업이고, 그리고 그 통일이 진정한 사회 융합과 문화적 조화에 이르기까지는 200년 이상의 사업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비록 분단 고착 체제일망정 이것도 긴 통일 과정의 한 시기라는 낙관론을 낳게 되지요.--- p.319「나는 격류였다」중에서

시는 ‘누가 좋아할 것이다,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를 전제한 작위를 거부합니다. 너는 너의 시를 쓰고 나는 나의 시를 쓰면 됩니다. 보편성이 먼저 있고 시가 거기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시가 먼저 있고 거기서 보편성도 특수성도 엉겨납니다. 이게 보편성의 자연이지요. 서구 보편성에 대한 회의 없이 주어진 보편성에만 내 문학이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는 최근 새로운 보편성을 지향하자고 몇 나라에 가서 강조하기 일쑤입니다. 보편성으로서의 제국주의라는 것도, 그것의 타율성이라는 것도 한 번쯤 고려해야 합니다.--- p.379「내 시의 본적지를 돌아보며」중에서

이따금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을 때가 있습니다. 성찰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질문과 상관없이 나는 시를 숨 쉬고 있습니다. 보르헤스가 자신은 시를 마신다고 말했는데 나는 시를 숨 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습니다. 시는 내 존재 이유입니다. 다만 오늘날 여러 곳에서 시의 죽음 혹은 문학의 죽음을 말하고 있는데, 이 따위 소리는 1930년대 내가 태어날 무렵부터 들려왔습니다. 나는 지구의 종말 뒤에 남을 한 편의 시를 생각합니다.
--- p.398「당신은 누구인가」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0점 8.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8,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