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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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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80g | 140*195*30mm
ISBN13 9788952760302
ISBN10 89527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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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그저 완만한 구릉과 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는 그곳으로 이유도 없이 걸었다. 딱히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도 뭣도 없었지만 나는 벌써 두 시간째 걷고 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눈발이 정면을 휘몰아친다. 달리 피할 곳도 없는 벌판에서 무방비로 온몸에 눈을 뒤집어쓰다 보니, 누가 보면 상당히 우스꽝스러울 거란 생각에 혼자 쓴 웃음을 지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입에서 심한 단내를 뿜어 올린다.
--- ‘비에이의 눈 내리는 언덕에서_비에이’ 중에서

차창 밖을 내다보니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새하얀 눈발이 무수한 사선을 그으며 소리 없이 차창에 부서지고 있었다. 언제나 말끔하게 정돈되지 못한 채 이렇듯 세상을 떠도는 내 모습이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비현실적으로 일그러져 보인다. 내가 가는 길의 종착역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의 끝에 서게 될지 도무지 안개 속처럼 불분명하고 흐릿하기만 하다.
--- ‘북국의 땅끝 종착역_왓카나이’ 중에서

두 시간 가까이를 그렇게 자욱한 눈 속을 두서없이 걷다가 보일 듯 말 듯 은은하게 불 밝힌 료칸을 찾아 들어갔다. 오카미상(료칸의 안주인)이 내어 온 정갈한 전통 과자와 녹차 한잔에 얼어붙었던 볼살에 홍조가 돌았다. 그리고 까닭 모르게 가슴이 미어져 왔다. 마치 얼어붙었던 상념들이 따뜻한 온기와 함께 해동이 되어 꿈틀대며 되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 ‘어느 료칸 방에서’ 중에서

하릴없는 사람들은 눈을 피해서 역사 안을 서성댔다.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도, 그렇다고 딱히 갈 곳도 없는 영혼의 부랑자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베르겐 중앙역에도, 탐페레의 버스 터미널에도 늘 그런 사람들이 어슬렁거렸다.
--- ‘오르골 소리에 잠이 들다_오타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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