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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
eBook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

: 편도 티켓 들고 떠난 10개월간의 아프리카 방랑기

[ EPUB ]
리뷰 총점9.2 리뷰 31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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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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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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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6.8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2.1만자, 약 3.8만 단어, A4 약 76쪽?
ISBN13 978892558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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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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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면 내가 누워있는 이 황갈색 모래사막이 푸른별 지구가 아니라 어쩌면 진짜 화성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바다같이 커다란 강이 흐르는 화성.
문득 내가 떠나온 푸른 별이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머나먼 과거처럼 느껴졌다. 내 가족도, 친구도, 학업도, 매일 웅크리고 누워 우울로 앓아내던 서울에서의 새벽도.
--- p.50

“알마즈, 평생 어디 가지 말고 우리랑 같이 살면 안 돼?”
테디가 눈을 빛내며 그 말을 하던 날, 나는 허기도, 더러움도 다 견딜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모든 목적인 이곳에서의 삶이 많이 지칠 때에도, 그저 다 괜찮았다.
평온. 그때의 생활은 그저 평온 그 자체였다.
--- p.170

“이틀 동안 너무 즐거웠어, 윌”
우리는 경쾌한 하이파이브를 마지막으로 돌아섰다. 돌아서고 보니 이틀 동안 수다만 떠느라 사진 한 장, 연락처 하나 남긴 것이 없었다. 자리를 박차고 나서자 권태는 녹아버렸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어 길 위에 서 있었다.
--- p.251

잿빛이기만 했던 풍경이 사막으로, 바다로, 초원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 세계는 내가 평생 동안 상사도 해보지 못한 것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나는 그 세계 속에서 평생 동안 해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온갖 짓들을 전부 저지르고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죽으려고 하면 할수록 나는 더 살아나기만 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동물처럼 예민하고 날카롭게 살아나서, 내 몸에서 절절 끓고 있는 피가 절망스러울만치 몸의 세포 하나하나로 느껴졌다. 나는 여지껏 살아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죽는 것이 두려워져 버렸다.
--- p.229~230

“하지만 우리 엄마도 내가 오늘 뭘 봤는지 알았더라면 부러워했을걸요.”
나는 심술궂게 웃었다.
“분명그러셨을 거야. 고래는 정말 대단했거든.”
노르딘이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말했다. 나는 노르딘의 말에 환하게 웃었다가 서글퍼지고 말았다. 나는 지금 행복한데, 엄마는 지금 행복할까.
--- p.234

잠결에 짐승 울음소리를 들었다. 하이에나인가 싶어 번뜩 눈을 뜬 순간, 막 떨어지고 있는 별똥별을 마주쳤다.
‘사바나 초원 한복판에서 하이에나가 나올까 봐 무서워하면서 잠을 자고 있다니. 나는 참 살다 살다 별 걸 다하는군.’
다시 감기는 눈을 뜨려고 애쓰면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셌다. 14개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스르르 잠이 들며 나는 중얼거렸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아있구나.
--- p.338

새 방을 꾸미기 위해 방을 정리하던 중, 나는 빛바랜 분홍색 일기장을 발견했다. 온 아프리카를 휘젓고 다니는 동안 언제나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그 일기장이었다. 지난 일기들을 읽어 내려가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하나하나씩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가 그리워졌다가, 웃겨서 피식피식 웃었다가, 나는 다시 그때가 그리워졌다.
상처투성이였던 스물세 살의 나는 내가 그렇게 질기고 강한 사란일 줄 몰랐다. 스물세 살의 당신도 그랬을까. 일기장을 읽던 나는 문득 펜을 잡았다. 그리고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가장 아팠던 스물세 살의 나와 스물세 살의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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